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는 교수학습법, 교육평가, 교육과정입니다.
챙 / 손택수
챙, 하면 떠오르는 빗소리
빗소리와 빗소리가
부딪치는 양철지붕 끝
처마에 챙을 단 집이 있었다
집 안을 가리고 남은 여분이 살짝
대문 밖으로 뻗어나와 만든 품,
하굣길에 소낙비를 만나선
급한 마음에 우당탕탕 그 속을 비집고 든 적이 있는데
책가방 머리에 쓰고 뛰어든 그 속엔 마침
여고생이 된 옆집 누나가 새치름
비를 긋고 있었던가, 젖은 누나의
교복 위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김과
마악 잔털이 돋기 시작한 내 겨드랑이에서 빠져나온 김이
우리들 허락도 없이 마구 휘감겨들던 챙
더운 살냄새와 살냄새가 뭉클뭉클 살을 비벼대던 챙
처마 끝을 따라 뭉긋이 흘러내려 깊어진 마음의 기울기
챙, 하면 아찔하게 후들거리는 빗줄기
은빛 스틱이 치는 양철북 소리
스타일로서 시누아즈리는 로코코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두 스타일 모두 풍성한 장식, 비대칭, 재료를 중요시 하는 점(황색지와 갈색분필인 상귄, 콩테를 사용하여 최소한의 명암으로 인물을 표현), 여가와 즐거움에 중점을 둔 양식화된 자연과 주제가 특징이다. 이를 반영하는 시누아즈리는 당시 유럽인들이 중국 문화의 전형이라고 생각했던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 앙트완 와토(Jean-Antoine Watteau)를 이어 프랑수와 부쉐는 동판화가이자 시누아즈리의 가장 세련된 장식화의 대가 중 한명이었다.
첫댓글 섬섬한 줄기 다 보이는 얕은 비 착한 비 예쁜 비 내릴 때 나는 그 빗소리를 나는 언제부터인가 '챙'이라고 애칭하게 된 것 같아요. 챙. 여름 교복이고 챙. 살냄새이고 챙. 처음이고, 챙. 아찔하고 챙. 후들거리고 챙. 마음의 기울기고...아이참. 왜 이렇게 비만 오면 옛일 옛 사람들 도통 나이 먹을 줄 모르는 방부제 미모로다가 저벅저벅 내 속에서 걸어 나오나 몰라요. 하여튼 이놈의 비가 문제라니까요. 그래서 비만 오면 제 우산 버리고 그대 우산 속으로 숨어드는 이들 흔해빠진 사연된 걸까요. 마음의 빗금을 긋는 소리 챙. 그 각도로 도움받아 훌쩍 커버리는 소리 챙. 챙. 오래된 중국집 처마에서 비 떨어지는 소리도 딱 그랬다지요. 짬뽕 국물에 고량주 한잔해야겠어요. 왜? 비가 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