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산책] (2)
기득권이란 게 뭐야? 남보다 앞서 이익을 획득했다는 거잔아. 나이가 많아서 혹은 능력이 앞서서? 그런데 이걸 전후관계로 봐야지 인과관계로 보면 안 돼.
가령, 아파트 신도시를 건설하는데, 주로 4050이 분양을 받게 돼. 2030은 소외되지. 2030이 능력이 모자라설까?
아니지. 4050은 20년 앞서서 벌어 놓은 돈이 있어서 분양 받았을 뿐이야. 이걸 인과관계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거지. 단지 앞에 줄서 있었기 때문에 '자연 기회'가 생겼던 거지.
전후 즉 인과관계로 착각하면 일어나는 일? 세습과 독점이 나타나지. 먼저 얻은 권리는 내 자손대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거지. 결코 남에게 뺏길 수 없다는 거지.
가령, 과학고 같은 특목고와 서울대를 왜 강남 부자들의 자녀들이 특히 많이 갈까? 이건 자연적으로 생기는 기회가 아니라 돈과 권력이 만들어낸 인과적 결과야. 그게 차츰 시스템화 된 거지.
바로 '지속성의 문제'인데, 앞장 (1)에서 이익을 말했다면, 이젠 '지속적 이익'을 말해야 해. 내가 획득한 이익과 그로인해 생기는 권리를 어떻게 하면 지속적이게 만드냐는 거지.
가진 걸 지켜야 하고 또 더 크게 늘려야 안심할 수 있다는 거지. 처음엔 3대까지만 먹을 수 있게 벌려고 했지. 근데 욕심이란 게 점점 커지는 속성이 있지? 그래서 영원히 소유하고 영원히 지속시키려고 하지. 마치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았던 이유처럼.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지속성과 연결시켜보자. 다들 연상하는 능력은 있잖아? 젊음의 지속, 아름다움의 지속, 사랑의 지속, 자유의 지속, 연애의 지속, 결혼의 지속, 우정의 지속, 지배와 복종의 지속, 부의 지속, 권력의 지속, 국가의 지속, 1등의 지속 등등
결혼을 포기하고, 연애 기간도 짧아지고, 결혼해서 권태도 빨리 오고, 애 낳는 것도 싫어하고, 이런 것들은 견고하게 자리잡은 기존 시스템 안으로 들어설 수 없다는 자포자기 체념의 현상 아닐까? 인싸를 포기한 아싸로서.
지속하려는 욕심에서 파생되는 게 '구속'이야. 묶어둬야 달아나지 못하게 하거든. 그래야 지속시키게 되거든. 그런데 구속하려면 매개체로 도구가 있어야 하거든.
화장품, 성형술, 돈, 법, 관직, 조세, 관세, 경호원, 노예 등등
kjm / 202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