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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잘생긴 소나무가 죽다니 아깝다...
팬스 뒤쪽에 마락산이라는 표지가 달려 있었다.
오불관언!...누가 오던가 말던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혀 신경 안쓰고 불경을 읽어 내려가는 저 남자는 정신일도하사불성의 경지에 이르렀더라!...
활공장에서 바라본 마구산은 스위스의 마터호른처럼 우뚝하게 서 있었는데 저길 올라 갈려면 곡소리깨나 내질러야 될꺼라고 걱정했는데 이제 그 말아가리 입구에 들어선다.
계단을 오르면서 지나온 산길을 뒤돌아 본다.
멀리서 바라보면 밋밋한 산릉같지만 실제로 올라 갈려면 오르막이 장난 아니더라...
에라이!...이 못된 화상들아!....
새가 내 갈긴 똥을 보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떠올린다니...이건 망상이다!
이상한 등로!...
많이 힘들었지만 여기서 시어골(상림리)로 탈출할 정도는 아니었다....양반은 얼어죽을 망정 곁불을 안쬔다는디?....ㅋㅋ
여기서 귀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엄청 큰 참나무 밑둥에 엄나무 새순이 귀엽게 싹을 튀우고 있으니 이게 뭐여?....참나무가 바람을 피워서 엄나무를 낳았나?...ㅋㅋ
목 잘린 엄나무의 뿌리가 땅위에서 새순을 튀웠으니 대저 동물이든 식물이든 삶이란 이렇게 끈질긴 것이니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축복해야 하느니라!...
또르르르륵!...옥구슬을 굴리는 소리처럼 나무를 쪼아대는 조그만 딱따구리 부리의 힘이 이렇게 쎄다니?...놀랍다!...
나는 잘생긴 나무에 걸터 앉고 싶지 않아요!...나무한테 미안해서... ㅋㅋ
힘들었지만 결국 올데까지 오고 말었다....
길은 멀어도 우리들은 편한 길인 운곡사로 내려가라 하고 회장님은 여기서 상리로 내려가서 차를 가지고 픽업하러 운곡사로 온단다...
운곡사로 가는 길
이것도 딱따구리 기념물
등로는 뻔했지만 엄청 가파는 운곡사 내림길은 엄지 발꼬락의 발톱이 살려 달라며 고함을 질러댄다....
운곡사 경내의 수목장 소나무
전체적인 산행코스가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볼꺼리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여러차례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야 하는 속칭 롤러 코스트 산길이라 힘들었고 특히 초반의 새재달음산 오름에서 기를 다 뺏기고 마구산 계단과 태화산, 미역산 오름은 최근 널널한 인근 산행에서 겪지 못했던 경험이었다. 가장 고통스러운 구간인 미역산에서 운곡사 까지 내림길은 양쪽 엄지 발가락 발톱에 피멍이 드는거 아닌가 싶게 내리 꽂히는 진저리 쳐지는 구간이었더라!..(산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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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목장은 좋은데 나무에 볼트로 표지기를 해달은 모습은 눈에 가시가 되었네요..
산행 마무리는 역시 삼겹살에 쐬주가 최곤데...
쐬주는 안보이네요.....ㅋ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