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언 : 다른 스포츠는 두 번의 찬스, 즉 야구에서는 3진, 테니스에서는 1포인트의 찬스가 있지만 골프에서는 1회의 미스로 모두가 끝난다.- 토미 아머-
골프를 보면 볼수록 인생을 생각하고 인생을 보면 볼수록 골프를 생각게 한다. - 헨리 롱허스트 -
2.에피소드
♣. 골프 애호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Golf" 비화
2004년 4.15 총선 패배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칩거하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2년 반 만에 TV에 얼굴을 드러냈다. 골프 전문채널인 J골프의 '윤은기의 포브스 골프'에서다.
80세의 노정객 JP는 43년 동안 함께한 골프에 대한 철학과 에피소드를 주로 얘기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간을 갈랐고, 600여 년 된 한국 수도도 갈라놨다.
정치를 하진 않겠지만 지금 정치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좋은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적극 돕겠다"는 말도 했다.
JP는 "내가 한국 골프를 지켜냈다"고 주장했다. 1961년 군부가 당시 유일한 골프장인
서울컨트리클럽(현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불도저로 밀고 콩을 심어야 한다고 결의했을 때
JP는 "외국 손님이 올 때를 대비해서라도 필요하다"며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설득해
코스를 유지시켰다고 했다. JP는 파는 0, 보기는 1, 더블보기는 2로 기재하는
한국식 스코어카드 표기법도 자신이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잘 치면 70대, 못 치면 80대 타수를 기록한다고 말했다. 2언더파 70타가 최저타며
지난달 뉴코리아 골프장에서 기록한 73타 스코어카드도 공개했다. 프로선수들도 어렵다는
'에이지 슈트(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치는 것)'를 밥 먹듯 한다는 얘기다.
'JP 골프는 멀리건(벌타 없이 다시 치는 것)투성이' 라는 소문에 대해 확인해 봤다.
JP의 라운드를 촬영한 J골프 정성태 PD는 "3홀을 찍었는데 러프에 들어간 공을 캐디가
근처 페어웨이로 옮겨 놓기는 했지만 멀리건은 없었고 끝까지 홀아웃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총재는 버디, 파, 보기를 기록했다. JP는 역대 대통령의 골프에 대해 얘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민소득 300 달러가 될 때까지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하더니
60년대 후반 목표를 달성하자 공을 쳤다"고 했다.
라운드 중에는 과묵했고 실력은 보기 플레이 정도였으며 끝나고 사이다에 막걸리를
섞어 마시는 '막사'를 즐겼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그린에 올라가 1퍼트만 하고
그만두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JP는 "역대 대통령 중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골프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
80대 중반을 쳤으며 특히 우드를 잘 친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3당 통합하면서
한 번 골프장에서 만났는데 기자들이 따라오는 바람에 긴장한 김 전 대통령이
스윙하다가 넘어진 일화도 소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프로들한테 제대로 레슨을 받아 스윙이 깨끗하고 곧잘 치는 편이었으나
오히려 권양숙 여사가 더 잘 치는 것 같더라고 했다.
JP는 "나는 티샷보다는 3번 우드로 치는 두 번째 샷이 더 멀리 나간다.
대통령 욕심 없는 2인자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우파다. "(우파라서 그런지)
볼도 훅(왼쪽)은 나지 않고 슬라이스(오른쪽)만 난다"고 했다.
그는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은 골프 매너가 좋고 안양 골프장에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는 등
한국 골프문화를 확립했다"며 '존경하는 골퍼'로 꼽았다. 반대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기업인들과 내기 골프를 하면서 돈을 잃으면 다음 홀에서 액수를 두 배씩 올려 결국 돈을 따거나
그래도 안 되면 16번 홀쯤에서 '대통령이 부른다'고 하며 도망쳤다고 기억했다.
“역대 대통령 중 골프 최고 고수는 노태우 전대통령이다.”
김전총재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중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친 사람은 노태우 전대통령이다.
요즘은 건강이 나빠져 골프를 치지 않지만 노전대통령의 핸디는 12 정도였다.
골프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박정희 전대통령도 골프를 즐겼다.
뉴코리아나·한양클럽에서 ‘막사이다’(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마시는 술이름)를 마시며,
잠시 골치아픈 일에서 벗어나 골프장의 초원을 걷는 일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 핸디는 18 정도.
그러나 박전대통령은 골프를 재미있는 운동으로 생각하기는 했지만 국민소득이
300달러를 넘을 때까지는 칠 생각이 없다며,
주변의 권유를 물리치다가 1960년 후반에서야 처음으로 클럽을 잡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핸디가 얼마인지 잘 모르겠지만, 폼 하나만은 제대로 배운 자세라는 게
김전총재의 설명이다. 그
는 또 노대통령보다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더 잘 친다는 소문이 나 있다고 귀띔했다.
김전총재는 김영삼 전대통령과 골프의 ‘악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민정당·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통합을 위한 교섭을 벌일 당시 골프를 친 적이 있는데,
그때 카메라맨들 때문에 긴장했는지 김전대통령이 크게 스윙하다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는 것.
그러자 주변에서 폭소가 터졌고, 그후 김전대통령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빌 클린턴 전미국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미국 측이 골프를 치자고 하는 것을
김전대통령이 새벽 조깅으로 바꿨다는 뒷얘기도 들려줬다.
핸디가 6이었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얘기도 재미있다. 그는 인도어에서
몰래 6개월 동안 전속 프로로부터 훈련받고 필드에 처음 나와 80타를 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쌍용 김성곤씨, 신진자동차 김창원 사장과 다른 한 사람은 그때그때 교대하며 어울렸는데
김부장은 누구하고 치든 항상 이기는 골프만 쳤다. 내기를 하다가 지면
따블, 따따블을 부르고는 도저히 회복이 안될 지경이 되면 ‘청와대에서
긴급히 들어오라고 한다’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던 것. 물론 이길 경우에는
다음날 비서가 세 사람을 찾아가 어김없이 수금을 했다.
김전총재는 또 재벌총수 중에서 고 이병철 삼성그룹회장의 ‘심술’을 깊이 회상했다.
당시 안양골프장에 모이는 수요회 멤버가 있었다. 회장격인 이병철 회장,
상양사 김용완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봉재 회장, 신현확 전총리, 교보 창시자 신용호 회장, 장기영 부총리와 김전총재였다.
이회장은 이중 유독 김봉재 회장을 ‘만만하게’ 봤다. 키가 작은 김회장이
또박또박 3온1퍼터, 4온1퍼터를 치는 게 얄밉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회장은 가끔 김회장을 골려줬다. 직원들에게 지시해 어느날 갑자기 어프로치가 불가능하게 벙커 높이를 높여 놓는가 하면, T샷이 떨어질 만한 자리를 파놓고, 김회장이 좋아하는 앵두나무를 뿌리째 없애기도 했다. 한편 마치 검도를 하는 듯한 독특한 골프 스윙을 하는 김전총재는 5·16쿠데타 이후 처음 골프채를 잡은 뒤 40년 넘게 골프를 벗삼아 현재 70대 스코어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민용 기자 http://blog.daum.net/hde0024/5102961
“난 좌익 싫어 골프 쳐도 훅은 없다”
http://blog.naver.com/junyc438/30005884896
“머릿속이 좌익이면 공도 왼쪽으로, 우익이면 공도 오른쪽으로 간다”
JP가 해외 여행 중에 즐긴 골프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그가 미국 보스턴을 방문했을 때의 에피소드다. 어느날 일정에도 없이 시간을 내 고(故) 존 F 케네디 생가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갑자가 방문하는 바람에 여의치 않아 그의 생가를 직접 둘러보지는 못했다.
먼발치에서만 보고 되돌아 나와야 했다. 케네디 생가 방문을 허탕치고 돌아오는 길에 일행은 인근 골프장에 가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케네디 생가 근처에는 정말 멋있는 골프장이 있었다.
JP는 아직도 그의 추억 속에 ‘하이아니스 골프장’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골프장도 역시 예약하지 않고 불쑥 찾아간 탓에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다. 다른 사람의 예약이 취소돼 빈 자리가 나와야 칠 수 있는 이른바 ‘대기 순번’이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원칙이 잘 지켜지는 사회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기회가 동등하다. 아무리 직위가 높아도 ‘기회의 평등’ 원칙을 어기지는 못한다. 특히 고급 골프장 등에서는 이런 원칙이 더 철저하게 지켜진다. 물론 일행 중 장애인 등이 있을 때는 최우선적으로 서로 양보해 주는 문화다.
JP가 아무리 한국에서 고관대작이라도 미국땅에서까지 통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일행은 한참을 더 클럽하우스에서 지루하게 기다려야 했다. 언제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는 게 골프장 측의 반복된 설명이다.
그런데 당시 일행 중에는 총영사도 끼여 있었다. 그 골프장에서는 이른바 ‘한국의 총영사 빽’도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난감해 하던 총영사에게 JP가 귀띔을 해줬다.
“여보게. 미국이 아무리 원칙대로 한다고 해도 아마 팁은 통할걸세. 더도 말고 적당히 집어줘 보게 아마도 효력이 있을걸세.”
총영사는 JP의 귀띔대로 경기 진행 마스터에게 슬그머니 얼마를 집어줬다고 한다. 돈의 효력은 역시 컸다. 골프장 직원은 잠시 뒤 ‘빈 자리가 났으니 이제 치셔도 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JP는 그날 골프를 치면서 일행에게 “그것 보게나. 미국도 돈의 효력이 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웃으면서 회고했다. 한 나라의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이런 솔직한 얘기를 꺼내놓기는 쉽지 않다.
일부에서 손가락질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굳이 이런 뒷얘기를 들려주는 이유가 있다. JP는 우리 민족성을 보면 ‘자신을 너무 비하하는 잘못된 사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극히 차별된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나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골프도 원칙을 잘 지켜야 하는 운동이다. 누가 보건 말건 스스로 규칙을 준수하는 신사운동인 셈이다. 그런데도 예외적으로 서로 눈을 감아주는 일이 있다.
바로 멀리건이다. 멀리건이란 티오프 때 공을 잘못 쳤을 경우 한 번 더 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는 것이다.
JP는 골프의 구력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요즘 멀리건을 받을 일은 거의 없다.
그가 티오프 할 때를 지켜보면 드라이버로 친 공이 반듯하게 하늘을 가르면서 나간다. 어쩌다가 공이 휘어진다 싶으면 반드시 오른쪽으로 약간 휘는 정도의 슬라이스만이 있을 뿐이다.
JP의 말이 재미있다.
“나는 좌익이 너무 싫어요. 그래서 공을 쳐도 언제나 슬라이스(공이 오른쪽으로 휘어 날아가는 것)를 내죠. 절대로 훅(왼쪽으로 휘어 날아가는 것)은 안 내요.”
실제로 그는 기자와 골프를 치는 동안 훅을 한 번도 내지 않았다. 동행한 다른 사람이 훅을 낼 때마다 “내 공은 잘못 쳐도 오른쪽으로 가는데, 여기는 왜 훅일까”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골프는 머리로 치는 운동”이라고도 정의했다. 즉, 생각하면서 치는 운동이라는 것이다. “머릿속이 좌익이면 골프공도 왼쪽으로 가고(훅), 머릿속이 우익이면 골프공도 오른쪽으로 간다(슬라이스)는 얘기다. 묘하지. 허허….”
JP는 이 대목에서 잠시 고 박정희 대통령을 회고했다.
“박 대통령은 정확하신 분이었는데… 그와 함께 라운드할 때 보면 18홀 내내 공을 반듯하게 맞히는 스타일이었어요.
농담 한마디 하면 박 대통령은 선탠 크림을 많이 발랐어요. (피부가 까무잡잡해) 바르나 마나였는데도 그랬어요. (웃음) 나는 이렇게 긴팔 티셔츠를 입고, 양손에는 장갑을 꼭 끼고 골프를 해요. 손등이 까맣게 타면 남들이 ‘만날 골프만 치는 자’라고 쑥덕거려서 그래요.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서 오른쪽 손에도 장갑을 끼고 치는 거지요.”
기자가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박 대통령과 같이 JP도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 스타일이었다. 공이 빗나가는 일이 거의 없어 멀리건을 받을 일이 없다. 슬라이스를 낸다고 그는 말했지만 사실은 반듯했다.
그는 요즘 공의 비거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자주 말한다. 나이를 먹다 보니 공이 멀리 안 나간다고 불평을 했다(젊었을 때는 드라이버로 250야드 이상을 날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골프 비거리를 좀 더 내보겠다는 욕심은 아직도 많은 것처럼 보였다. 그는 티오프를 한 뒤 양해를 구하고 한 번 더 치기도 했다. 이른바 ‘JP 멀리건’인 셈이다.
뒤팀이 멀리 있으면 어떤 때는 헌 공을 꺼내서 몇 개를 필드에서 연습하듯 연거푸 치고 나갈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햐아-, 거리가, 거리가… 영…” 하는 아쉬움의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런 뒤 그는 미국 빌 클린턴의 골프 얘기를 소개했다.
“‘빌리건’이라고 아세요. 클린턴과 멀리건의 합성어죠. 클린턴은 마음에 들 때까지 몇 개든 치고서야 걷기 시작한다고 해요. 그래서 빌리건이란 별명이 붙었지요.” 그는 클린턴의 골프 매너 얘기를 하면서 사뭇 즐거워 했다. JP는 “나이를 먹은 뒤로는 골프 매너나 에티켓 등을 별로 따지지 않게 됐다”고 한다.
“어떤 노인네를 보면 골프 매너를 참 엄격하게 따져요. 그렇게 피곤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에요. 나이가 들면 골프는 그저 즐겨야 해요. 늙어서까지 대쪽같이 원칙과 규칙만을 따지다 보면 허리 다치기가 일쑤지요. 노인들은 뼈가 굳거든요. 나는 지금 아이언을 별로 치지 않아요. 더구나 공이 벙커에 들어가면 그냥 꺼내서 치죠. 오래전에 벙커에서 공을 치다가 허리를 다친 뒤로는 그런 곳에서는 플레이를 하지 않죠. 삶이라는 게 다 그래요.”
사실 그는 우드와 6, 7, 8, 9,10,11번 아이언으로 라운드를 하고 있다. JP는 규칙대로 골프를 친다기보다 잔디밭에서 인생을 즐기는 듯했다.
“골프는 슬로예요. 플레이할 때만 빨리 하는 거고요.”
그는 ‘Slow golf Play fast!’라고 했다.
한편 그는 ‘퍼팅론’을 펴기도 한다.
“퍼팅을 할 때는 라인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즉각 쳐야 해요. 잘해보겠다고 좀 더, 좀 더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흐트러지죠. 맨 처음에 읽은 라인이 정확한 거예요. 또 퍼팅은 거리를 짧게 치면 안 돼요. 공이 홀을 지나가게 쳐야 들어가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닙니까. 일본 후지산 산록에 있는 어느 골프장에는 현관 입구에 ‘지나치게 꼬누면 안 들어간다’고 하는 격언이 걸려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