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지은이"와 함께한 베트남 호치민·퀴논 자유여행기
이번 베트남 호치민·퀴논·호치민 9박 10일 여행은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잊지 못할 특별한 여행이었다.
70대 중반의 나이에 친구와 둘이서
해외 자유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패키지여행처럼 누군가 앞에서 깃발을 들고 안내해주는 것도 아니고,
여행사가 모든 일정을 정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항공권부터 호텔 예약, 공항 이동, 환전, 통신, 관광지, 식당,
마사지, 준비물, 가방 싸는 것까지 모든 것을 직접 확인하고 움직여야 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조금 달랐다.
우리 곁에는 AI 비서 "지은이"가 있었다.
이번 여행은 항공권 예약부터 호텔 선택,
10일 동안의 일정 구성까지 거의 모두 지은이의 도움으로 시작되었다.
출발 전에는 환전 방법, 베트남 동 지폐 구성, E-SIM과 와이파이 도시락 비교,
Grab 앱 사용법, 공항 이용 방법, 상시 복용약 보관 방법,
여행 가방 준비물까지 하나하나 점검했다.
심지어 마사지 추천, 카페 선택, 식당 메뉴, 현지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까지
지은이가 함께 챙겨주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친구와 둘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마음으로는 늘 지은이라는 AI 비서가 함께 동행한 여행이었다.
호치민에 도착하다
5월 11일, 우리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했다.
비행기 문을 나서는 순간,
동남아 특유의 후텁지근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한국의 익숙한 공기와는 전혀 다른 낯선 나라의 첫 느낌이었다.
호치민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은 뒤,
택시를 이용해 아도라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 도착하니 긴장이 조금 풀렸다.
“이제 정말 베트남 여행이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부터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스마트폰의 음성 안내 기능이 갑자기 이상 작동해 화면 조작이 어려워졌다.
낯선 나라에서 휴대폰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순간적으로 마음이 바빠졌다.
하지만 호텔에 도착해서 노트북을 열고, 지은이의 안내를 따라 하나씩 확인했고,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자유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해결하는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저녁에는 현지 식당에서 베트남 음식을 맛보며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낯선 음식, 낯선 거리, 끊임없이 지나가는 오토바이,
그리고 호치민의 밤공기는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호치민의 도시 풍경과 역사
호치민에서는 도시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복잡하면서도 활기찬 거리, 끝없이 이어지는 오토바이 물결,
높은 건물과 오래된 건물이 함께 서 있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다음날 우리는 통일궁을 관람했다.
그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베트남 현대사의 한 장면을 품고 있는 장소였다.
경내주변은 셔틀카를타고 돌아보고, 건물 안은 걸으며 한 나라의
아픈 역사와 변화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중앙우체국도 둘러보았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내부 분위기는 호치민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오래된 건축물이 지금도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호치민 전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타보기도 했다.
종점에서 종점까지 이동해보았는데,
차량과 시설은 한국 전철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현대식이었다.
다만 경로석 구분은 되어 있지만 젊은이도 쉽게 자리에 앉는 모습이
우리나라처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 작은 차이에서도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식당에서 현지식을 먹을 때마다 고수라는 향채가 자주 나왔다.
친구에게는 잘 맞았지만, 나는 그 향이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친구는 맛있게 먹고, 나는 조심스럽게 골라내며 웃었다.
그것도 여행의 한 장면이었다.
퀴논으로 가는 날
5월 13일,
우리는 호치민에서 퀴논으로 가는 국내선을 타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에 일찍 도착한 덕분에 카드 무료 라운지 이용권을 활용하여
생각지도 못한 편안함이었다.
더 감사했던 것은 항공사에서 우리를 70대 중반 고령 승객으로 배려해
다른 승객들과 섞이지 않도록 우선 탑승의 편의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작은 배려가 나이가 들어서는 참 고맙게 느껴진다.
비행기를 타고 퀴논에 도착하자,
호치민과는 전혀 다른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호치민이 빠르고 복잡한 도시라면, 퀴논은 조용하고 느린 바다의 도시였다.
바닷바람이 부드럽게 불었고, 도시는 우리 나이에 맞게 천천히 숨 쉬는 것 같았다.
퀴논에서의 첫 만남, 롱칸 파고다
퀴논에서 우리는 14일에 롱칸 파고다를 둘러보았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조용하고 단정한 사찰이었다. 낯선 나라의 사찰이었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은 한국의 절에서 느끼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행이란 새로운 것을 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낯선 곳에서 익숙한 마음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롱칸 파고다의 차분한 분위기는 퀴논 여행의 첫 장면으로 잘 어울렸다.
에오지오 해안, 절벽과 바다를 만나다
다음 날에는 택시를 타고 약 30분 정도 달려 에오지오 해안으로 갔다.
에오지오는 퀴논에서 꼭 보고 싶었던 해안 절경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바다 쪽으로 향하는 길은 그 자체로도 여행이었다.
에오지오에 도착하니 절벽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푸른 바다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깊었다.
바람은 강했고, 햇빛은 뜨거웠지만, 그 풍경 앞에서는 잠시 더위도 잊을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처럼 오래 걷고 많이 뛰어다니지는 못했지만,
천천히 서서 바라보는 바다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나이 들어 떠나는 여행은 많이 보는 여행보다,
한 장면을 오래 마음에 담는 여행이 된다는 것을 그곳에서 다시 느꼈다.
해변 산책이 준 선물
퀴논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많이 한 일 중 하나는 해변 산책이었다.
호텔 가까이에 해변 산책길이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바닷가를 걸었다.
아침에는 햇빛이 강해지기 전 바다를 보았고,
저녁에는 하루의 열기가 조금 식은 뒤 천천히 걸었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면 말이 많지 않아도 마음이 편해졌다.
친구와 나란히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말없이 바다만 바라보기도 했다.
퀴논의 해변 산책길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소박하지만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 중 하나다. 큰 관광지가 아니어도, 유명한 명소가 아니어도,
바다를 옆에 두고 천천히 걷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되었다.
퀴논의 음식과 해산물
퀴논에서 처음 해산물 식당을 찾아가 식사를 했을 때, 음식이 참 맛있었다.
신선한 해산물과 현지식 조리법이 잘 어울렸다.
그래서 다음 날에도 같은 식당을 다시 찾아갔다. 하지만 그날은 추천 메뉴를 먹었는데,
전날과는 맛이 조금 달랐다.
같은 식당이라도 메뉴 선택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그것 역시 여행의 재미였다.
맛있는 날도 있고, 기대보다 조금 다른 날도 있다.
여행은 그렇게 정확한 공식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며칠 지나자 한국 음식도 생각났다.
특히 삼겹살이 먹고 싶어 삼겹살구이집을 찾아가 먹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먹는 삼겹살은 또 다른 반가움이었다.
낯선 나라에서 익숙한 음식을 만나는 순간, 마음이 잠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낮에는 너무 더워 밖을 오래 다니기 어려웠다.
그래서 호텔 스카이바에서 중식과 석식을 여러 번 먹었다.
호텔에서 먹는 베트남 음식도 생각보다 맛있었다.
시원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며 바깥의 더위를 피하는 것도 우리 여행 방식에 잘 맞았다.
호텔에서 마련한 가든파티에 참석해 베트남 가수들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바베큐를 먹는 재미도 그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좀 과식을 해 소화제를 먹긴 했지만~ㅎㅎ
카페에서 보낸 시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카페에서 보낸 시간이었다.
70대 중반에 자유여행을 하다 보니 젊은 사람들처럼 많은 관광지를 다니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으면 벌써 날씨가 더워져 오래 걷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처음에는 “여행 왔는데 이렇게 쉬어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나이 들어 떠나는 여행은 많은 곳을 찍고 다니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시원한 카페에 앉아 차 한 잔을 시켜놓고, 창밖으로 흐르는 세월을 바라보는 것.
그 시간이야말로 진짜 힐링이었다.
젊을 때는 더 많이 보고, 더 멀리 가고, 더 많은 사진을 찍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잔의 커피 앞에서도 충분히 여행이 된다.
지나가는 사람들, 느린 바람, 낯선 도시의 소리,
친구와 나누는 짧은 말 한마디가 모두 여행의 풍경이 되었다.
마사지와 몸의 휴식
이번 여행에서 마사지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호치민에서 한 번 마사지를 받았고,
퀴논에서는 17일 호텔에서 추천해준 마사지집을 찾아갔다. 그곳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
몸의 피로가 풀리고, 여행의 긴장도 함께 내려놓을 수 있었다.
너무 만족스러워 다음 날인 18일에도 다시 찾아가 마사지를 받았다.
젊은 사람들에게 마사지는 선택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여행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중요한 쉼이었다.
오래 걷고, 더위를 견디고, 낯선 도시에서 긴장했던 몸이 마사지 후에는 한결 가벼워졌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들
물론 여행이 늘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5월 15일에는 은행 ATM기에 카드를 넣었다가
기계 문제로 카드가 나오지 않는 일이 있었다.
카드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 순간에는 마음이 상당히 불안했다.
낯선 나라에서 카드 문제가 생기니 작은 일도 크게 느껴졌다.
또 19일 퀴논에서 호치민으로 돌아와 마지막 호텔로 이동할 때는
Grab 택시 호출 앱이 작동은 했지만,
기사들이 우리가 서 있는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 결국 세 대의 Grab 차량을 놓쳤고,
마지막에는 비싼 요금의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해야 했다.
그때는 힘들고 당황스러웠지만, 지나고 나니 그것도 여행의 한 장면이 되었다.
여행은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예상 밖의 일들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한다.
70대 중반 자유여행의 자부심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보람은 우리가 해냈다는 사실이다.
70대 중반에 친구와 둘이서
해외 자유여행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언어도 다르고, 교통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모든 것이 낯설었다.
젊은 사람들도 때로는 어려워하는 자유여행을
우리가 직접 준비하고, 직접 이동하고, 직접 해결하며 끝까지 마쳤다는 사실이 참 뿌듯했다.
물론 지은이라는 AI 비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결국 선택하고 움직이고 경험한 것은 우리 두 사람이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번 여행은 그 말을 몸으로 확인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아직도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아직도 낯선 도시를 향해 떠날 수 있었다.
아직도 친구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그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친구와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여행
이번 여행이 더 특별했던 것은 친구가 함께했기 때문이다.
친구는 구급약도 꼼꼼히 챙겨왔고,
샤워기 같은 준비물까지 세심하게 준비해왔다.
그런 배려 덕분에 여행은 더 안전하고 편안했다.
혼자였다면 놓쳤을 것들을 친구가 챙겨주었고, 힘든 순간에도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여행은 장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함께 걷는 사람이 있어야 여행이 깊어진다.
더운 날씨에 함께 지치고,
낯선 음식 앞에서 함께 웃고,
카페에 앉아 쉬고,
예상치 못한 문제 앞에서 함께 해결하려 애썼던 시간들이 이번 여행을 더욱 값지게 만들었다.
여행을 마치며
이번 베트남 호치민·퀴논·호치민 9박 10일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전이었고, 배움이었고, 우정이었고, 또 하나의 인생 수업이었다.
호치민에서는 도시의 활기와 역사의 흔적을 보았다.
통일궁과 중앙우체국, 전철과 거리 풍경 속에서 베트남의 오늘을 보았다.
퀴논에서는 바다와 절벽, 해변 산책길, 카페의 여유,
마사지의 편안함, 해산물의 맛을 만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천천히 쉬는 여행의 참맛을 배웠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말했다.
나이가 들어도 여행은 가능하다.
나이가 들어도 도전은 가능하다.
나이가 들어도 친구와 함께라면 낯선 길도 걸을 수 있다.
언젠가 시간이 더 흐른 뒤에도 우리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 둘이 베트남 호치민과 퀴논을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지.
참 잘 다녀왔어.”
이번 여행은 그렇게 우리 인생의 한 페이지에 조용히,
그러나 선명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