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글쓰기는 최고의 절약형 취미였다
⑦#26-1010 토 01》은퇴 비용보다 먼저 정할 것
by여유시간
Oct 10. 2026
은퇴를 준비하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먼저 돈을 생각한다.
매달 생활비가 얼마나 필요한지, 국민연금은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가진 돈으로 몇 년을 버틸 수 있는지를 계산한다. 물론 돈은 중요하다. 은퇴 후 경제적인 불안은 생활 자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퇴를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돈이 충분하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나는 이 질문이 돈을 얼마나 준비할 것인가보다 먼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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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직장에서 보내던 시간이 통째로 내 것이 된다. 젊었을 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하고 싶었던 일을 뒤로 미뤘지만, 은퇴하고 나면 오히려 시간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생긴다.
그때 돈을 쓰는 것으로 빈 시간을 채우기 시작하면 생활비는 계속 늘어난다.
여행을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매일의 시간을 채우기는 어렵다.
나는 은퇴 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돈을 쓰지 않고도 나를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내게 그것은 글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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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책상 하나와 컴퓨터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고, 특별한 장소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쓸 수도 있고, 집에서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용이 적다고 해서 가치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하루 동안 보고 들은 것을 생각하고, 지나간 경험을 다시 꺼내보고, 그것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평범했던 하루가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그냥 흘려보냈던 시간이 글을 쓰는 순간 나만의 기록으로 남는다.
나는 이것이 글쓰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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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나이가 들수록 글쓰기는 좋은 취미가 된다.
젊은 사람에게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래가 많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는 이미 살아온 시간이 많다. 그 시간 속에는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고, 후회도 있고 뜻밖의 깨달음도 있다.
그런데 경험은 기억 속에만 두면 조금씩 희미해진다.
그러나 글로 꺼내놓으면 달라진다.
과거의 사건을 다시 바라보면서 그때는 몰랐던 의미를 발견하기도 한다.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어떤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도 조금씩 보인다.
그래서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기 삶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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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은퇴 준비를 꼭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누군가는 여행을 준비할 수 있고, 누군가는 텃밭을 가꿀 수 있다. 악기를 배울 수도 있고, 운동을 시작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취미가 아니라 은퇴 후에도 스스로 계속할 수 있는 일을 하나쯤 갖는 것이다.
돈을 많이 써야만 즐거운 취미라면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지속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대로 돈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매일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은퇴 후 상당히 큰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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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최고의 절약형 취미라고 생각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억지로 선택했다는 뜻은 아니다.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으면서도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시간을 창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한두 시간 글을 쓰다 보면 하루가 달라지고, 한 편의 글이 쌓이면 한 달이 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 그 글들은 결국 내가 살아온 흔적이 된다.
은퇴 후에는 돈만 자산이 아니다.
내가 가진 시간도 자산이고,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노후의 모습도 달라진다.
그래서 은퇴 준비를 시작한다면 통장 잔고부터 계산하기 전에 한번 물어보고 싶다.
돈을 쓰지 않아도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그 답을 찾는 것 역시 은퇴 준비의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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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Tipster#26》AI수정·협업》실용인문학을 독학한 관찰작가 여유시간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