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뇌의 기능일까?
Phineas-Gage-with-skull-picture Alchetron
마음이 뇌의 기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 것은 발달한 뇌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뇌 손상 환자들의 뇌를 30여년 이상 연구한 덕분이다. 이를 증명하는 데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몇몇 사례가 있다.
19세기 프랑스의 학자들에 의하여 뇌의 앞부분과 옆부분에서 언어 기능에 관련하는 부위가 발견되었다. 특히 P. Broca는 뇌손상 환자의 연구를 통해 뇌 왼쪽 앞부분이 실어증 관련부위임을 발견하였다. 즉 이 부위가 손상이 되면 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는데, 말을 하지는 못한다. 이후 1870년대에 독일의 C. Wernicke는 언어의 이해를 담당하는 영역인 베르니케 영역을 발견하였다. 이 부위가 손상이 되면 말을 할 수는 있는데, 알아들을 수 없다.
이러한 브로카, 베르니케 등의 연구결과들이 축적됨에 따라 뇌의 좌우반구가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는 ‘뇌 좌우 반구 특수화’라는 현상도 알게 되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부상당한 사람들과, 일상생활에서 사고를 당한 뇌손상 환자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뇌 손상자의 심리적 이상 특성에 대한 여러 가지 현상들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뇌의 기능에 대한 활발한 탐구가 이루어지게 된 것은 뇌손상자의 시각, 언어, 기억의 이상 증상에 대한 계속된 신경심리적 연구 성과와, 노벨상 수상자인 신경심리학자 Sperry 등의 분할뇌 연구 그리고 뇌영상 기법 등의 급격한 발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정모, 2006)
1940년대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마음이 뇌의 기능임을 보여주는 임상 사례들을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 시기부터는 사고나 전쟁 부상으로 인한 뇌손상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행동적, 심리적 변화를 관찰하거나, 간질 환자의 발작이 확산되는 것을 막거나 완화하기 위한 뇌수술을 하면서 뇌의 부분들을 전기적으로 자극하여 그 효과를 관찰하여 뇌와 마음의 관계를 조직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마음이 뇌의 기능임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Phineas Gage 사례이다.
1848년에 미국 버몬트 주에서 철도공사 감독으로 일하던 25세의 GageTl는 폭약이 든 쇠파이프를 실수로 바위에 떨어뜨렸다. 이 폭약이 폭발하여 그 쇠파이프(직경 25cm, 길이 90cm)가 Gage의 왼쪽 볼에서 전두엽 부분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그는 죽지 않았으며 사고 후에 의식이 있었다. 부축 받으며 걸어서 의사에게 데려갔더니 의사에게 농담도 하였다.
약 2주 동안의 의식이 몽롱한 상태를 거쳐 그는 점진적으로 건강을 회복하였다. 그런데 그 후 그는 이전과 아주 다른 성격의 사람이 되고 말았다. 화를 잘 내고, 무례하고, 상스러운 욕을 곧잘 하고, 자기 생각과 어긋나면 다른 사람의 충고나 만류를 참지 못하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굴었으며, 동물적 충동에 의해 움직이는 청년처럼 행동했다.
이후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칠레에 가서 마차를 운전하고 말을 돌보는 일을 하였다.
사고 발생 후 12년 되는 해에 간질이 발작했고 그 후 곧 사망하였다. (이정모, 2006)
해마가 기억에 중요한 부위라는 것은 1950년대 H. M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한 사나이의 불행한 의료사고로 알게 되었다. Henry는 이름이고, mnemonics란 기억이라는 뜻이다. 이 환자는 심한 간질 환자로서 캐나다의 우수한 신경외과 의사 팀의 집도로 좌우 측두엽에 있는 병든 뇌조직, 즉 간질 발작의 진원지를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이 수술 후 이 환자는 전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환자의 기억상실을 알기 이전까지는 해마라는 측두엽 내의 구조물에 대해서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강은주, 2006)
강병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