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만정맥 - 불명산(佛明山, 428m)
반석 위에 하얀 모란을 피웠던 백제고찰 화암사를 품은 심산유곡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6/01/05 [00:46]
▲ 불명산 © 새만금일보
▶개요와 자연경관
불심이 그윽한 불명산 시루봉의 품에 안긴 화암사는 초입에서 부터 사시사철 풍경이 다르다. 봄철은 개나리와 산벗 꽃, 여름은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녹음, 가을엔 온산이 붉게 물든 만산홍엽과 낙엽, 겨울의 은백 세계의 설경은 산행의 백미이며, 가족 산행과 연인들의 산책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천년고찰 화암사를 가운데 두고 능선을 한 바퀴 돌며 주변을 용계산성, 탄현성에서 백제, 신라의 유적지를 즐길 수 있는 테마산행으로 적합하다.
전주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대둔산 방향으로 25km쯤 가다가 용복주유소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동상골을 지나 4.5km를 달려서 주차장에 닿는다. 이곳에서 화암사로 오르면 암벽사이의 협곡과 심산유곡을 방불케 하는 철 계단 길과 폭포와 암벽들이 서로 어우러져 선경을 이룬다.
▲ 불명산 폭포 © 새만금일보
불명산을 찾을 때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며 변화무쌍한 자태를 뽐낸다. 특히 비 내린 후, 협곡사이에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들이 생겨나 운치를 더 해준다. 운일암 반일암은 반나절은 햇볕이 들지만 이 골짜기에는 정오에만 잠깐 햇볕이 들고 곧 바로 그늘이 져서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을 유혹하며 그 오묘한 진가를 발휘한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정상인 시루봉을 중심으로 장선리재와 용계재 사이에 반달 형태로 여러 개의 연봉들이 줄지어 있고, 남쪽 산기슭은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천년고찰 화암사가 있다.
▲ 불명산 시루봉 © 새만금일보
<산경표山經表>의 우리전통지리로 고찰해 본 불명산 시루봉의 산줄기는 이렇다.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북서로 뻗어 나온 금남호남정맥이 장안산,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천상데미, 마이산, 부귀산을 지나 완주와 진안 경계인 주화산(금강, 섬진강, 만경강 분수령)에서 두 갈래를 친다.
주화산에서 남쪽으로 호남정맥을 보내고 북쪽으로 뻗어가는 금남정맥이 연석산, 운장산, 장군봉, 싸리재를 지나면 금만봉(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에서 또 다시 두 갈래를 친다. 동쪽은 대둔산을 거쳐 부여로 가는 산경표 금남정맥이다. 서쪽은 금강과 만경강을 가르는 금만정맥이다. 금만정맥은 칠백이고지에서 남쪽으로 봉수대산을 나누고, 선녀봉과 불명산 시루봉(428m)으로 이어진다. 행정구역상 전북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운주면 장선리, 금당리에 경계해 있는 산이다.
물줄기는 남쪽은 신흥계곡과 고산천을 통하여 만경강을 이루다가 서해로 흘러들고, 북쪽은 장선천과 논산천을 통하여 금강을 이루다가 서해로 흘러든다.
▶문화유적 및 명소
▲ 화암사 © 새만금일보
[화암사] 화암花岩은 반석위에 하얀 모란이 피었다는 의미다. 이 모란꽃은 관음조가 물고 와서 뿌렸다는 설과 모란꽃에서 비친 서광이 당나라까지 뻗어 당나라에서 사신을 보내 그 꽃을 따오게 하여 병든 공주에게 먹여 치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화암사중창비에 의하면 원효대사가 의상대사, 윤필거사와 같이 이 사찰에 머물며, 수도하였다는 기록으로 보아 그 이전인 1,300년전 신라 진덕여왕 3년(649년)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 태종 17년(1417년) 평안도 관찰사로 부임한 성달생成達生이 사찰을 지을 터를 물색하여 세종 7년(1425년)에 산좋고 물맑은 화암사를 중창했다고 한다.
▲ 극락전 © 새만금일보
천년고찰 화암사는 극락전과 우화루, 적묵당과 조사당 동서남북 □자형으로 건축되어 있는 특수한 건축이다. 특히 보물 제663호인 극락전은 명나라 건축양식을 수용한 우리나라의 유일한 건물이다. 또 보물 제662호인 우화루雨花樓는 공중누각식 건물로 자연적인 지형과 조화를 이루어 선인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게 한 건물이다.
▲ 우화루 © 새만금일보
전북유형문화재 제40호인 동종銅鐘은 맨 위는 용을 섬세하게 조각한 고리를 달고 윗부분에는 당초문唐草紋, 아래부분은 연꽃무늬 조각이 되어 있다. 광해군때 호영虎英스님이 주조했다. 임진왜란때 일본헌병들이 전쟁의 무기로 쓸려고 종을 징발하려고 몰려오자 저절로 울려 스님들이 종을 땅속에 묻었다가 해방 후에 꺼내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불명산 약도 © 새만금일보
▶산행안내
o 1코스: 시우동-(0.8)용계재-(2.8)불명산 시루봉 정상-장선리재-안부-내림길-화암사-버스종점(5km, 2시간20분)
o 2코스 ; 버스종점-화암사-우측능선-안부-불명산 시루봉-안부4거리-최암사중창비-화암사-버스종점(5.6km, 2시간50분)
금만정맥 용계재에 닿으면 남쪽은 시우동, 북쪽은 용계원을 잇는 임도다.(선녀남봉에서 50분) 서쪽의 불명산 자락을 20분 동안 힘들게 오른다. 갈림길에서 남쪽은 화암사가는 지름길이고 금만정맥은 화암사를 좌측에 두고 서쪽으로 빙 돌아가며 무덤과 화암사 하산로를 두 곳을 지난다.
▲ 화암사 하산지점 © 새만금일보
고도를 한바탕 올리고 나면 불명산 주봉인 시루봉(427.6m)에 닿는다. 정상에는 돌탑과 삼각점(금산 451>이 있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조선시대에 화암봉수가 있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화암봉수는 서쪽 봉수대산의 죽림봉수와 북쪽 옥배봉수와 응했다고 한다. 정상에서 조망은 천등산과 대둔산, 운주와 들녘이 조망된다. 서쪽으로 20분쯤 내려가면 장선리재의 멋진 노송 한 그루를 만난다. 이곳은 북쪽 운주면 장선리, 남쪽 화암사 주차장을 잇는 임도다.
시루봉에서 화암사 갈림길로 되돌아와 산죽 길과 임도를 지나면 유서 깊은 화암사에 닿는다. 감나무에 수확하지 않은 빨간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산새들의 먹이가 되고 있고 화암사는 몇 년 동안 보수를 했다.
▲ 화엄사 하산로 © 새만금일보
화암사에서 하산 길은 심산유곡을 방불케 하는 협곡과 철 계단, 폭포와 암벽들이 서로 어우러져 선경을 이룬다. 특히 비 내린 후, 협곡사이에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들이 생겨나 운치를 더 해준다. 진안 운일암 반일암은 반나절은 햇볕이 드나 이곳은 정오에만 잠깐 햇볕이 들고 곧 바로 그늘이 져 여름철은 피서객들을 유혹한다. 화암사 초입의 계곡에는 선계를 연출한다.
▶교통안내
[대중교통]
o 전주(모래내)-고산-동상골, 군내버스 운행
o 전주-고산 시내버스 수시운행(고산에서 개인택시 이용)
*17번 국도 용복주유소에서 신흥마을 용궁산장 앞까지 3.5km
[드라이브]
o전주-(17번국도)고산-경천소재지-SK용복주유소-우측도로-구재마을삼거리-화암사주차장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