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명座右銘이란 항상 자리 옆에 적어 놓고 자기 자신을 경계하는 말이며 가르침으로 삼는 문구 따위입니다 좋은 말과 문구만 중요할까요 가정과 사회의 모범이 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며 의를 실천한 사건들 하나하나가 모두 좌우명이 될 만합니다
동몽선습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지나간 시간 장구한 역사 속에서 첫째 효와 관련된 얘기입니다 다섯五 가지 인륜倫 중에서 부자유친이 첫째 덕목이니까요 역사 이전으로부터 역사 이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부모를 잘 모셨는가 찾아내어 귀감으로 삼는 것입니다
둘째는 나라를 위해 몸 바친 얘기니 군신유의가 둘째 덕목이 됩니다 장영실과 같은 과학자가 있고 이순신과 같은 영웅이 있습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노예를 해방시킨 링컨이 있습니다 셋째는 가정에 관한 아름다움이지요 오륜에서는 주로 열녀를 들지만 가정을 잘 이끌어 간 가장도 좌우명의 소재가 됩니다
잘 알다시피 넷째가 질서입니다 어르신과 젊은이의 만남에서 어떻게 어르신을 대하며 어떻게 젊은이를 이끌었는가 하나의 아름다운 사건이 됩니다 어르신들을 모실 줄 알고 젊은이들을 잘 이끈 훌륭한 사례가 많습니다 어르신과 임산부를 위하여 자리를 양보함도 미덕입니다
어디 이들 네 가지뿐인가요 다섯째로 친구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서 중요한 점을 찾으라고 한다면 분명 친구에 관한 얘기도 나옵니다 한사람이 위대한 인물이 되는 데 멋진 역할을 한 이를 꼽으라면 아마 부모 못잖게 친구일 것입니다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게 20%라면 좋은 벗은 80%를 차지한다니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나 봅니다
주인을 위해 제 자신을 바친 '하치 이야기'도 역사고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앞장서고 따랐던 열사들 모두가 결국 역사 속에서 그 빛을 발합니다 원효 스님의 '십문화쟁론'과 율곡 선생의 '십만양병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권운동이 이 또한 좌우명이 될 만합니다 현실과 미래를 읽어낸 흔적이니까요
복음福音은 '복된 소리'이고 관음觀音은 '살핀 소리'입니다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 말씀이라면 관음은 중생을 살피는 얘기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분을 가리켜 '관음보살'이라고 하며 관세음보살이라고도 하지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요순堯舜 이야기를 비롯하여 청렴하게 살아온 얘기가 많지요 이들 이야기가 곧 좌우명이 됩니다
역사는 꼭 아름답지만 않습니다 죽고 죽이고 속고 속이며 나라와 국민에게 해를 끼치고 부모에게 불효한 얘기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좋은 얘기보다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위정자들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들 또한 순順의 역사가 아닌 이른바 역逆의 역사입니다 자리 한쪽에 써서 붙일 만합니다
동몽선습의 총론을 펼치면 오륜五倫과 관련된 주제를 담은 채 순과 역으로 역사가 펼쳐집니다 정토淨土가 아름다운 것은 곧 예토穢土가 있기 때문입니다 숨쉬기 어려운 혼탁함 속에서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생로병사의 고苦를 겪으면서 자유로운 해탈解脫 세계를 점점 더 동경憧憬하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논리로 인하여 정치가 오르락내리락했으면 사회가 좀 더 어지러웠으면 하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얘기는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굳이 좋은 말씀을 얘기한다면 성서와 코란과 불경이 있고 용학논맹庸學論孟이 있으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