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별서에서 가장 가까운 하양장이 열리는 날이다.
하양장은 4일과 9일에 열리는 5일장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양장에 들릴 때가 허다하다.
어제도 아내와 하양장에 가서 잔치국수를 한 그릇 먹고 시장을 보고 오기로 전날 약속을 했다.
잔치 국수 값은 아내가 지불한다고 큰소리 쳤다. 겨우 3천원짜리를 큰 인심 쓴다고 .
나는 찰수제비를 먹으리라 하니 천원이 초과 된다고 선심을 썬다고 환하게 웃겼다.
아---그런데 장에 갈 시간이 되어 가니 갑짜기 소나기가 퍼부어댄다. 대단한 빗줄기다.
장이 파장이 될 것 같다. 아내의 선심이 그만 물거품이 되나 했다. 그러다가 한 30분 비가 오다가다
멈추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아내가 집에서 수제비를 끓여 준다고 미역을 담그구 냉장실에 보관중이던
새알을 녹였다. 아내는 절약을 했다면서 날씨가 겉히면 하양장에 가서 과일을 좀 사오자고 했다.
오후 3시경 날이 활짝 개였다. 언제 비가왔는냐고 하듯이 뙤약볕이 내려 쪼였다. 장이 다시 열릴 것 같았다.
생각대로 시장은 잘 열리고 있었다. 요즘 포장 천막 시설이 좋다. 금방 철수 했다가 금방 설치 할 수 있다.
엄청 덥다. 시장에 들어서니 장사꾼들이 사구려라고 외친다. 여름철 과일은 빨리 팔아야한다. 수박 5천원짜리가
엄청크다. 단골 수제비 가게에 들려서 점심을 먹고 왔다면서 새알을 두 봉지 칼국수 두 봉지를 샀다. 오는길에 고향 부근 옥수수를
한소쿠리 샀다. 양손에 들린 무게가 힘겹다. 얼른 집으로 와서 짐을 풀고 수박을 냉장고에 넣고 옥수수를 삶았다.
옥수수 맛이 고향 맛이다.
오늘은 우리 아파트 부근 목요 장날이다. 날이 더우니 인기척이 드물다. 우리 집 부근 목요 장날은 저녁 무렵에 사람들이 나온다.
종일 상인들은 기다린다. 나는 가끔 생닭집에 들려서 닭을 몽땅 잘라 달라고 하면 도리탕을 하느냐고 묻는다.
백숙을 해도 잘라오는 것이 좋다 잘라서 2등분해서 오면 두번 백숙을 할 수있다. 나누기도 좋다. 이미 잘 나누어져 있어서
쉽게 나눈다. 오늘은 살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공연히 목요장을 한바퀴 돌아서 집으로 왔다.
이제 준비해서 시골로 가야한다. 오늘 중복이다. 가는 길에 통닭을 한마리 사서 가야 중복 달임이 될 것 같다. 며칠 전에 아들 녀석이 중복에 못온다고 통닭 값을 아내에게 맡겨 두고 갔다. 하지만 내 주머니를 헐어야한다. 오늘이 음럭 유월 스무날 달이 늦게 뜰 것 같다. 하현달이다.나도향의 "그믐달" 이라는 수필이 있다. "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청상과부 같다는 그믐달이 곧 뜨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그믐달이다. 눈여겨 보지도 않는다. 비운의 달 같지만 아름다운 달이다. 삼복이 가고나면 시원한 가을이 오리라 기대하면서 장보기를 마치고 쉼터로 발걸음을 옮겨 간다.
첫댓글 교수님 하양장날 재밌는 풍경들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ㅎ옥수수 맛있을것 같아요
저는 장터에 가면 국밥이나 국수, 잡채 중 한 가지를 꼭 먹습니다. 추억을 먹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