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28항차에는 2박3일 일정으로 군산 앞바다에 있는 어청도와 개야도 두 섬을 들리기로 하고,
배편이 하루 2항차가 되는 13일을 골라 군산으로 내려갔다.
남부터미날에서 9시에 출발한 시외버스는 경부고속도를 거쳐 천안- 논산간 25번 고속도로상 공주에
이르기 직전인 정안휴계소에 1시간 20분만에 도착하여 15분간 승객들이 쉬도록 하게한 뒤, 다시 출발
공주에서 151번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군산 시외버스터미날에 11시 20분쯤 도착하였다.
택시승강장에 들려 기사에 ‘일행이 다섯인데 한 차에 모두 타고 가자’ 청해보니 난색이라....
(잠시 버스로 갈가?... ) 에라~ 2대로 분승하여 군산항으로,
닿으니 11시 40분 시간은 계획대로 정확히 지켜져 상쾌한 기분으로 여객터미날로 몰려 들어갔다.
점심은 터미날 안 매점에서 간단히 하기로 하고 티켓팅하러 동아실과 한강수가 카운터로 다가갔는데…
“오후 배편이 기상관계(?)로 취소돼 오늘은 어청도에 들어갈 수 없다”는 날벼락 같은 소리…..
해운사 사무실로 찾아 가 “우리가 섬에 한 두번 다녀 본 것도 아닌데, 오늘 같은 날씨에 배가 안 뜨는 게
말이 되느냐? 고객에 대한 회사로서의 신의가 이 정도냐고…” 클레임을 걸어 놓고, 항구 해경사무실에
들려 알아보니 아침 기상이 불순해 1항차 배가 예정시간 보다 늦게 출발했고 따라서 그 배가 오후 3시에
군산항에 회항 했다 다시 출항해야 하는데, 왕복 6시간 정도를 소요되는 어청도 운항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리라는 설명~
문득 어청도가 108번째 방문하는 섬이라는 생각이 든다.
108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떠나서도 섬 나들이가 어찌 쉬운 일이던가!!!
여하간 두 섬을 가려던 계획은 어그러지고, 당장 오늘은 목표가 실종된 체로 시내에 머물다
내일 다시 여기로 올 수밖에 없으니…. 이번 여행은 첫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했다!
허탈감에 터미날 밖으로 나오니 한강수가 “실망 말고 집에서 싸온 것이나 비우고 가자~”고…
마침 파라솔 밑 테이블이 있어 자리잡고 상을 차린다.
한강수 사모님께서 챙겨주신 사모님표 일품요리인 돼지수육과 새우젓(육젓)과 김치 등이 펼쳐진다.
오늘이 마침 한강수 귀 빠진 날인데 섬 나서는 남편을 위해 만들어주신 음식이란다.
그 정성에 고맙고, 부럽고…. !!!
매점에서 사온 소주 1병을 깃들이니… 크~ 출항하지 못한 안타까움과 작은 분노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그래 여태까지 사고 없이 잘 다녔는데 오늘 같은 날도 있을 수 있지’ 하는 여유도 생긴다.
다시 기운들 차려 오늘의 계획을 수정한다.
온 김에 군산시장도 보고 점심을 먹자.
내일 여객터미날에 오기 쉬운 곳에 숙소를 잡고
군산시내를 둘러보고 맛있는 저녁을 먹기로….
하여... 나운동에 있는 군산시장을 돌아보고, 근처 식당을 찾았으나 마땅한 집이 없었다.
택시를 타고 식당이 괜찮고 내일 군산항에 들리기 쉬운 곳에 내려 달랬는데, 내려주는 곳이 시외버스
터미날 부근이다. 먹을 만한 식당을 찾아내 점심도 하고 여관도 소개받았다.
‘천년모텔’이라는 여관에 들려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해가 기울어질 무렵 척후대로 나선 놀래미와 나는 군산의 번화가 쪽으로 나아간다. 군산화물역(구역)이
나오고 근처 고물상 등을 구경하며 지나다 보니 여관에 남아있던 인왕의 전화가 걸려 온다.
마침 길옆 자그마한 찻집인 ‘꽃다방’이 보인다. 장소를 알려주고 먼저 들어가 커피를 시킨다.
나머지 인원도 모두 모여 차 한잔씩 마신 뒤, 다방 아줌마가 소개한 식당 차로 만찬 장소로 옮긴다.
식사주문을 하고 케익도 사오고 하여 저녁상은 조촐하나마 한강수의 생일 상이 된다.
“한강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첫댓글 평상심의 마음씨, 참 아름답다!
해경이 말한 황천이란?/// 황천(荒天) stormy weather, rough weather 날씨가 거칠어져 있는 상태. 주) 거친 날씨에 바다가 사나워져 있는 상태를 가리킬 때는 rough sea 또는 high sea라고 부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