흔히 연주의 대가를 비르투오소(Virtuoso)라고 합니다. 훌륭한 연주자로 성공하려면 뛰어난 연주 기교와 기술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18세기 말엽까지만 해도 대개 작곡가와 연주자는 동일한 인물이었습니다. 도미니코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나 모차르트 혹은 베토벤처럼 한 음악가가1인2역을 했던 셈이죠.때에 따라서는 오르가니스트처럼 즉흥연주를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해야 했습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비르투오소는 기술적인 능력과 영혼의 힘,개안의 느낌과 표현력,작품에 충실한 태도까지 고루 갖춘 낭만주의 천재의 전형으로 자리를 잡아나갑니다. 대가성(大家性)이 해석의 예술로 정착하기 시작한 거죠.너무 대단해서 사람들의 이해를 받지 못하는 예술가를 비르투오소라는 유형으로 낭만적으로 미화시킵니다. 더욱이 기이한 행동을 하거나 자기를 연출하는 비르투오소를 둘러싸고 갖가지 전설이 생겨나기까지 하죠. 이러한 특성을 지닌 낭만주의 천재의 등장은 훗날 현대적인 스타 문화의 탄생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알려진 니콜로 파가니니와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Franz Listz)는 19세기를 대표하는 비르투오소입니다.한편 비르투오소를 열렬히 숭배하던 시민 청중이 없었다면, 이들의 성공은 꿈조차 꿀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연주하는 작품도 청중의 입맛에 맞도록 선택됩니다.예를 들어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회를 연다고 하면,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고루 섞어 프로그램을 짜지요.솔로곡을 연주하고,교향곡이나 오페라를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연주하고,유명한 선율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연주합니다. 특히 피아노 비루투오소는 완벽한 연주를 꿈꾸는 시민 계층 애호가들의 이상형이었지요. 카를 체르니(Carl Czerny)는1834년에 『대가성을 기르고 유지하기 위한40개의 연습곡』(흔히<체르니40번>이라고 부르는 작품)을 출간합니다. 여기에서 체르니는 노력,끈기,규율을 갖추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요.이는 비단 피아노 연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일반 시민들이 사회생활을 해나갈 때에 필요한 덕목이기도 합니다. 19세기가 흘러가는 동안 점점 순수하게 작품의 해석에만 몰두하는 연주자들(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Joseph Joachim)이 늘어납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지요.대가성은 오늘날 더 이상 예술의 결정적인 범주로 여겨지지는 않습니다.그래도 여전히 음악의 매혹적인 요소로 남아 있기는 합니다.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Jacqeline du Pré),트럼페터 발터 숄츠(Walter Scholz),플루티스트 장피에르 루이 랑팔(Jean-Pierre Louis Rampal),바이올리니스트 고도 미도리(五嶋みどり),소프라노 르네 플레밍(Renée Fleming)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Gabriela Montero)는 20세기 대표적인 비르투오소들이지요.특히 몬테로는 갈채를 받고 즉석에서 즉흥연주까지 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계의 몇 안 되는 연주자 중의 한 사람으로 손꼽힙니다. <출처:쾰른음대,‘클래식 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_0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