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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AI 세미나 연사로 <우리말 LLM>에 대해 발표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은 참석하셔도 됩니다.
참가 신청은 여기로. https://forms.gle/em5sj6GbF933sHtr6
국회 세미나
<AI 100조 시대, 기업의 기회와 일자리 창출 전략
주최
-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국회부의장
-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
주관
-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
- (사)한국인공지능연구소
- (사)한국인공지능협회
- (사)국방인공지능융합협회
- 드라마창작자연대
세션 2 문화와 기술, AI의 새로운 가능성
진정한 소버린 AI, 아름다운 우리말 LLM / <소설 토정비결> 이재운 작가
<이재운 발표 자료>
* 한번만 읽으면 우리말에 대해 아주 잘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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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자 이재운 : 소설가. 약 100여 권의 소설을 쓰면서 그때마다 소설을 쓰기 위한 자료로 시대별, 주제별 사전을 만들었다. 이렇게 거의 모든 소설에 서로 다른 전문 사전을 만들어 쓰면서 우리말 사전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1994년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500가지>를 시작으로 31년간 사전 15종을 편찬했다.
<우리말 잡학사전> <우리말 어원사전> <우리 한자어사전> <우리말 숙어사전>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우리말 도량형 사전> <우리말 궁중어 사전> <우리말의 탄생과 진화> <우리 한자 이름 사전(시호를 중심으로)> <우리말 비유어 사전> 등이 있다.
발표 주제 ; 진정한 소버린 AI,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LLM
- 고대 한문과 일본 한자어를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꿔주다
한국어의 만연체(蔓衍體 ; 느릿느릿 길게 이어지는 글쓰기체, 법조문, 신문사설 따위)와 구어체(입말 그대로)의 차이는 마치 중국 고대 한문(언어생활과 다른 저술용 문자, 왕과 제후, 경과 대부만 쓰는)과 백화문(현대의 구어체 중국어)의 차이만큼 크다.
현대 중국에서도 고대 한문을 읽고 이해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젊은이들은 한문을 거의 모른다. 한국 유림들이 즐겨 읽는 <사서삼경(4가지 서와 3가지 경>을 이들은 읽고 이해하지 못한다. 도리어 한국의 유림, 일본의 지식인들이 고대 한문을 더 많이 알고 자주 쓴다.
만연체는 무엇인가.
‘문자를 쓰다, 문자 쓴다’는 말이 있다. 일부러 어려운 한자 숙어나 성구(成句 ; 짧은 句를 이루는) 따위를 써서 자신의 학문과 지식을 자랑하는 것을 비웃는 표현이다.
고대 한문과 일본 한자어는 주로 만연체에 많이 나타난다. 고대한문 자체가 중국에서도 황실과 고위 관리, 유학자들이 자기들만 쓰던 문자다. 일반 백성들은 한문을 쓰지도 않았지만 언어도 달랐다. 그들은 백화를 썼다. 그러므로 한문은 처음부터 왕과 제후의 권위를 내보이기 위한 정치 문자로 시작되었다.
고려, 조선도 마찬가지여서 사대부와 관리들 사이에 체면과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고사성어와 성현들의 저술에 나타난 특이한 숙어(成句)와 <사서오경>에 실린 경전 문구나 자구 따위를 섞어쓰는 만연체가 널리 쓰였다. 그래서 해석도 가지가지요, 주석도 많고 길고 서로 다르다.
이처럼 만연체와 간결체는 우리말 속에도 나타난다.
고대 한문과 일본 한자어는 주로 만연체에 많이 나타난다. 조선시대부터 사대부와 관리들 사이에 체면과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고사성어와 성현들의 저술에 나타난 특이한 숙어와 사서오경에 실린 경전 문구들을 섞어쓰는 만연체가 널리 쓰였다.
만연체는 무엇인가.
‘문자를 쓰다, 문자 쓴다’는 말이 있다. 일부러 어려운 한자 숙어나 성구(成句 ; 짧은 句를 이루는) 따위를 써서 자신의 학문과 지식을 자랑하는 것을 비웃는 표현이다. 정치인들이 주로 ‘문자를 쓰는데’, 이는 언어를 소통과 교류 목적으로 쓰지 않고 위엄을 내보이거나 자기 자랑에만 쓰자는 것이다. 본디 왕이 내리는 명령인 어지(御旨)와 세자가 내리는 명령인 휘지(徽旨)가 바로 권위를 보이기 위해 정통 만연체로 지어졌다. 이런 관습이 차례차례 아래로 내려가, 궁중어가 일반에 내려가듯이 나중에는 사대부, 지식인, 양반들도 이 문체를 흉내냈다. 말하자면 만연체는 본디 궁중어였다.
이런 까닭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관습이 만연체로 나타났다.
만연체는 단지 고대 한문, 한자 숙어, 한자 성구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1920년, 일본 지식인층에서 쓰던 한문 어휘가 <조선어대사전>이란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널리 알려지자, 그러잖아도 중국 고대한문에 뒤덮여 있던 우리말이 더 어려운 새로운 일본 한자어의 늪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조선어대사전>은 총독부에서 1911년부터 시작한 ‘식민 사업차 한반도에 들어온 일본인을 위한 조선어 사전’ 편찬 사업의 결과물이다. 이 사전은 고대 한문과 통하고, 그러면서 일본이 받아들인 서구문물을 모조리 번역한 새로운 일본 한자어와도 통했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고대 한문을 매우 잘 아는 교육자로서 메이지 유신 뒤로 거의 모든 서양 신문물, 과학기술, 인문 사회 과학 어휘 들을 한자로 번역하여 일본에 보급했다. 우리 입에서 나오는 한자어 중 많은 것들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민주주의, 정부, 교육, 체육, 경제, 자유, 사회, 문명 같은, 우리 귀에 익은 어휘들이 다 유키치가 지어낸 한자어다.
서당쯤 다닌 조선인이라면 한번만 설명을 들으면 그게 무슨 말인지 금세 알아들을 수 있는 한자어다. 그래서 <조선어대사전>이 무서운 힘을 떨쳐 몇 년 가지 않아 조선 지식인의 머리를 덮어써버렸다. 당시의 신문, 잡지, 소설가, 기자가 이 조선어대사전으로 일본 한자어를 익혔다.
1919년에 나온 기미독립선언서를 보면 당시 한국인들이 사용한 언어와 문자가 어땠는지 엿볼 수 있다. <조선어대사전> 출간 1년 전인데, 우리는 이미 이런 일본 한자어와 고대 한문을 즐겨쓰고 있었다.
이 선언문(서도 아니다)의 첫 줄 “吾等은 慈에 我朝鮮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를 보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조선인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 선언문을 쓴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고대 한문으로 만연체를 즐겨쓰는 조선 출신 유림이나 승려나 사대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완전히 어지를 흉내낸 만연체 글이다.
그런 데다가 1945년 9월 8일, 미군이 인천항으로 들어온 날 뿌린 맥아더 포고령 1호를 보면 당시 우리 언어 생활이 1919년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일본어 포고령도 함께 뿌려졌는데, 한자는 똑같고 토씨만 다를 뿐이다.
일본 카나는 신라시대의 이두 또는 각필을 다듬은 소리 문자라서 우리말 토씨와 차이가 거의 없다.(이들은 8세기 경에 栗谷이라고 적은 뒤 카나로 밤골(くりたに)이라고 적는 식으로 일본어 발음을 지켰다. 朝日이라고 쓴 뒤 카나로 <あさひ>라고 적어 아침 해(아사히)라는 본뜻과 발음을 지킨 것과 같다). (일본이 8세기에 카나를 만들었는데, 만약 발음만 더 많았더라면 한글은 발명할 필요도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카나는 발음이 너무 적어 온갖 소리를 나타내지 못해 오늘날에도 카나만으로는 도저히 언어 생활을 할 수가 없다.)
1945년 9월 8일부터 시작된 미군정은, 그러지 않아도 고대 한문과 현대 일본어에 상처를 입은 우리말에 더 엄청난 영어 어휘를 뿌려대었다.
그뒤로 영어를 주로 쓰는 다른 만연체가 나타나 오늘까지 이어지는데, 이른바 한영혼용체다. 맥아더 포고령 영문판을 보면 알겠지만 당시 미국인들이 쓰던 입말이고, 지금 읽어도 누구나 다 읽고 이해할 수 있다. 일본어 포고령을 일본인들은 지금도 문제 없이 똑같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을 대상으로 뿌린 포고령은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매우 적다.
더구나 영어가 우리 사회에 들어오자, 왕조시대 그리고 유고식 만연체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영어를 이용한 새로운 만연체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예) organometallic compound라고 하면 좁은 의미에서는 metal-carbon bonding이 있는 화합물을 이야기하는데, 여기서 보면 nitrogen oxide, dinitrogen, phosphine 같은 것들이 metal과 covalent bond를 만든 것도 이것과 유사한 characteristic을 보이지. 유기화학 시간에 Grignard reagent를 배웠을 텐데, 아주 대표적인 organometallic compound야. 여기 magnesium이랑 carbon 사이에 sigma bond가 있는 게 보이지?
예) 기업이 market에서 price discrimination을 실시 할 때, 각각의 agent들의 elasticity of demand를 고려해서 이들을 두개, 혹은 이상의 그룹으로 classify하는 state을 setting하는 것으로 optimal한 price와 quantity를 comparing해보면 meaningful한 output이 draw 된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우리말 현실이다.
지금은 한자 교육이 사라지고, 한문을 배운 사람들이 현장에서 거의 사라지면서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18만 6283개의 한자어 가운데 상당수가 사실상 쓰이지 않고 있으며, 이미 쓰인 단어들은 뜻을 아는 이가 드물어 마치 암호문처럼 도서관이나 캐비닛에 쌓여 있다.
이런 문제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 노동신문과 남한 한겨레신문 등이 순한글 표기만 하는데 비해, 문자만 한글이지 단어 자체는 한자어가 워낙 많아서 올바르게 뜻을 주고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한다”는 말이 북한 뉴스로 나온 적이 있는데, 앙천대소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은 북한이든 남한이든 매우 드물다. ‘仰天大笑’는 우리말이 아니라 중국 백화도 아니고 고대 한문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판결문이 한글로만 작성되지만 만연체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AI 글조차 고대 한문과 일본 한자어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있어 한자를 전혀 배우지 않는 세대들이나 한국어를 새로 배우는 외국인들을 위하여 쉽고 바른 우리말로 바꿔주는 한국어 전문 LLM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자기 책상에 영어 숙어를 새겨 놓는다든가, 정치인들이 자치단체장, 경영인 사무실 벽에는 아무도 읽지 못하는 중국어 숙어가 걸려 있는 일이 많다.
그런 뜻에서 중국 고대 한자어 및 일본 한자어 문구를 중학생 정도면 금세 알아볼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어려운 만연체(蔓衍體)와 뜻이 복잡한 문어체(文語體) 문구도 알기 쉬운 간결체와 구어체(입말)로 바꾸는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LLM>을 만들어야만 한다.
결론 :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 LLM>이 나아가야 할 길
"언어 주권을 위한 진정한 소버린 AI“
<~우리말 LLM>은 기술이 아닌 ‘철학’에서 출발한 국가대표 언어모델이다. 기술로 시작된 글로벌 AI 흐름에 맞서, 언어·문화·역사·공공성을 중심에 둔 거대언어모델 전략이다. 진짜 ‘소버린 AI’란, 우리말과 우리 문법으로 생각하고, 우리의 말로 살아가는 AI다.
1. 우리말 중심의 문화 자립 모델
- 한국인의 사상, 역사, 사회 관습 따위가 담긴 한국어를 중심 언어로 삼아 학습한 LLM
- 영어→한국어 번역식의 기존 AI와 달리, 말과 문화가 일치하는 진짜 한국형 모델
- 외국어 번역 의존 없는 자생적 언어 생태계 가능
2. 쉽고 따뜻한 소통 중심 AI
- 중고생(한자를 전혀 배우지 않은), 어르신(일제시대를 겪거나 한문 교육을 받은 전후 세대),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 사용
- 관공서, 교육, 상담, 문학, 인문과학 분야에서 현실 활용성 매우 높음
- 정서적 친밀감을 주는 말벗형 AI로 진화 가능
3. 언어 독립과 정체성 강화
- 고대 한문, 일본 한자어 식 번역어, 여기서 나온 한영사전, 한일사전, 한중 사전 등 AI 번역투에서 벗어난 ‘언어 해방과 독립 선언’
- 식민 시대 언어(중국, 일본으로부터 영향받은 한문과 일본어) 또는 어용(임금과 제후가 쓰던) 언어관에서 벗어나, 우리말로 생각하고 우리말로 대화하는 시대 개막
4. 학습 공정성과 포용성
- 시민의 입말, 학생의 말글, 소외계층 언어 등도 학습 대상에 포함하여
엘리트 중심의 지식 독점에서 벗어난 AI
단점 및 과제: “기술적 완성도와 범용성 확보는 도전 과제”
1. 기술적 성능 우위 확보 필요
- GPT-4, Claude, Gemini 등 세계적 LLM에 비해
연산 자원, 모델 사이즈, 학습 규모 등에서 기술 격차가 존재
- 높은 성능과 빠른 응답 속도를 유지하려면 AI 인프라 투자가 병행되어야 함
2. 범용 분야 확장성 부족 우려
- 기술, 법률, 과학 등 고정밀 분야에서는 고유어만으로는 표현력이 부족
- 외래어, 전문용어와의 현실적 공존 전략이 필요
3. 학습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 순우리말 문장·구어체 중심 말뭉치가 매우 부족함. 모든 언어는 문학어로 수백 년 갈고닦인 끝에 자리를 잡는데, 한국문학은 역사가 매우 짧음.
- 말글 기록화, 음성→텍스트 변환, 시민참여형 말뭉치 수집 같은 노력이 필요
4. 국제 표준과의 연결성
- 영어 기반 API, 플랫폼 연동 등에서 단절 가능성
- 국제표준과 호환 가능한 이중 모드(국문↔영문) 전략 필요
* 본 발표는 여기까지이고, 시간이 남거나 질문이 있으면 참고할 자료를 아래 붙입니다.
훨씬 더 자세한 내용입니다.
- 해방 80년, 우리말은 아직 독립하지 못했다
가. LLM, 또 다른 조선총독부 사전인가
AI용 LLM이 널리 쓰이면서 가장 가까운 시기에 이뤄진 <우리말 어휘 사건들>을 살펴본다.
언어 관점에서 보자면 1910년의 일제 강점은 엄청난 사건이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우리말 사전이 없었다.
1894년에야 겨우 한글이 공용문자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니 사전이 있을 리 없었다. 이나마도 개화파의 주장을 일본이 밀어줘서 가능한 것이었다. 고종은 갑오개혁 중 한글쓰기, 양력쓰기, 상투 자르기 등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일제총독부는 1911년부터 <일본어대사전>을 기초로 일본어를 발음만 우리말로 적고, 우리 한자어와 우리말 역시 일본어로 풀이하여 1920년 3월에 <조선어대사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 사실상의 한일대조사전이지만 이것이 그나마 우리말 사전의 시작이다. 이 사전의 편찬 취지는, 식민사업 차 조선에 들어온 일본인 관리 군인, 일본인 사업가들이 조선어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서 풀이는 모두 일본어로 하였다. 하지만 차례는 한글 자모 순으로 하였다.
이 때문에 총독부 사전은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편찬되다 보니 조선인 사이에도 널리 읽히게 되어, 사실상 일본 한자어가 조선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뒤 1929년부터 조선어학회가 나서서 우리말 사전 편찬 작업에 나섰다. 1929년부터 1942년까지 13년 동안 이뤄졌다. 하지만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일본 경찰에 압수되었다.
이 사전 원고는 해방이 된 1945년 9월 8일(이 날 미군이 인천항으로 들어왔다)에 서울역(당시 경성역) 창고에서 발견되었고, 1957년에야 <큰사전>이 완간된 것이다. 그것이 1999년에 나온 <표준 국어대사전>으로 이어져 오늘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1920년에 나온 조선총독부의 <조선어사전>이든 1938년에 나온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이든, 1957년의 <큰사전>이든 큰 틀에서는 변화가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풀이한 외국어 사전의 경우 이미 일본에서 편찬된 일영사전, 일불사전, 일독사전을 들여와 이름만 한영사전, 한불사전, 한독사전으로 번역하는 수준으로 표지갈이만 하여 나왔다.
일제 강점기부터 1990년대까지 불교서적, 기술서적, 법률서적 등이 토씨만 우리말로 받쳐쓰고는 일본 한자어 그대로 들어온 것과 같다. 지금도 새로 생기는 한자어를 보면 거의 다 일본 한자어를 본딴 것이다. 이런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어 새로운 말이 생기는 걸 보면 그 출처가 일본어인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런데 요즘 AI가 널리 퍼지면서 LLM이 또다시 우리말을 덮치고 있다. 우리가 아직 중국한자어와 일본한자어 그늘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일영사전이나 다름없는 한영사전으로 번역된 거칠고 불편한 글들이 버젓이 모니터에 나타난다.
한국인이 아무리 AI를 이용해도, 그 답은 모두 영어이며, 우리는 이 영어 문장을 번역해서 받는 것이다. 중국제인 딥시크는 중국어로 추론하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요즘 널리 쓰이는 유명 AI는 우리말이나 우리말 문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말로 물으면 그걸 영어로 번역해서 알아듣고, 그런 다음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답하고, 이 영어 답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여 보여준다.
일본 총독부가 만든 <조선어사전>은 자연스럽게 일본 어휘가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머릿속에 스며들도록 했다. 일본어에는 일본인들의 역사, 문화, 관습 따위가 고스란이 녹아 있어, 일제 36년 동안 우리말에 젖어들었다.
말하자면 언어 식민(植民) 사업인데, 실제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중국 한문(조선시대에는 쓰였지만 지금의 중국, 대만에서는 안쓰는)과 일본 한자어가 잔뜩 실려 있다.
2. 우리말을 덮어쓴 한자어, 몽골어, 일본어, 그리고 LLM
우리말은 이미 여러 번의 외국어 덮어쓰기를 당했다.
한자 한문이 들어온 삼국시대에 우리말은 이 한자 한문에 덮어쓰기를 당했다. 지명, 인명을 비롯해 숱한 명사들이 한자로 기록되고, 풀과 나무도 한자어로 뒤바뀌었다.
그런 중에 불교까지 들어오면서 엄청나게 많은 불교 어휘가 산스크리트어가 아닌 한자의 옷을 입고 들어왔다.
또 원나라 속국 시절인 고려 후기, 몽골어와 중앙아시아어가 쏟아져 들어왔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선교사를 통해 성경이 들어오면서 엄청나게 많은 기독교 관련 한자어(천주교회가 한자로 번역한 단어)가 쏟아져 들어왔다.
심지어 1887년 존 로스의 순한글 성경이 인쇄본으로 보급되면서 숱한 기독교 어휘, 그리고 ’조선 지식인들이 쓰던 한문 어휘‘가 휩쓸려 들어왔다. 유교 한자어, 도교 한자어, 불교 한자어에 기독교 한자어까지 뒤섞여 들어온 것이다.
그 다음에는 1920년 조선총독부가 만든 <조선어사전>을 통해 일본어가 엄청나게 들어왔다. 또 일제 시대에 일본을 거쳐 들어온 유럽 여러 어휘가 물밀듯이 들어왔다.
해방 이후에는 미군을 따라들어온 영어 단어가 또 한번 밀물처럼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 AI로 중국고대 한문, 일본 한자어, 일본어 문법으로 뒤덮인 미국식 LLM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3. 이야기를 속삭일 것인가(만연체), 권위를 보여줄 것인가(간결체)
1991년 <소설 토정비결(전3권)> 발표 무렵, 우리 문단은 한 문장이 서너 줄에서 몇 쪽에 이르는 만연체(蔓衍體 ; 느릿느릿 길게 이어지는 글쓰기체, 이문열, 신문사설 따위)가 유행하고 있었다.
특히 역사소설에 자주 쓰이는 한문 문장에 만연체가 많아 문장이 길게 늘어지기 마련인데, 처음으로 10포인트 기준 가로 35자가 한 줄인 국배판(15Cm X 22.5Cm)에서 가능하면 1줄 안에서 끝나는 문장을 많이 썼다. 그러면서 입말로 거의 안쓰는 중국 한자어와 일본 한자어를 우리말로 풀어썼다. 이를 간결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문학 작품 중 처음으로 1권마다 각각 100만권 이상 팔리는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대법원 <2006년 3월 24일 선고 2004도8716 판결>은 무려 2130자나 되는 문장이 나온다. 박태원의 <방란장 주인>은 단편소설인데 딱 한 문장으로 5558자다.
* 그 다음은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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