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토피 독소를 몸 밖으로 발산시키는 치료법을 사용하는 까닭에 치료 중 아토피가 더 심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를 가리켜 배독(排毒)이라 하는데 아이들일수록, 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한 환자 일수록 심하게 나타나지요.
그런데 이것이 비록 치료과정이라 할지라도 환자의 입장에선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몸이 더 가렵고, 진물까지 나니 특히 소아환자의 부모님들로서는 오히려 걱정이 가중되나 일단 피부가 가렵고, 진물이 나면 이를 멈추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물론 스테로이드, 히스타민을 사용하면 바로 가라앉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증상만 개선할 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아님을 한살림 회원 여러분이 잘 아실 겁니다.
양약을 쓰지 않는 한의사들은 스스로 개발한 연고를 통해 배독의 고통을 최소한으로 줄이려 노력하니 한방치료에 있어서 아토피 치유의 성패는 연고와 같은 외용약을 통해 2차 감염을 막으면서 배독의 어려움을 덜어내는 데에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 역시 처음엔 아토피 전문 한의사분들의 자문뿐만 아니라 온갖 민간요법에 관심을 가져 외용약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떤 외용약도 쓰지 않습니다. 같은 외용약이라도 사람마다 그 반응이 달리 나타나 치료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까닭이죠.
아토피에 바르면 좋은 약초와 연고들이 수없이 많이 소개되고 있음은 그 어느 것도 확실한 치료약이 아님을 뜻합니다. 이는 단지 체질의 문제가 아니라 아토피의 원인이 바로 환경에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기에 아토피에 대한 올바른 인식 없이는, 생활 개선 없이는 양약은 말할 것도 없고, 한약과 외용약 등도 소용없음을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아토피의 가려움과 진물은 병리 현상이 아니라 생리 반응으로서, 인체가 병을 치유하기 위한 극도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소를 몸 밖으로 밀어내려는 자연 치유 과정이 바로 가려움과 진물이기에 아토피는 가려울 때까지 가렵고, 진물이 날 때까지 나야 완치 되는 것이지 당장에 가려움과 진물을 멈추려 든다면 곧 재발합니다.
아이들일수록 치료 과정에서 배독 현상이 심한 것은 그만큼 성인에 비해 자연 치유력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저는 아토피 치료의 핵심을, 가려움과 진물의 멈춤이 아닌 자연 치유력을 도와 더 이상 가렵고 진물이 나지 않을 때까지 완전히 독소를 빼내는 것이라 여깁니다.
다음은 아토피 지상강좌의 “아토피는 독소를 피부 밖으로 쫓아내는 자연 치유과정”을 보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