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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커츠의 상관. 강철같은 체력 하나로 3년의 임기를 세 번이나 채우다 보니 본부의 장이 된 인물로, 능력 등은 뛰어나지는 않다[15]고 묘사된다.
반면 자기 부하인 커츠는 업무 실적이 상당하며, 심지어 자기 직위(본부장)를 노리고 있다고까지 하는 등의 이유로 커츠에게 대단한 질투를 느끼고 있다.
물론 커츠도 이를 모르는 건 아니라서 본부장이 커츠를 찾아왔을 때 대단히 경계하며, 그를 '멍청한 악당'이라고까지 부른다. 자신의 서류 뭉치와 사진을 본부장이 가로챌까 봐, 말로에게 넘긴다. 이때 말로우에게 건넨 회사 보고서엔 이 교역소 관리소장(본부장)과 그의 삼촌이 회사 장부를 조작해가며 몰래 하고 있는 밀수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작자의 미래는 어느 쪽이나 영 좋지 않다(...). 커츠 역시 본부장을 대단히 불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
커츠를 걱정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커츠가 죽기를 바라고 있으며, 부하 직원들 사이에 스파이를 두어 염탐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 등 여러모로 위선적이고 표리부동한 면을 가진 인물이다. 이 작자의 주무기는 상류 교역소장들을 '다른 교역지는 할당량을 다 채웠는데 당신은 뭐 함?' 식으로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어 경쟁적으로 약탈과 수탈을 하게 만드는 심리전인데 커츠는 이 심리전에 걸려들지 않는 유일한 교역소장이기 때문이다. 커츠는 굉장한 마이페이스 성향의 소유자로 할당량+막대한 상아를 내려보내 옴으로써 이 교역소 관리소장이 아무 말 못 하게 만든다. 그래서 교역상은 하루빨리 추천서 써 성가신 커츠를 본국의 본사로 보내버리고도 싶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금 자신의 자리를 보전해 주는 커츠만큼 약탈과 수탈을 잘 해낼 후임자를 찾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커츠에게 약만 오르는 중이다. 사실 커츠를 시기, 질투한다기보단 못마땅해하는 것에 가까우며 커츠의 수탈 능력 찬양은 진심인 듯 보이니 자신보다 뛰어난 부하직원에게 열폭[16]보단 패배감이 뒤엉킨 애증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벽돌공
본부장이 머무르는 중앙 교역소 장면(1부 마지막)에서 등장하는 인물. 일단 표면상 보직은 벽돌공이나 그가 진짜 벽돌공임을 믿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그곳에는 벽돌은 커녕 벽돌재료 조차도 없으며, 그의 방은 교역소 본관에 딸린 고급 은식기와 촛대가 있는 방이기 때문이다. '다른 교역상들에게 쌀쌀맞게 굴어' 본부장이 직원들을 감시하도록 일을 맡긴 스파이가 아니냐는 소문도 있는 '다소 과묵한'[17] 자임에도 말로에게는 굉장히 싹싹하게 굴면서 굳이 그를 그의 방으로 초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본부장 밑에서 부본부장으로 승진하려는 계획이 있는 자로, 글도 쓸 줄 알아서 지금은 본부장의 비서 노릇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본부장에게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것은 아니고, 커츠가 출세할 가능성이 많아보이니까 커츠에게도 잘 보이고 싶어서 안달이 난 인물이다. 단순히 선장인 말로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까지 싹싹하게 군 이유도 말로가 상부에 인맥이 많아보여서 그랬던 것으로, 여러모로 기회주의적이고 속물적인 인물.
커츠의 천재성, 고도의 이해심, 목적의식 등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찬양하며, 나중에 커츠가 출세하면 그의 추종자임을 증명하는 증거로 쓰려는 것인지 커츠가 1년전에 그렸다가 중앙교역소에 놓고간 그림도 여태 가지고 있다. 독자들은 이 인물과 말로의 대화를 통해 커츠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더 갖게 될것이다.
말로에게 환심을 사고 싶어서 무엇이 필요한지 말씀하시면 글로 부쳐주겠다고 하여, 말로는 배 판자를 수리할 대갈못이나 갖다달라고 한다. 그러나 3주후에 본부장의 숙부가 이끄는 행렬이 물건들을 가져왔음에도 대갈못은 없었다. 그가 실속은 전혀 없는 인물임이 드러나는 장면. 정작 본인은 스스로를 똑똑하다[18]고 착각하는 것 같지만.
어둠의 심연은 말로우가 동료들과 같이 템스 강 하류에 정박한 배 위에서 물때를 기다리다 과거 로마 제국이 브리타니아 섬을 정복할 때의 로마군 사령관의 심정을 상상해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말로우는 자신들이 있는 이곳, 즉 강대한 영국 식민제국의 수도이자 진보한 유럽 문명의 총본산인 런던조차 이천 년 전의 로마인들에게는 사방천지에 켈트족 야만인들이 들끓고 끔찍한 기후 조건과 식단, 그리고 어두운 숲으로 우거진 문명의 최고 변방이었을 것이라며 운을 뗀다. 문명의 첨병인 그 로마 사령관은 후에 이탈리아로 돌아가 승진할 것을 기대하며 영국의 끔찍한 죽음의 숲 속 세계에 길목마다 교역소를 세우면서 기어이 정복을 완료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문명의 변방 중에서도 가장 변방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거대한 숲과 야만인들의 야생적 생동감에 점차 도취되어, 결국 야만인들과 별 다를 바 없이 증오와 야만성에 눈을 뜬 잔인한 정복자로 전락했을 것이다. 말로우는 이러했을 로마의 점령 행위는 내 힘이 다른 이보다 더 강하다는 순전히 우연한 이유로 그들을 학살하고 착취한 것일 뿐이라면서, 전혀 자랑할 바 못 되는 일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이러한 잔혹 행위를 구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이상뿐이라는 말과 함께, 그는 이야기를 자신이 콩고에서 겪었던 경험으로 이어간다.
어린 시절, 지도를 보면서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싶어하던 말로우는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콩고강의 거대한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것 같은 모습에 매료되었다. 그는 이 강을 탐험하고 싶어 아는 인맥을 총동원, 유럽에 있는 친척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콩고에의 무역을 전담하고 있는 회사[19] 소속 증기선의 선장직을 받게 된다. 원래 있던 프레슬레벤이라는 덴마크인 선장이 원주민을 구타하다 반격을 받아 살해되자 그 빈자리를 물려받은 것이었다.[20] 그는 곧바로 회사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21]로 가 일사천리로 계약서에 사인을 마친다. 그러나 성소와 같은 그 사무실을 나오면서, 말로우는 회사의 비서와 대기실의 여자들이 보내는 오묘한 눈빛들을 마주한다. 자신보다 앞서 똑같이 계약을 마치고 이 방을 나서 식민지로 향했지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했던 수많은 선장들을 봐 왔을 그들은 마치 말로우 또한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 여기는 듯했다. 이에 말로우는 불안감과 범죄에 가담하는 듯한 찜찜한 기분을 느끼면서 발걸음을 뗀다.
계약을 마친 후 콩고로 향하기에 앞서서는 우선 잠깐의 건강검진을 받아야만 했다. 검사는 형식적일 뿐이라던 비서의 말과 달리, 의사는 정신 감정[22]을 하더니 아프리카로 떠난 사람들이 내적인 변화를 일으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그리고 검사를 마치고 떠나는 말로에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절대 화를 내지 말라는 불길한 경고를 남긴다.
이제 출발하면 되었으나, 말로우는 자리를 알아봐준 친척 어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찾아간다. 이때 그는 자신이 매우 유능한 인재로 소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럽의 모든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것처럼 그 친척 아주머니 또한 식민 개척자들을 하느님의 사도처럼 인식하고 있던 것이다. 말로는 이에 대해 고작 싸구려 증기선이나 모는 게 그런 식으로 포장되는 것이 어이없지 않냐며 속으로 조소하곤, 곧 콩고행 배에 오른다.
그가 탄 배는 프랑스 국적선이었고, 광대한 서아프리카 해안[23]을 따라 드문드문 보이는 항구들에 군인과 상인들을 내리면서 천천히 항해했다. 점령과 개척은 아직도 시작 단계였다. 문명화와 각종 교역이 이루어진다는 유럽인들의 해안 정착지들은 작고 볼품없었으며, 그 뒤의 거대한 미개척지가 뿜어내는 야생의 위용에 압도되어 있었다. 배들도 마찬가지였다. 강대한 프랑스 제국의 군함 한 척이 해안 지역을 제압하고 식민화하기 위해 6인치 중포의 화력을 쏟아내고 있었지만, 포탄이 굉음을 내며 날아간 방향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해안 너머 끝없이 펼쳐진, 군함을 점처럼 보이게 만들 만큼 광대한 숲은 포격에도 아랑곳 않고 우습다는 듯이 그대로 그 고요한 위용을 뽐냈고, 오히려 그 함선이야말로 선내에 아프리카의 풍토병이 돌아 선원들이 시시각각 죽어나가는 전멸 직전의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반면 때때로 작은 보트에 탄 채 노 저어오는 다부진 토착 흑인들은 병에 걸린 기색은 조금도 없이 야생에 걸맞은 자연스러운 생동감을 내뿜고 있었다.
소위 '문명화'가 이뤄진다는 계몽의 전초 기지들에서 벌어지는 이 어처구니 없는 모습에 말로우는 이 사업에 대한 회의감을 키워갔고,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끝없이 이어지는 광대한 아프리카의 야생적 생명에 서서히 공명하며 현실감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출항한 지 30일이 지나서야 말로우가 탄 배는 콩고강 하구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가 속한 사업장은 강 상류로 훨씬 더 올라가야만 했다. 그는 우선 식민지 생활에 질린 듯한 젊은 스웨덴인 선장이 모는 작은 기선으로 갈아탔고, 곧 하구에서 30마일 가량 떨어진 정착지에 도착한다.
정착지에서는 소위 어처구니없고 끔찍한 '문명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철도가 건설되고 있었는데 공사 자재와 설비들은 녹슬어 가고 있었고, 보잘것없는 수준의 폭발이 광대한 절벽을 무너뜨리겠다고 이어지고 있었지만 암반은 멀쩡했다. 그리고 한켠에는 끔찍한 몰골의 흑인들이 쇠사슬에 묶여 강제적인 노예 노동에 종사하고 있었다. 바다 건너 온 침략자들이 제정한,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생뚱맞은 법을 어겼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범죄자로 몰려 이곳에 끌려 온 것이었다. 또 한쪽에는 용도 불명의 거대한 구덩이가[24], 다른 한쪽 강변에는 징용으로 너무나 쇠약해진 흑인들이 살기를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끔찍한 장소도 있었다. 그곳에서는 수십 명의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흑인들이 나무 그늘 밑에서 죽었거나, 기운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당황한 말로우는 죽어가는 흑인 중 한 명에게 비스킷을 내밀었지만 그는 그것을 입으로 가져갈 힘조차도 없었다. 그야말로 납득 불가능한 수준의 참혹함이었다. 그러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어서 발걸음을 재촉해 교역소로 향하는 것뿐이었다. 말로우 본인 또한 먹고살기 위해 별의별 떳떳하지 못한 일도 했었고, 욕망에 휩싸인 다른 인간들이 서로에게 수많은 구린 짓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았지만, 이 모든 광경은 그런 말로우조차도 악마가 장난질한 것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말로우는 교역소 관리소장(The General Manager)[25]을 만나 회사 서류를 주고받은 뒤, 커츠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커츠는 콩고강 상류에 위치한 상아 교역지 관리소장으로 남들의 몇 배가 넘는 상아들을 보내는 전설적 인물인데, 요 몇 주간 상아를 보내지도 않고, 행적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이 커츠의 생사 여부와 무슨 문제가 벌어진 것인지 파악해보란 임무가 찰스 말로우의 회사 첫 임무로 주어진다.
콩고강 상류에 위치한 커츠의 교역지로 출항 준비를 위해 며칠 중류에 위치한 교역소에서 배정비를 하던 찰스 말로우는 어느 날 밤 우연히 교역소 관리소장의 삼촌이 찾아와 이 삼촌, 조카 두 명이 짜고 회사 장부까지 조작해가며 회사 물품을 빼돌려 밀거래를 일삼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에겐 '커츠는 돌아가면 바로 회사의 이사회에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커츠를 치켜세우던 교역소 관리소장은 사실 커츠를 상당히 시기, 질투한단 사실도 알게 된다. 말로우는 회사에 보고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못 본척한다.[26][27]
드디어 출항한 배는 19C를 거슬러 점점 태곳적 자연의 모습 그대로로 돌아가매 말로우는 점점 원시시대로 돌아간다는 인상을 받는다.[28]
이윽고 콩고강 상류 커츠의 교역소 근처에 도착한 말로우 일행들의 기선은 원주민들의 창과 화살 공격을 받는다. 이때 말로우 일행 중 조타수 청년[29]이 원주민들의 화살 공격으로 사망한다. 말로우가 재빨리 증기선 기적소리를 반복해서 울리자 원주민들은 겁에 질려 달아난다.
도착한 커츠의 교역소에 웬 젊은 백인 남성 한 명이 배에 올라타며 말로우 일행들을 맞이한다. 이 젊은이는 러시아인으로 네덜란드 선박회사 소속이다. 해당 지역 파견 나와 이곳에서 조우한 커츠와 이곳에 함께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커츠와 처음엔 적대시했고 커츠는 처음엔 이 젊은이를 총으로 쏴 죽이려고까지 했다고 한다.
러시아인 청년의 안내를 받으며 커츠의 숙소로 가는 길에 완전 초토화된 주변 일대, 원주민들의 목들로 장식되어 있는 커츠의 저택 주변 화단 등을 보고 말로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충격을 받는데, 정작 대면한 커츠는 너무나 평범한 인상이라 말로우는 또 한 번 깜짝 놀란다. 커츠가 대머리란 점 외엔 외모적 특징이라고 언급할 부분이 없었다고 주인공(나)과 다른 선원들에게 회상한다.
커츠는 열병을 앓고 죽어가고 있었다. 함께 내려가자는 말로우와 일행들의 권유에 커츠는 첨엔 "난 여기서 할 일이 있다."라며 떠나길 거부한다. 그러다 결국 일행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배에 오르는데, 이때 배 주변으로 수많은 원주민들이 몰려와 커츠를 데려가지 말란 제스처를 말로우 일행들에게 취한다.
그중 원주민 여성 한 명은 누가 봐도 원주민들 중 가장 훤칠하고 가장 예뻤다. 분명 커츠의 성욕 충족 대상이었을 성노리개인 그 원주민 여성은 값비싼 보석 장신구에 옷도 커츠가 구해다 입혔는지 죄다 헐벗은 원주민들 가운데 유일하게 밝은색의 고급 옷을 입고 있었다. 또 러시아인 청년 입으로도 "그녀는 커츠에게 특별한 사람이에요."라고 둘의 관계를 암시한다.
배 안에서 커츠가 있는 힘을 쥐어짜 몸을 일으켜 원주민 말로 뭐라 소릴 지르자 원주민들은 혼비백산하며 흩어진다.
밤에 러시아인 청년은 말로를 몰래 만나, 원주민들의 습격은 사실 커츠가 지시했던 것임을 털어놓는다. 말로 또한 교역소장이 러시아인을 죽이려고 벼르고 있다고 털어놓는다.[30] 러시아인은 말로에게 총알과 신발을 받고 "커츠 그분은 제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셨어요."란 말을 남긴 채 말로와 악수하고 그곳을 떠난다.
그리고 그날 밤 배 안에서 커츠가 사라진다. 커츠가 원주민들한테 해댔던 광기들을 목도한 말로우는 원주민들이 납치해갔을 것이란 걱정이나 우려보다는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커츠가 가봐야 얼마나 갔겠느냔 혼잣말과 함께 배 주변을 수색한다.
커츠는 기어서 정글 속 자신의 거처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끔찍한 괴물이 되어버린 지금 자신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느냔 회의감에 유럽으로 돌아가려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다시 정글에서 비인간적인 약탈과 학살만 되풀이하려 한 것이다. 말로우는 커츠에게 유럽에서의 그의 성공은 보장되어 있음을 알리면서 그의 성공에 대한 욕심을 부추기고서야 그를 간신히 배로 데려올 수가 있었다.
다음날 아침 교역소장 일행은 커츠를 데리고 출항한다. 이후 배를 타고 하류로 내려가는 도중에 배 안에서 커츠는 끝내 "두렵구나! 두려워!(The Horror! The Horror!)"란 유언만 남기고 사망한다.
벨기에로 돌아간 찰스 말로우는 회사에 필요한 서류들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커츠가 간직하고 있던 약혼녀[31]의 사진과 그 외 물품들을 들고 커츠의 약혼녀가 살고 있는 벨기에의 그녀 집을 방문한다. 그녀와의 대화와 그녀 집에 남겨진 커츠의 흔적을 둘러보던 중 말로는 커츠가 벨기에 본토에선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상당한 지식인이었단 사실에 적잖이 놀란다. 그리고 커츠와의 약속 때문인지 말로우는 "그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무엇이었나요?"라고 묻는 커츠 약혼녀의 물음에 "그가 생전 남긴 마지막 말은 당신의 이름이었습니다."란 거짓말로 그녀를 위로하며 집을 나선다.
이후 회의를 느낀 말로우는 그길로 벨기에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영국 무역회사로 옮겨버린다.[32] 또 커츠가 행한 악행들을 신문, 언론사에 익명으로 투고한다.
이야기를 여기까지 마쳤을 때 물때가 되고 주인공(나)과 다른 선원들은 배의 출항 준비를 하러 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주인공(나)은 가던 길에 멈추고 찰스 말로우를 돌아보는데 그는 여전히 가부좌를 튼 채 템스강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성과 과학으로 중무장한 모범적인 문명인인 커츠가 어느 순간 밀림 속 야만에 매혹되고 동화해 온갖 잔혹한 행동을 저지르면서 공포스러운 지배자로서 군림하려는 것을 이용해, 백인의 의무 따위의 학술 연구나 계몽 따위로 치장된 당시 제국주의가 알고 보면 야만인들의 광기와 별반 다를 것도 없다는 역설을 보인다. '가장 발달된 문물의 순례자'들이 콩고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내면의 야만성을 마주한다는 이 작품의 줄거리는 분명히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일단 아프리카 흑인들이 야만인이라는 전제를 깔아 놓고 '합리적인' 백인이 흑인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타락하는 내용을 보여 주며 그 야만성이 흑인들과 동일하다는 방식을 취한 탓에 이 작품도 제국주의에선 벗어났을지 몰라도 인종주의에선 벗어나지 못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등장하는 흑인들을 향한 말로우의 시선 역시 동물을 보는 듯한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나이지리아의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는 1975년의 강연에서 이 소설에 대해 '아프리카인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통하고 모욕스럽다'고 했으며, 작가 콘래드를 향해서도 '인종차별적인 좁은 시야를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아체베가 인종차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인지도 높은 작가인 콘래드를 디스했다고 봐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날에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흑인들에게 “수동적으로 백인의 지배를 받아들이며 백인들에게만 도움을 청하는 모자란 톰 아저씨”라는 식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콘래드는 아프리카인 뿐 아니라 자기 소설의 묘사되는 사람들을 대부분을 매우 냉소적으로 묘사하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이 키플링의 소설들마냥 지나친 백인 우월주의로 사실상 매장당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인종차별을 없애자고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가 활동한 시기가 1960년대였는데, 이 소설이 출판된 해는 1899년으로 20세기도 아니고 19세기다. 이런 시대적 한계를 감안하면 아무리 백인 우월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해도 제국주의 아래에서 흑인들의 처참한 처우를 비판하고 나서며 백인들도 야만인이라고 주장한 것만으로 충분히 선구적이며 충격적인 시도다. 오히려 상기의 비판이 시대나 다른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주위만 보고 생각한 비판이라 볼 수 있을 지경.
순수 작품적으로는 그냥 인간 보편적인 내면에 자리잡은 야만성을 전제하고 그것의 발현 방식만을 다르게 표현했을 뿐으로 봐야 한다. 제국주의 유럽인의 야만성은 문명으로 포장되어있으나 훨씬 잔혹한 형태로, 아프리카 흑인들의 야만성은 보다 정제되지 않고 포장되지도 않은 정직한 형태로 표현된 것.
국내 번역 또한 여러 번 이루어졌지만 콘래드 문학의 난해함 때문에 판본이 많지는 않다. 그나마 어둠의 심연은 나은 케이스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 중인 '비밀 요원', 민음사와 열린책들에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에 포함시켜 출판 중인 '로드 짐', 을유문화사판 어둠의 심연에 포함되어 있는 '진보의 전초 기지'를 제외한 그의 다른 소설들은 거의 소개되어 있지 않거나 1쇄만 찍고 절판된 경우가 대다수다. 그 밖에 계몽사의 우리시대의 세계문학_'무사(武土)의 혼(魂)', TR클럽의 '아프리카 교역소의 비밀'이 번역되어 있다.
한국에서 구하기 가장 쉬운 것은 연세대 영문과의 이석구 교수가 번역한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판 '어둠의 심연'과 서울대 영문과의 이상옥 교수가 번역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판 '암흑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는 을유문화사판 번역을 더 쳐준다. 그 외에도 문예출판사에서 '어둠의 속'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다. 이 소설의 주인공 말로우를 가장 좋아하는 소설 캐릭터로 꼽았고, 여기서 따서 아예 자기 자식 이름도 말로우라고 지었다.
2018학년도 수능특강 영어에 지옥의 묵시록과 원작 소설에 대한 지문이 등장했다. 그리고 변형 없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 31번 문항에 빈칸문제로 직접연계되어 출제되었다. [33] 원작 소설의 배경인 19세기 말 콩고를 영화 개봉시기와 비슷한 베트남 전쟁으로 바꿈으로서, 단순히 '소설을 문자 그대로 각색한 것' 보다 관객들이 그 주제를 잘 경험하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시인 <텅 빈 사람들>(The Hollow Men)(1925)이 이 소설을 인용하기도 했다. "Mistah Kurtz--he dead"라는 이 구절은 이후 〈지옥의 묵시록〉에서도 인용됐다.
주인공이 오지로 여행하면서 점입가경의 상황을 경험하거나, 문명인이었다가 야만인으로 타락한 악당이 있는 내용의 작품은 상당수가 여기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콩고 - 조지프 콘래드의 암흑 같은 여행기》
크리스티앙 페리생과 톰 티라보스코의 프랑스 그래픽 노블. 어둠의 심연의 기반이 된, 조지프 콘래드가 실제로 콩고에서 보고 겪었던 이야기를 그래픽노블로 담았다. 모호하게 쓰인 소설인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에 비해 이건 여행기를 만화로 그린 것이므로, 당시 콩고의 끔찍한 상황이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거기다 목탄화로 그려졌기에 콘래드와 말로우가 느꼈을 어두운 느낌을 잘 살렸다. 추가적으로 책 뒤에는 콘래드의 여행과 일대기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도 첨부되어 있으니 어둠의 심연과 보충해서 같이 읽기 매우 좋다. 2016년에 예술만화를 주로 다루는 출판사인 미메시스에서 번역되어 국내에도 출판되었다. 역자는 양영란. 김훈의 칼의 노래의 프랑스판 번역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