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국어국문학과 학생회 카페

<IMG style="FLOAT: none; CLEAR: none" id=tx_entry_1309 class=txc-image border=0 hspace=1 vspace=1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1575724A515EB0EE14" width=700 actualwidth="700" id="A_1575724A515EB0EE14C599"/> 강영준   하루(2)    하나!, 둘! 건강 체조 힘찬 음에 터지는 구령 가벼운 운동 내치는 팔과 뻗는 다리재본 회사 직원들 일과 전 몸 풀기에 넘쳐흐르는 싱싱한 향기를 뒤로하고 들어선 회사 정문 경비 아저씨 반가운 경례에 상쾌한 웃음을 보내고 스르르 열리는 자동문 엘리베이터 앞의 몇 사람 오가는 목례에 정이 흐른다.    케미컬 및 파워 프렌트, 소수력 발전 설비, 대형 정수설비 화려한 선간판 200평 넓은 공간에 가지런히 정돈된 책상들 사장실, 회의실, 중역실 ㄷ자 형으로 배치되었고 가운데 직원들의 책상들 반듯하다. 먼저 출근한 분들께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컴퓨터를 켠다.    입사 후 3개 현장에 출장하여 임하였던 업무 사항들이 가지런히 아이콘으로 정리 되어있는 컴퓨터 바탕화면 마우스를 크릭 하면 어김없이 튀어나와 기록된 일들을 보여주는 친절함과 연이여 피어오르는 지난 일들 과거와 미래가 현재에서 일어나고 계획되는 작업 화면의 미소가 언제나 새롭다.    사장실에서 들려오는 중역의 업무 보고에서 오늘의 일과를 가늠하여본다. 회사의 제갈공명을 자처하는 사업 2팀 공 전무 엔지니어링과 영업에 능수능란한 솜씨 빠른 두뇌 회전에 바빠지는 일과 오늘의 업무 전달 흐르는 물과 같이 유연하다.    오이도 쓰레기 소각장 30톤 보일러 수면계 교체 업무를 받아 구 기사와 함께 달려가는 길 도로 옆으로 스치는 야산과 들판 무정과 유정으로 한 대 어울리며 도착한 현장 20kg/cm² 고압 증기의 열기가 얼굴을 붉게 만든다. 지상에서 30미터 높이에 있는 스팀드럼 경판 쪽 수면계 프렌치 가스켓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증기 양측 차단 밸브를 단단히 잠가 새어나오는 증기가 끊임을 확인하고 프렌치 넛트에 몽키스페너를 물린다. 높은 온도로 가열되었던 볼트와 넛트 이기에 쉽사리 풀림을 허락하지 않아 땀을 펄펄 흘리며 온 힘을 기울인다. 30분가량 씨름을 하여 누기 되던 가스켓을 갈아내는 작업이 끝이 났다. 잠갔던 차단밸브를 열어 수면의 상태를 점검하는데 고압의 증기는 그 정체를 쉽게 내어놓지를 않는다. 신비로운 열의 조화는 그 끝을 보는데 한 시간을 지체시켰다.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펴는 허리 시원스럽게 불어가는 바람을 따라 달리는 눈길에 오이도 뚝 길과 방죽 너머 반짝이는 바다 물결이 피안의 세계를 연출하며 지나간 일이 오버랩 된다.    입사하여 본사 출근 5일 만에 배치되어 근무하던 곳 실업급여 받던 시절 오토캐드 6개월 코스를 수강하여 취직되었던 회사에서 30톤 보일러 두 기를 수주하여 시공에 들어간 현장 oo서비스(주) 쓰레기를 소각하여 스팀을 양산 주위 공장에 에너지를 공급하여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사용 후 버려지는 쓰레기 대형트럭에 실려 줄을 대고 들어오고 덤프를 들어 쏟아내는 양은 저장고에 산같이 쌓인다. 둥그런 발톱이 4개가 달린 대형 크레인이 연이어 쓰레기를 잡아 올려 소각로 안으로 집어넣는다. 중앙 감시 판에 노 내의 모습이 화염에 미끄러져 들어가는 쓰레기 더미가 불길에 싸이며 타는 모습이 생생히 비친다. 인간이 불을 사용한 후 현재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타오르는 화염에 담겨있다. 열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기하기 위하여 불길은 몇 코스의 화로를 거처 굴뚝으로 향한다. 허공으로 퍼지는 연기는 그 질이 분석되어 감시실에 통제를 거쳐 대기의 오염을 막는 시스템의 환경 감시하에 들어 엄격히 통제된다.    소각장은 언제나 먼지가 날리며 마스크를 착용하여야만 출입할 수 있다. 200도를 넘나드는 온도에 항상 안전에 대한 긴장을 풀지 않아야 하며 공정에 들어가는 물질의 반입 등 후속 작업에 항상 소음과 먼지 속에 운전되고 있다.    아침 출근 시간 토목, 철골, 기계, 배관, 전기 등 공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명단이 접수되고 작업 일보에 전일의 작업결과와 금일의 계획이 작성되어 공장 측(발주자)에게 보고되는데 그 업무를 맞고 있는 구기사 “차가 막혀 늦었다.” 뛰어들며 일과는 시작된다.    인원 점검 안전 교육 체조 숨 가쁜 시간 소장의 마지막 정신 교육으로 종료되고 작업 일보를 컴퓨터에 작성 메일로 보내는 업무가 끝나면 작업반장들의 협조사항들이 쏟아져 나오고 소장 공무과장 문제점 중 구기사 부분의 업무 하달이 시끌시끌 이루어진다. “도면이 잘못되었다.”, “자재가 모자란다.” 현장 살피랴 자재 파악하랴 손이 몇 개는 있어야 할 사항 어느새 점심시간 공장 담을 도는데 붉은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겨울의 칼바람에 여기저기 얼어 터지던 파이프를 쫓다 맛은 봄 하얀 나비 공장으로 나풀나풀 날더니 어느새 저렇게 장미가 피었는가?    바쁜 일정에 쫓기며 지나다 문뜩 눈에 들어오는 먼지투성이 공장 중장비의 커다란 타이어 바쁘게 달려간 자리에 자라는 푸른 이끼, 그리고 콘크리트 바닥의 작은 틈새에 뿌리를 나리고 노랗게 핀 민들레 터져 나오는 감탄! 노래가 되어 흐른다.   * 어떤 삶 *   어른 키만 한 바퀴를 십여 개 달고 달리는 중장비 피어오르는 쓰레기 소각 연기 특수 폐기물의 지독한 냄새   마스크를 쓴 사람들만이 오가는 삭막한 콘크리트 바닥 작은 틈으로 돋아난 너(苔)의 새파란 모습   凡所有相이 皆是虛妄이니 若見諸相非相이면 卽見如來니라   무릇 모든 상(相)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안다면 바로 여래(부처)를 보리라.   洗心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修心의 환경을 여위었네 파란 眞色 드리운 如如한 모습 뵈는 즐거움!    쓰레기더미에서 쏟아져 나오는 악취 그를 없애려 분사되는 화학 물질 흩날리는 먼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한 시도 머물 수 없는 장소 그런 곳에서 화사한 밝은 미소를 머금은 그들 환경을 초월한 의연한 모습을 무정이라 잘라 말할 수 있을까?    참으로 존경스런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바쁨 속에 찰나의 여유를 부려본다. 그곳에서는 월세를 달 방이라 불렀다. 바닷가 4층짜리 달 방에 기숙하며 현장을 오가던 시기 어느 달이 유난히 맑던 저녁 숙소 방에서 보리 방편 문을 관할 때 방으로 흘러들어오던 노란 달빛의 어리든 시각에 흐르던 마음   * 노란 고요 *   뚝방 옆 길게 뻗은 도로에는 차가 들어서질 않는다. 철썩 촤르르~밀려드는 파도 정적을 깨뜨리고 횟집 등불만이 텅 빈 거리를 지키고 있다.   월세방을 달 방이라 부르는 오이도 사람들 가로, 세로줄을 맞추어 정연히 서 있는 동네 위로 만월의 정월 둥그런 보름달   한 자리 지키는 등대 낮시간 칼바람에 날개를 태우고 유유자적(悠悠自適) 갈매기 그리고 떠났다 밀려드는 파도를 반기는데   아무도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사연 다독여 녹여주는 넉넉한 황금 물결 온통 고요 속의 이 깊은 밤   구름 한 점 없는 허공중에 머물며 홀로 발하는 환희의 빛 4층 달 방으로 찾아드는 노란 고요    바다와 달방 동네의 경계를 긋는 뚝방 길 겨울에서 여름으로 달리는 세월 오이도(까마귀 귀섬)의 삶의 흐름이 바다 위 파도를 타고 넘실거린다.   * 까마귀 귀 섬 *   둥근 달따라 몰려가더니 바닷물 아침 햇살과 함께 왔나? 갈매기 날갯짓 제멋에 겨운데 어항 유리에 비추는 횟집 드는 손님들 보는지 아닌지 한가한 유영 魚眼에 비추는 푸른 깊은 바다   바람만 다니라 '바람길' 발길에 막혀 가로질러 불어 가고 붉은 옷 입은 등대 밤을 새워 졸린 눈 찾아드는 객에 하품을 감추는데   烏耳島라 까마귀 귀 같았던 섬 일제의 염전 慾에 육지로 되었구나 오이도라 부름은 抗日의 뜻이런가 정상의 팔각정 날아 앉았고   출렁이는 물결 위에 뜬 작은 배 빛에 싸이어 갈 길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