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박물관 유튜브 채널에 한성 475가 몇주 전에 올라와서 두번 봤습니다. 보고나서 소감을 풀어보자면, 고대 느낌이 강하게 나는 29분 단편영화를 본 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단 갑옷 고증부터 보자면, 종장판주를 착용하고 있는 고구려군과 백제군을 잘 구현했습니다. 원래는 근초고왕에서 고증을 한 백제군은 미비부주를 착용하고 소찰주를 착용하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미비부주는 왜계로 추정되고 소찰주는 가능성이 있긴 한데, 고구려 백제 신라가 공통적으로 착용한 흔적이 보이는 종장판주로 퉁친 거 같기도 합니다.
실제 종장판주 유물들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안나더라고요. 그리고 고백신 삼국의 공통적인 갑옷 찰갑도 잘 구현해서 좋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삼국시대 관모 고증입니다. 흔히 고구려는 고깔 모양의 관모를 착용한다고 중국 사서에서도 적혀있을 정도로 절풍을 많이 착용했습니다. 한성 475는 그걸 적극 반영해서 재현했습니다.
또한 백제 개로왕도 한성백제 시대에 많이 출토되는 관모인 금동관모를 쓰고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완벽한 고증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최소한 고대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고증이었습니다.
또한 살펴볼 것은 대사인데요. 기본적으로 고구려 멸칭인 "박적 놈들", 백제 멸칭인 "백잔" 등부터 시작하여 완벽한 건 아니지만 수준급의 현실 반영을 보여줍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건 이거네요.
바로 고구려 천하관을 암시하는 "아신왕이 내 부친 앞에 무릎 꿇었을 때 고려의 천하로 들어 온 게 아닌가?" 부분입니다. 고구려는 당시 광개토대왕릉비 포함한 금석문들에서 천하의 중심을 자부하고, 아신왕 항복 때는 대놓고 "노객이 되겠다 청하였다." 하면서 천하관을 강조했었습니다. 이 대사는 고구려의 자부심과 천하관을 암시하지 않나 싶네요.
또한 고구려나 백제나 동명왕 자손을 칭했습니다. 물론 시대마다 계보를 설정하는 건 시시각각 차이는 나지만요. 이 부분에서 저는 동명왕 자손 언급 나온 거 보고 자료조사 많이 하셨구나 싶었습니다.
이상으로 한성 475을 본 소감을 마치겠습니다. 왠만한 사극들보다도 더 고대 느낌이 나서 만족했네요. ㅎㅎ
첫댓글 오랜만이에요.^^
저도 유튜브로 참 재밌게 봤어요.
전문가가 아니니 구체적인 이름들은 모르지만 고증이 잘 됐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더라구요.
https://youtu.be/FIibqPbilwM?si=-BWqow-roPQunM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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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요새 활동을 너무 뜸하게 해서 올려볼 소재가 뭐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이거가 먼저 생각이 나더라고요...ㅎㅎ 확실히 유튜브 영상으로 재밌게 봤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