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항문이나 항문 주변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매우 예민한 부위이다.
이러한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한데 묶어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특발성 항문소양증과 어떠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속발성 항문소양증이 있다.
40세 이상의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원인
항문소양증은 크게 특별한 병적 상태가 원인이 존재하여 이로 인해 항문소양감이 발생하는 2차적 항문소양증과
특별한 원인이 될 만한 질환이 없이 항문소양감이 발생하는 특발성(1차적) 항문소양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2차적 항문소양증은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면
항문 소양감도 같이 나아지기 때문에 특발성 항문소양증에 비해 쉽게 치료된다.
1) 2차적 항문소양증의 원인
-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전신 질환 :
당뇨, 간 질환(고빌리루빈혈증, 심각한 황달 상태), 백혈병, 재생 불량성 빈혈, 비타민 결핍증
-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장 및 항문 질환 :
만성 설사(무른변과 설사변), 항문 피부 꼬리, 만성 변비, 항문 치열, 항문 치루, 대장암 또는 항문암, 선종,
무른 변이나 항문 분비물 또는 항문의 대변 오염을 유발하는 질환, 변실금, 돌출된 내치핵, 외치핵,
직장 탈출증, 항문 유두종, 항문 혈관섬유종
- 항문소양증을 유발하는 항문 주변의 피부 질환 :
알레르기성 질환, 접촉성 피부염, 피부병(건선, 편평태선, 단순태선, 습진, 백반증),
피부 감염(요충 등의 기생충 감염, 캔디다 및 백선균, 사상균 등의 진균증, 매독이나 에이즈, 임질 등의 성병), 과도한 발한증
2) 특발성 항문소양증의 원인
- 많은 경우에서 항문소양증의 특정한 원인 질환을 여러 검사를 통해서도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청결하게 하고자 목욕을 할 때 비누로 너무 많이 닦아서 항문소양증이 악화된 경우도 있고,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물(향신료, 커피, 알코올 등)을 과다 섭취하여 항문소양증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가려워서 항문 주변을 긁으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더욱 소양감이 증가되어 다시 긁는 행위가 유발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 항문 질환으로 또는 가려움 때문에 항문 주변에 바르는 연고는 바르는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지만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이로 인해 항문 주변 피부가 과민하게 되어 항문소양감을 악화시킨다.
▶증상
주요한 증상은 가려움이다.
이외에도 항문의 끈적거림, 속옷의 오염, 분비물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밤에 잠자리에 들어 몸이 따뜻해질 때,
배변 후에 화장지로 닦았을 때,
항문이 땀 등으로 인해 뜨거워져 있을 때 가려움이 심해진다.
일부 환자들은 밤에 자다가 너무 가려워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다.
가려움증은 항문 주변에서부터 시작하여 외음부까지 넓게 분포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심한 가려움으로 항문 주변과 외음부를 자꾸 긁기 때문에 이 부위가 국소적으로 부어 있거나 상처가 있으며,
장기화된 경우 피부가 두꺼워지고 색소가 탈색되어 하얗게 된다.
▶진단 & 검사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특발성 항문소양증과 어떠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속발성 항문소양증이 있다.
항문소양증 환자를 진단하기 위해서 자세한 병력을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병력을 통해 소양감의 원인으로 기저 질환
(예를 들어 피부 질환, 항문 주변 감염, 당뇨, 부인과 문제, 염증성 장질환 등)이 있는지를 알아낸다.
최근에 속옷 종류를 바꾸었는지 물어보고,
속옷재질이 과민 반응을 유발하였거나 피부를 너무 습하게 한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연고는 항문 과민반응을 유발하므로 최근에 항문에 연고를 바른 적이 있는지를 묻는다.
예전에 항문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저에 항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통증, 출혈, 분비물 배변 양상 변화, 탈출 등의 증상을 확인한다.
정신적으로 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본다.
국소적 또는 전반적인 피부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며, 팔꿈치, 무릎, 손바닥, 관절 부위 등에 동반된 증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손가락을 진찰해 보면 진균 감염증이나 항문에 바른 로션에 대한 과민 반응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손톱 밑에 변 찌꺼기가 끼어 있는 것이 확인되면 과도하게 항문을 긁었음을 알 수 있다.
항문 주변의 피부도 자세히 관찰한다.
항문 주변이 염증이 있고, 빨갛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긁은 자국이 있으면 환자가 회음부를 긁어서 증상이 악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항문 피부에 얕은 치열이 있는 것은 흔한 증상이다.
첨규형 콘딜로마(속칭 곤지름을 불리며, 항문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사마귀), 항문 피부 꼬리,
치루, 치핵, 치열, 혈종, 점막 탈출은 시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환자에게 항문에 변을 볼 때처럼 힘을 주도록 하여 점막 탈출 등이 있는지 확인한다.
동반된 항문직장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결장경과 항문경을 실시한다.
기생충 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변 배양 검사를 하며, 성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청검사를 하게 된다.
▶치료
치료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감염, 피부병, 염증 등의 유발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환이 있다면 질환에 맞는 치료를 통해 소양감도 같이 치료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특정한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아닌 것이 확실해지면
소양증 자체에 대한 일반적 관리와 특별한 치료를 시작한다.
항문소양증은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온갖 방법이 동원되어 왔다.
각종 물약, 연고, 로션 등이 사용되었으며, 강력한 치료 방법으로 국소 마취제, 페놀, 메틸렌블루, 알코올 등을
병변 부위에 주사하기도 하고, 항문 주변 피부를 절개 후 피부 이식을 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을 치료하기 위한 로션 및 연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국소 마취용 크림과 연고는 증상을 일시적으로만 완화시킬 뿐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않으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할만하지는 않다.
연고 보다는 피부 진정용 크림이나 콜로이드 오트밀 크림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효과가 없을 때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면 증상은 바로 완화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사용하면 항문 피부가 위축되기 때문에
증상이 가라앉으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고, 극심한 불편감을 환자에게 가져오는 경우 진정제 복용을 고려하기도 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생체되먹임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경과 & 합병증
항문소양증이 있는 환자들은 참기 힘든 가려움 때문에 항문 주변을 긁고, 그로 인해 피부는 손상될 수 있다.
손상된 피부는 소양감을 증가시켜 긁는 행위를 다시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또한 가려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 항문 주변을 과도하게 비누로 닦거나,
각종 연고를 만성적으로 항문에 도포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위 또한 항문의 과민 반응을 유발하여 증상을 악화시킨다.
가려움이 증가하면 불면, 신경 불안정이 생기기도 한다.
▶예방법
항문소양증 환자들이 지켜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항문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한다.
배변 후,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 들기 전 항상 항문 주변을 닦아서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특히 밤에 잘 때 가려움이 심해지는 사람은 자기 전 반드시 항문을 닦아야 한다.
비대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커다란 대야나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엉덩이를 담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항문 주변 피부의 갈라진 틈새에 낀 작은 이물질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2) 비누나 거친 헝겊으로 항문 주변을 문지르지 않는다.
항문 피부 틈새에 남아 있는 비눗기는 매우 자극이 될 수 있다.
약간은 비누 거품을 가지고 부드럽게 항문 주변을 손가락 끝으로 닦고,
순면 헝겊으로 두드려 닦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3) 항문 주변을 건조하게 유지한다.
수건이나 아주 부드러운 종이로 항문 주변을 부드럽게 두드려 준다.
절대로 문질러서는 안 된다.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지나치게 항문을 축축하게 하는 것을 피한다.
항문 피부에 축축한 상태로 연고나 물약을 발라 남겨 놓지 않는다.
항상 면으로 된 속옷을 입고, 나일론으로 된 것은 입지 않는다.
엉덩이를 조이는 꽉 끼는 옷을 입지 않는다.
항문 부위가 통풍이 잘되어야 항문이 축축하지 않게 유지 할 수 있다.
꽉 끼는 청바지보다는 헐렁한 치마가 낫고, 팬티스타킹은 입지 않는다.
5) 의사에게 처방 받지 않는 연고나 크림은 바르지 않는다.
연고 중 기름기가 너무 많이 포함된 것은 피부를 축축하게 한다.
그리고 많은 종류의 도표 용제들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증이 한창 심할 때는 로션을 사용하는데 항문을 닦고 나서 말리기 전에 바른다.
6) 배변을 규칙적이게 하고, 변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항문에 자극이 되는 음식이나 변을 무르게 하게 하는 음식은 삼간다.
배변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앉아서 항문에 힘을 주지 않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더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도록 한다.
7) 증상이 호전되면 위에 열거된 지켜야 할 원칙들을 하나씩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야 하는 원칙은 항문 주변을 깨끗하게 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하며,
문지르거나 약을 발라서 항문 피부를 손상시키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상이 재발하면 다시 원칙들을 처음부터 모두 지켜야 한다.
▶식이요법 & 생활가이드
변비와 무른 변 및 설사는 항문소양증을 가장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배변을 조절하기 위해 고섬유 식이를 하고 변 연화제를 복용한다.
치료를 시작한 직후에는 배변 후 화장실 휴지로 항문을 닦으면 피부가 쓸리게 되어 아플 수 있으므로,
면으로 된 헝겊을 따뜻한 물에 적신 후 짜고 나서 항문 주변을 닦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거칠게 문지르는 것은 피해야 하며, 가능한 ‘톡, 톡’ 두드려 닦는 것이 좋다.
변이 조금씩 새는 환자의 경우 이렇게 닦는 것을 하루에 4~5번 정도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대변 오염이 자극이 되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므로
피부와 대변이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연고(바세린, 10~20% 산화 아연 연고)를 바르기도 한다.
비데로 과도하게 온수세정을 하거나 목욕할 때 항문 주변에 직접 비누칠을 하여
많이 닦는 것은 항문 피부를 자극하여 소양감을 악화시키므로 좋지 않다.
옷은 헐렁하고 조이지 않는 것으로 착용한다.
남자의 경우 꼭 끼는 삼각팬티보다는 통이 넓은 사각팬티를 입도록 하며, 면으로 만든 것으로 선택한다.
여자의 경우 나일론으로 만든 스타킹을 피한다.
땀이 가능한 적게 나도록 하기 위해 가볍고 시원한 옷을 입도록 하며, 운동 후에는 바로 샤워를 하도록 한다.
하루 중 몇 시간 이상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엉덩이가 통풍이 잘 되도록 대나무로 엮은 방석이나 구슬로 된 방석을 이용한다.
소양감을 악화시키는 음식물은 피하도록 한다.
정신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취침 시에는 안정제나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 항문소양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물은 다음과 같으므로 되도록 피한다.
- 커피, 차, 탄산음료(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콜라), 유제품, 알코올(특히 와인과 맥주), 치즈, 초콜릿, 흡연, 견과류 등.
또한 개인에 따라 특별히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