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향기 바람에 날리고
메밀꽃합창단이 제12회 강릉 세계합창대회에 출전하여 은상을 수상함으로써 봉평의 합창역사에 새로운 장을 장식했다. 이 대회는 지난 2000년 제1회 대회 이후 대륙별로 돌아가며 격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인의 합창올림픽이며 세계 합창인들이 꿈에도 그리는 무대다. 이렇게 큰 대회에서의 은상 수상은 합창단 짧은 역사에서 길이 빛날 쾌거다. 그동안 메밀꽃합창단은 봉평의 굴레 안에 탈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메밀꽃이 봉평의 면화(面花)가 된 것은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이란 한국문학사에 남을 걸출한 인물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하여 1999년부터 ‘효석문화제’란 이름으로 메밀꽃 축제를 개최했다. 사실 메밀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인데 이제는 메밀꽃이 마치 봉평만의 꽃처럼 각인되었다. 이는 가산의 작품을 활용한 지역 홍보 전략의 산물이다. 지금 봉평에는 메밀꽃이 대부분의 상호에 빠질 수 없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메밀꽃합창단 역시 그렇게 봉평에서 시작되었다.
메밀꽃합창단(단장 김순열, 지휘 추현숙)은 봉평 주민들로 구성하여 2016년 3월에 창단되었다. 창단 배경은 2018년 평창 올림픽과 무관하지 않다. 평창군은 2016년 6월 16일에 평창문화예술회관에서 ‘제1회 평창군민 합창경연대회·하모니평창 218인 대합창’을 개최했다. 올림픽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며 대회 G-600일을 기념해서 마련되었다. 2017년 11월 17일에는 대회 G-84일을 기념하여 제2회 대회가 열렸다. 메밀꽃합창단은 두 번 대회에서 나눔상과 인기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러한 성적은 2018년 이후에 지속적인 활동에 영향을 주었다. 예술 활동 소외지역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하여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귀촌인과 지역 원주민들과의 소통 및 유대감 형성, 지역발전의 마음을 담아 한 마음으로 노래하면서 든든하게 자리매김했다. 평창군 문화 콘텐츠 개발, 올림픽 개최도시로서의 브랜드 활성화, 지역 음악 애향인 발굴 및 음악인 양성을 목표로 힘차게 날개 짓했다. 국민 가곡과 순수한 청정 음악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군민(郡民)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평창을 사랑하는 평화의 붐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자 열심히 달려왔다. 이 일에 봉평교회 추현숙 지휘자의 수고가 지대했음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그는 순수 봉평 출신의 피아니스트로서 음악을 통하여 고향의 발전을 위하여 애쓰는 예술인이다.
메밀꽃합창단은 2018년 6월 20일에 고유번호증을 받은 후 그해 문화예술재단 사업에 선정되었다. 2019년 강원문화예술재단, 강릉문화원 강원예술동아리 사업에 선정되는 등 합창단 활동보폭이 점점 넓어져 갔다. 2019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1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행사에 참가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2020년에는 평창군 문화예술재단, 농촌교육문화복지재단 사업에 선정되는 등 꾸준하게 인정받는 음악단체가 되었다. 이외에도 메밀꽃합창단 활동은 괄목할 만한 일들이 많았다. 2017년 청소년을 위한 힐링 & 나눔 콘서트, 2018년 동계올림픽 라이브사이트 공연, 제20회 효석문화제 공연, (사)한국음악협회 평창군지부 평창음악대상 & 송년음악회에서 특별공연을 했다. 2020년 평창 평화 뮤직페스티벌 숲 속 평화콘서트 공연, 평창 문화예술재단 주관 달빛 자동차 극장에 출연했다. 2022년 무이예술관 꿈나무콘서트에 특별 출연했고, 평창문화예술원 어울림 한마당에서 단독으로 공연도 했다. 또한 2018년 12월 9일 제1회 정기연주회를 필두로 2022년 11월 26일에 제5회를 개최하였으며 올해 2023년 제6회를 준비 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와 관련하여 급조된 메밀꽃합창단의 꾸준한 활동은 단원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게 봉평과 평창 울타리에만 머물던 메밀꽃합창단에게 새로운 성장 발판의 기회가 주어졌다. 2023년 강릉에서 개최된 세계합창대회에 평창을 대표하여 참석한 것이다. 평창군에는 메밀꽃합창단 말고도 3개의 합창단이 더 있다. 그들에 비하여 월등한 실력을 갖춘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이 있어서 세계무대는 쳐다만 볼뿐 오르지 못할 나무였다. 그래도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는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사실 막막했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홍보하고 연습했다. 하나님이 도와주셨다. 세계합창대회라는 이름이 주는 효과가 한몫했다. 대부분 각 교회 찬양대원으로 매 주일 예배가 무대 경험이 전부인 그들에게 세계무대라는 무게는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지원자가 늘더니 36명으로 한정된 챔버 콰이어 부문에 맞는 인원이 채워졌다. 연습 장소도 평창지역의 중앙에 위치한 대화교회로 바꾸어 지역 내 사방에 흩어진 사람들이 오기에 편리하자 연습에도 탄력이 붙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의 명예를 이번 합창올림픽에서도 빛나기를 바라면서 평창군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거는 기대가 컸다. 이렇듯 각고의 노력 끝에 출전한 올림픽대회에서 마침내 메밀꽃합창단은 금빛에 버금가는 실력을 인정받고 은상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메밀꽃은 봉평, 봉평은 메밀꽃’이라는 인식 때문에 언제나 평창의 작은 산골 마을 봉평에 함몰된 메밀꽃합창단이 명실상부 평창을 대표하는 합창단으로서 세계를 향하여 메밀꽃 향기 바람에 날리게 되었으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다. 두 날개 활짝 펴 더 높게, 더 넓게 음악의 창공을 날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합창단이 되기를 기도한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7).
제2회 평창군민 합창경연대회·하모니평창 218인 대합창대회 출연하다(2017.11.17)
제12회 강릉세계합창대회 (2023.7.3 강릉아레나경기장)
제12회 강릉 세계합창대회 개막식(2024.7.3, 강릉아레아)
메밀꽃합창단의 경연 모습 2023.7.10 강릉장로교회
추현숙 지휘자
세계합창대회 은상
은상 수상 하고 난 뒤 2023.7.12
강릉장로교회에서 경연대회를 마차고
경연대회를 마치고 이튿날 우정의 무대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