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버스 제조업체인 자일자동차(옛 자일대우버스)가 지난 9월 말 몽골 울란바토르시에 버스 100대를 납품했다고 합니다.
납품한 버스는 BS106모델로 1996년 시행된 환경규제에 맞춰 제작된 ‘유로2’ 엔진이 사용됐습니다.
참고로 유로2는 유럽연합(EU)이 도입한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규제인 유럽 배출가스 기준의 두 번째 단계입니다.
유로2 엔진은 국내에서 2004년부터 퇴출됐습니다.
현재 2006년 이전에 생산된 유로3 이하 단계의 경유차는 배출가스 5등급으로 분류돼 운행 제한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물론 몽골에서는 유로 엔진에 대한 별도의 규제 법규가 없기에 유로1 엔진이든 유로2엔진 사용이 위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납품한 해당 버스 외부에 ‘유로5’가 적힌 스티커가 부착됐다는 것입니다.
유로5 같은 경우는 2009년 이후 적용된 규제로 유로2에 비해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배출량 기준이 각각 3분의 1, 12분의 1 수준으로 강화됐습니다.
즉, 납품한 유로2에 비하면 아주~! 최신 친환경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선 현재 유로6가 적용되고 있지만, 유로5 이상 기준을 만족하는 경유차에 대해선 환경개선부담금이 면제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일자동차는 저성능 기계식 엔진을 선진국 환경 규제 기준을 충족시킨 엔진인 것처럼 꾸며 판 것입니다.
현재 울란바토르는 160만명의 인구를 수용하고 있는데, 사회 기반 시설이 인구 팽창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교통 체증과 매연이 극심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몽골 정부는 ‘도로교통개선부’를 신설해 대기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며 자일자동차와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자일자동차가 납품한 버스는 검은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녹슬고, 철판을 덧대 땜질한 것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에 몽골에서는 여론이 악화되고 울란바토르시장과 도로교통개선부 장관은 사임했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몽골 현지에서는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깎여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