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이다 아 글쎄 두고 두고 오래도록 사랑 주려고 급하게 서두르더니 겨울 묵은 옷도 벗지 못하고 가지끝에서도 허리춤에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하얀 솜뭉치처럼 힘을 쏟아 토해내네 그것도 잠시 스치는 바람은 시샘에 논 멀었다 하나 둘 꽃이파리 눈처럼 날린다 으스스 가슴 떨리다
그만 식어만 간다
하얀 벚꽃이 일주일도 기다려주지 않고 이파리꽃 되어 하늘 하늘 방향을 잃고 가네
가다가 지치면 땅을 치며 뒹구르는 가련한 무덤
그 화사하고 밝은 뭇 사람 유혹이 사라진 뒤 바라보는 한구석 부서지는 포말처럼 썰물결 이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