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보 격상된 엠폭스, 얼마나 무서운 걸까
SBS /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2023. 4. 13. 15:39
우리나라에 아홉번째 엠폭스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질병청은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높였습니다. 엠폭스(Mpox)는 원숭이두창(Monkeypox)의 줄임말. 지난해 떠들썩했던 원숭이두창이 바로 엠폭스인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엠폭스와 원숭이두창을 함께 쓰고 있는데, 과도기 현상으로 보입니다. ........
무슨 상황인데?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1958년 덴마크 실험실의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라고 명명됐습니다. 그렇다고 원숭이가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로 지목되지는 않습니다.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원숭이보다는 쥐(rodent) 같은 설치류를 더 의심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1970년 콩고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그 이후 2021년까지 아프리카 대륙과 주변 국가에서 주로 발생했고 그 외 지역에서는 드물었습니다. 감염자는 대부분 아프리카로 여행을 경험했거나 아프리카에서 온 동물과 접촉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아프리카를 뛰어넘어 113개 국가에서 무려 8만 6천여 명이 감염된 겁니다 (2023.03.18 기준). 감염 경로에 원숭이는 물론 아프리카 여행도 없었는데, 대부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전파였습니다. 과거 50년 동안의 원숭이두창과 양상이 다르니 이름을 어떻게든 바꿀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엠폭스 얼마나 무서운 걸까
2022년 이전 아프리카 대륙 중심의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10% 정도입니다. 감염되면 10명 중 1명 꼴로 사망하니 무섭습니다. 그런데 2022년 이후 환자는 크게 늘었지만 사망자는 더 줄었습니다. 우리나라, 일본 등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치명률이 0%입니다. 바이러스 유전자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알파 ->델타 ->오미크론 -> XBB 등으로 끊임없이 변이했듯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도 변이한 겁니다.
원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계통 I(clade I)이라고 하는데, 2022년 이후 계통 IIa와 계통 IIb가 등장했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것은 대부분 IIb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쥐 실험을 통해 이들의 치명률을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I >IIa >IIb 순으로 치명률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I과 IIa의 차이가 100배였습니다. I의 치명률이 10%였으니까 IIa는 0.1%로 계산되고, IIb는 그보다 낮을 겁니다.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에는 치명률이 3-6%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I, IIb, IIa를 통합한 것입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엠폭스 치명률은 현저히 낮고, 국내 환자도 모두 가볍게 앓다가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위험군이 있습니다. 면역 저하자, 1세 이하 영아, 임신부 및 수유 중인 여성 그리고 만성 습진을 앓고 있는 환자는 증세가 심하고 사망 위험성이 있습니다.
엠폭스 지역 감염이란?
우리나라에 9번째 엠폭스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2023년 4월 13일 기준). 그런데 6번 환자 이후로는 감염과 관련된 외국여행 이력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감염됐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엠폭스 환자가 전염력이 없어질 때까지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국내 자체 감염이 있다는 건 국가가 진단하지 못한 엠폭스 환자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국가의 관리만으로 전파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으니 국민의 자발적인 방역이 필요하고 그래서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높였습니다.
엠폭스의 전 세계적인 추세는 감소이지만 일본과 대만 등 우리나라와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서는 반대로 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22년 환자 발생이 8명에 불과했지만 2023년 98명으로 크게 늘었고, 대만도 지난해 4명의 환자가 발생한 데 그쳤지만 올해는 21명의 환자가 보고됐습니다. 2023년 엠폭스의 양상은 매우 드물었던 아시아 국가에서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출처; https://v.daum.net/v/20230413152108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