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삼국을 얘기할 때 고구려, 백제, 신라 순으로 말합니다. 이는 고대 국가 성립이나 국가 발전의 순서이기도 하고 국력 순으로 봐도 고구려, 백제, 신라입니다.
김용만 선생님의 말씀대로 고구려 건국 시기에 대해 기원전 3세기나 2세기설은 문제가 있으며 기원전 37년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제 역시 추모왕의 아들인 온조가 남하하여 기원전 18년에 나라를 세웠다는 것은 타당해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라의 건국입니다. 과연 신라가 고구려, 백제보다 앞서 기원전 57년에 나라를 세웠는지 의문입니다. 이를 두고 신라의 후손인 김부식이 (고구려, 백제의 건국 년도는 삼국사기에 정확하게 기술하고) 신라의 건국 년도는 훨씬 앞으로 당겨서 기록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신라를 부각시키기 위해 삼국사기에도 신라 본기를 가장 앞에 기술하고 삼국사기 열전에서도 김유신에 대해서는 엄청난 양을 할애하면서 을지문덕이나 연개소문, 계백에 대해서는 아주 짤막하게 언급하고 넘어간 것을 볼 때 삼국사기는 상당히 편향된 시각에서 기술된 역사서라고 단정지을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신라가 B.C 57년에 세워졌다고 칩시다. 하지만 고구려와 백제는 이미 초기부터 그 영역이나 국력이 상당했습니다. 고구려는 5대 왕인 모본왕 때부터 중원의 태원 일대를 공격할 정도였고 백제 역시 풍납토성의 규모에서 보듯이 초기부터 대단한 국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라는 경주 일대에 국한된 도시 국가 수준의 국력으로 오랫 동안 머물러 있었는데, 기원전 57년이라는 건국 년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신라는 감정적으로 폄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당시 현실에 맞춰서 냉정하게 다시 보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