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이면우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
아침이슬 반짝하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
허리 굽혀 갔다, 되짚어오다
고추잠자리 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
순간 땀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
그래, 내가 열아홉이라면 저 투명한 날개를 망에서 떼어내 바람속으로 되돌릴수 있겠지
적어도스물아홉, 서른아홉이라면 짐짓 몸 전체로망을 밀고 가도 좋을게다 그러나 나는지금 마흔아홉 홀로망을 짜던 거미의 마음을 엿볼 나이 저토록 살아 꿈틀대는 걸로 바꿔놓고자
지금 흔들리는건 가을거미의 외로움임을 안다 캄캄한 뱃속, 들끓는 열망을 바로 지금, 부신 햇살속에
밤을 지새운 거미, 필사의 그물짜기를 나는 안다 이제 곧 겨울이 잇대 올 것이다.
이윽고 파닥거림 뜸해지고
그쯤에서 거미는 궁리를 마쳤던가 슬슬 잠자리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는 허리 굽혀, 거미줄 아래 오솔길 따라 채 해결 안된 사람의 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시를 쓴 이민우 시인은 당시 연봉 1,380만 원을 받는 1년 계약직 보일러공이었다고 한다]
[지방도시의 어느 공장에서 홀로 시 쓰기를 즐기는 보일러공이 있었다. 그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었다. 늦게 둔 어린 아들에게 지 인이라는 아버지를 선물하고싶었다. 그를 눈여겨본 사장은 시를 쓰라고 그에게 휴가를 선물한다. 휴가동안 그는 한 권 분량의 시를 쓴다. 사장이사비 들여 오탈자 많은 붉은 시집을 묶어 준다. 런 시집의 운명이 어떻겠는가? 창고의 비료포대자루로 들어간 품이 가까스로 눈 밝은 이의 눈에 띄고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서 문단에 알려진다. 이면우 시인과 그의 시집은 이렇게 태어났다.
말그대로 '발굴'이었다.]
한겨레 2009년 3월 7일
*시란 무엇인가
좋은 시란 어떤것인가
순수한 눈으로 볼때 자연들이
알려주는것
아름다운 시다
닮고 싶은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