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Oy2 K5 QFAkJo? si=Qysdn7 EI3 mN2 FJ0 N
원래는 산막(山幕)에 대문이 없었습니다. 자연의 가장 위대함은 통섭이기에 일체라는 관념상 경계를 뜻하는 대문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뜰에 심어 키우는 야채와 초목들이 초토화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산에 살고 있는 고라니 짓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한 철 먹거리인 야채를 망쳤고 뒤를 이어 공들여 키우던 작은 나무들 까지 고라니 먹이로 변화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도 곧 멈추겠지 희망하며 버티고 있었지만 사철나무 잎을 겨울에도 다가와 먹어 치우는 것을 목격하고 경계선을 구상하게 된 것입니다. 점프력이 좋은 녀석이라 최소한도 높이가 1m 되어야 고라니 침입을 막을 수 있어 각목을 이용하여 울타리를 세우고 문을 달아 경계를 세우게 됩니다.
그 이후 고라니 침범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한 겨울에 산에 먹이가 부족한 고라니는 산막뜰 안에 심어진 사철나무 잎을 눈독 들이다가 어디로 침범했는지 다 먹어치워 나무를 죽여 놓았습니다. 그제야 고라니의 끈질김을 알고 경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고라니와 전쟁을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계곡방향에서 올라오는 길목도 차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평화의 기운으로 잘 지내고 있던 중 다시 그런 일이 재현된 것입니다. 알고 보니 경계선의 설치 나무들이 노후되어 비틀리고 기울어 틈이 생긴 것입니다. 그 빈틈으로 들어와 놀다 돌아가는 고라니를 다시 제지하기 위하여 보수작업이 필요한 것입니다. 지표 아래에 묻힌 대문 기둥이 썩어 쓰러져 이 보수작업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초 시공하였을 때 사각 나무기둥을 1,800 자른 후 지표밑으로 45cm 게이싱(casing)을 만들어 설치하고 그 안에 사각목재를 밀어 넣어 세웠었습니다. 물끼가 직접 나무에 닿지 않도록 설치한 기둥이라 20여 년 동안 별문제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상부에서부터 타고 아래로 흐르는 물은 긴 세월 조금씩 침투하여 케이싱 상단 부분을 썩게 하여 부러트린 것입니다. 어차피 사각기둥을 교체하려면 케이싱까지 전부 들어낸 후 모든 작업을 새롭게 하여야 합니다. 설치는 간단하지만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은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답니다. 우선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면서 해체장비와 설치장비로 구분했습니다.
해체장비로- 해머드럼 기능이 있는 착암기와 빠루라 부르는 긴 쇠막대기로 끝에 못 등을 뽑을 수 있는 손도구, 파쇠 된 돌과 흙을 퍼낼 수 있는 야전삽, 정첩에 박힌 볼트를 풀 수 있는 함머드릴 준비하였고 설치장비로 앵카볼트, 2조, 돌을 다질 수 있는 오함머, 흙을 채울 수 있는 삽, 기둥 크기를 조절하는 데 사용할 톱과 줄자와 연필과 쇠로 만든 ㄱ자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전기를 끌어다 쓸 전선줄 25m 콘센트도 준비하여 작업장소 작업순서에 따라 배열을 끝낸 후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산막 지질은 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돌이 많은 곳입니다. 밭을 하나 만들 때 보면 지표에서 40cm 이하까지 상당한 돌이 나오는 곳입니다. 이 돌을 걷어낼 수 있어야 다음 작업이 용이 한 곳입니다. 착암기를 사용하여 돌을 파쇠 시키는 작업을 약 2시간 반이상 한 후 들어내고 원추형의 기초석 위에 설치된 스테인리스 U자 두 개의 구멍에 기둥을 맞춰 드릴로 뚫고 기둥을 세운 후 앙카볼트로 조이고 파 놓은 구덩이에 밀착시켰습니다. 그리고 잡석을 넣고 다진 후 흙을 채우고 다시 잡석을 넣고 다시 다지면서 지표와 수평을 이루게 마감한 후 물을 넣어 흙이 차곡차곡 쌓이도록 하며 다시 수평을 맞춰 작업을 끝냈습니다.
모든 작업이 그렇듯 진행은 힘들지만 완성하고 나면 작은 희열이 몰려와 노동의 보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 좋습니다. 결실이라는 것은 결과에 대한 스스로 감동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기둥이 견고하게 자리를 잡은 후 오일스텐 칠을 3회 이상 해두면 방부역할을 하여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에 따라 10년 이상 문제가 없습니다. 먼저 기둥도 20년 사용했던 기둥입니다. 내친김에 울타리에 설치된 우편물박스도 퇴락한 붉은색과 검은색이 조화가 잘되는 우체통이 보기 싫어 다시 상단은 붉은색 하단은 검은색으로 도색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작은 쪽문하단에 문지방을 만들어 설치해 주면 기둥이 견고해질 수 있고 기둥 주변에 박석을 깐 후 주변을 시맨드 몰탈로 정리해 주면 기둥설치는 완벽하게 정리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