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空性)의 세 가지 모습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반야심경》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 즉 모든 법은 모양이 공(空)하다고 보는 것이다. 관자재보살이 사리자에게 법의 공한 원리인 ’색불이공, 공즉시색‘을 설하고, 이어서 법의 공한 모양을 세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공성의 세가지 모습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며, '불구부정(不垢不淨)'이며, '부증불감(不增不減)'으로 설하고 있다.
⊙ 불생불멸 (不生不滅)
존재의 본질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생멸상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우리들의 분별심에 의하여 소유나 존재로 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처와 중생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없던 부처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중생심 속에는 불심도 똑같이 들어 있던 것이 수행과 참선을 통하여 지혜심과 자비심이 성숙하게 되고, 관계의 변화가 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처음부터 ’부처(佛)‘라 하는 것이다.
⊙ 불구부정 (不垢不淨)
원래 더럽거나 깨끗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며, 더러워지는 것도 아니고 깨끗해 지는 것도 아니다. 흰 솜에 깨끗한 물이 스며들면 깨끗하게 보이고, 더러운 흙탕물이 스며들면 더럽게 보이지만, 솜 자체는 더럽고 깨끗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래 더럽고 깨끗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건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들의 분별심을 통하여 깨끗하게도 보이고 더럽게도 보일 뿐이다.
⊙ 부증불감 (不增不減)
존재의 본질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바닷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지만 전체로 보면 늘거나 줄어듬이 없는 것이다. 삶과 죽음도 나이를 먹음에 따라 죽음이 가까워 질수록 삶이 줄어드는 것 같이 보이지만, 수천억겁을 나고 죽는 무한대의 시간 속에서 보면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 없다. 이와 같이 조건의 변화에 의해 상태의 이동과 변화가 일어날 뿐이지, 본질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없는 것이다.
<김성규 저 - ’반야심경 강의‘>中에서
[출처] 공성(空性)의 세 가지 모습|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