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0 월 17:00 중랑천 싸이클 11 km
오전에 몇가지 일을 보고, 서울 나가 친구와 점심 먹고 들어 왔는데 뭔가 허전하다.
결국 싸이클 바퀴에 바람을 보충하고 중랑천으로 나갔다.
9월 들어 5번째 라이딩인데 4월 이후 가장 많이 싸이클을 탄 달이 된다.
멀리는 못 가지만 남들처럼 시원한 바람 일으키며 스피드도 올려보고, 하동교 다리 밑 맑은 냇물에서 송사리 노는 모습도
들여다 보고, 파란 하늘도 쳐다보면서 여유를 즐겼다.
나는 30년 전 부실하던 나의 건강을 감기도 안 걸리게 회복시켜준 싸이클에 애착이 크다.
내것이어서 편파적인지 몰라도 구식 정통 銀輪 싸이클이 지금 신제품보다 스마트하고 싸이클답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도 곱게 방안에 모셔놓고 잘 관리하고 나 혼자만 이용할 생각이다.
싸이클-등산-마라톤을 해왔으나 언젠가는 다시 싸이클로 순환하게 될 것이다.
늙어 싸이클도 어려우면 그냥 가보로 남을 것이고....
9/29 일 09:30 가평종합운동장 42 (월362.연2830)
가평자라섬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2:10 (번호40211.풀221회.남109등.우중주.좋은날씨.안걷고달림)
몸상태가 안좋아 걱정이지만 투자금 2만원도 아깝고 이번주 그냥 넘기기 아쉬워 완주나 하자고 참가했다.
약간의 늦잠 때문에 허둥대기도 했지만 메모지에 회룡역 전철시간과 상봉역 경춘 전철시간을 적어서 외워 왔는데
이상하게 시간을 착각했고 2마리의 전철이 꼭 내가 도착하기 직전에 출발하여 초조한 기다림을 자초했다.
특히 상봉역은 07:49 전철을 타야 늦지 않는데 08:00로 착각하여 08:23에 출발하는 다음 차를 탈 수밖에 없었고 가평역에는
09:10 경에 지각 도착하게 되었다. 큰일 났고 완전 비상사태를 맞았다.
가평역 계단을 뛰어내려와 화장실 보고, 또 뛰어서 택시타고, 택시 안에서 달리기 복장으로 갈아입고, 운동장 앞에 내려
배낭지고 달려가서 물품보관을 마치니 09:23이 된다. 정신없이 몇몇 사람 인사하면서 몸풀기하면서 출발선에 섰다.
내가 이렇게 동작 빠르게, 가평역 도착 13분만에 출발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09;30 출발이다.
오늘은 레이스에 자신이 없어 제일 뒤에서 출발하여 천천히 키로당 6분 속도로 대열을 따라가고 있다.
집에서 부터 내리는 비는 아직도 그치지 않고 계속 조용조용히 내리고 있고 이정도는 축복의 비로 생각된다.
자라섬을 도는 약 5키로는 흙길인데 빗물이 고여 더러운 흙탕물 때문에 아주 고역이다.
이리저리 잘 비켜려고 해도 순간적으로 흙탕물을 밟게 되고 사방에서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름답고 째즈의 선율이 흐른다는 자라섬이 오늘은 밉다.
자라섬을 통과하여 10키로부터 18.5키로(가평-상천-청평 조종천) 1차반환까지는 경춘선 폐철로를 포장하여 최근 자전거길로
개통한 길이다. 질 좋은 아스팔트로 깐 포장길이 다른 지방의 거친 자전거길보다 부드럽고 단단해 보인다.
호젓한 산간을 통과하기 때문에 공기 좋고 경치도 그만이다
이 구간에 들어서면서 이상하게 속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앞 사람을 추월하는 일이 벌어진다.
다시 가평시내로 들어와 30키로 부터는 북한강 강변을 따라가다 춘성대교 지나 36키로에서 반환하는데 이 구간은
몸이 지친 상태여서 더 그렇겠지만 조그만 언덕이 여러번 반복되고 굉장히 힘들다.
언덕마다 오리걸음과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며 걷지말고 완주하자를 다짐해 보지만 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40분대를 할 수도 있겠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마지막 가평종합운동장 올라가는 300여 m는 사람 잡는 언덕길이다. 무슨 운동장을 산비탈에 만들었지?
운동장에 들어서니 100 m도 안되는 가까운 곳에 골인아치가 서있다.
멋지게 골인할 생각이었는데 순간 달리기로 싱겁게 끝났다.
골인 후 운동장 실내 샤워실에서 찬물 샤워를 하니 피로가 좀 풀리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바로 기록증 받아들고 먹거리 코너에 가서 막걸리 한잔에 잔치국수 곱배기를 먹으니 배도 부르다.
대기중인 셔틀을 타고 가평역에 와서 경춘전철에 오르니 사르르 잠이 쏟아진다.
우리집에 들어오니 오후 4시 20분, 오늘 마라톤을 상황 종료한다.
오늘은 생각보다 잘 뛴 것 같다(기록이 아니고 내용). 특히 10키로 이후 남들한테 거의 추월당하지 않고 추월만 한 것은
기특하다. 초반 너무 느리게 뛴 것이 득이 됐는지 해가 됐는지 모르겠으나 평소 꾸준히 달렸기 때문에 생각은 힘들다 해도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것 같다. 특히 작년의 북한강 강변 험한 언덕코스를 완만한 언덕의 자전거길로 바꿨고 날씨가 시원
해서 서브4가 가능했던 것 같다.
9월은 이렇게 5회 완주, 주거리 362 키로로 마감하고 내일은 쉬고 10월에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9/27 금 14:30 헬스 8 (월320.연2788)
가평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엉망이어서 걱정된다.
화요일 대취했지, 어제도 동창회에서 상당히 마셨지, 내일은 고향 친구들 모임에서 소양댐을 가기로 했으니 계속되는
음주와 피로를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
좋은 컨디션으로 마라톤 나가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내가 요새 너무 무식하게 살고 있다.
어떻게 하~나? 나미의 노래도 부를 줄 모르고...
9/26 목 16:20 헬스 9 (월312.연2780)
시간이 없어 짧게 끝낸다.
시내 볼 일 좀 보고 들어왔는데 6시 동창 모임에 가야 하고 오늘 운동을 빼먹게 되므로 자투리 시간을 이용했다.
무슨 일이든지 꾸준히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여간 짧지만 오늘 할 일을 해서 됐다.
9/24 화 10:00 여의도 20 (월303.연2771)
오늘은 한강달 정기모임일로 한달에 한번 나가는 날이어서 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참석했다.
내가 제대로 못 나가니 할 말이 없지만 많은 회원이 특별한 이유없이 불참하고 5명만 참석한 것은 그렇다.
비가 내리고 천둥번개도 예보되어 달리기를 생략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범탕 평상에 누워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박선배님이 들어오시더니 전혀 주저없이 뛰러 나가자고 하신다. 그러면서 오늘은 20키로를 하신다고...
나는 몸상태가 안 좋아 12키로만 뛸 생각이었는데 어쩔 수 없는 동반주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연습주가 장난이 아니다. 키로당 5:30로 대회주 수준이다. 따라가기 힘들다. 이것이 훈련임을 실천으로 보이신다.
억지로 따라갔는데 성수대교 10키로에서 반환하고는 정말로 힘들고 15키로 부터 뒤로 쳐지고 걷기를 시작했다.
한강달 정모에서 20키로 달린 것도 처음이고 항상 노닥거리며 달렸는데 이렇게 빡쎄게 달린 것도 처음이다.
하여간 박선배님 덕분에 잘 뛰었고 본의 아니게 월 300을 조기 초과하는 성과를 올렸다.
목욕 후 흑돈가에서 1차, 허브에서 2차를 하고 또 어디를 가고 했는데 기억이 없다.
이제 체력도 약하고 술을 절제해야 되는데 항상 마음뿐이고 실천이 안된다.
재미 없지만 금주 선언을 할까 고심중이다.
9/23 월 17:20 헬스 11 (월283.연2751)
오늘도 헬스장에서 땀 몽땅 흘리고 왔다.
밖은 가을인데 이곳 더위는 한여름과 똑같다.
잘 먹고도 땀을 너무 빼니 그렇찮아도 작은 얼굴이 꾀죄죄하고 힘없고 늙어 보이게 마련이다.
나는 남들과 함께 등산 달리기 술먹기를 해봐야 만 인정받는 사람이다.
나는 별난 사람인가? 평범한 사람인가?
또 옆으로 센다.
9/22 일 18:00 중랑 11 (월272.연2740)
오늘은 서울에 가서 하루종일 일을 보고 오후 늦게야 중랑천으로 나가 달렸다.
해저문 하늘에 흰구름이 띠를 만들고 선선한 바람이 있어 전형적인 초가을밤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로 자전거길을 가득 메우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강아지도 무척 많이 데리고 나왔다.
사람들이 걸리적거려 달리기에 불편하지만 가슴은 후련하다.
오랜 더위에 쌓였던 짜증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기분이다.
오늘같은 날 컨디션만 좋으면 맘껏 달리고 싶은데 아직 피로가 남아있어 참기로 하고 노원교에서 반환했다.
중랑천길게 맛들이게 되면 헬스장이 싫어질 수 있는데...
그래도 걱정할 일은 아니다.
9/21 토 15:00 헬스 11 (월261.연2729). 중랑천 싸이클 13km
점심 먹고 싸이클로 도봉구청을 다녀오고 바로 헬스장으로 갔다.
헬스장도 추석연휴 3일간 휴무하고 오늘 문을 열었으나 추석명절 흔적은 아무것도 없다.
명절을 느끼는 곳은 고속도로 뿐인 것 같다.
이북이 또 땡깡을 부린다.
너무 고분고분하여 참 의아했는데 역시나 이다.
몇년 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반가워서 울고불고 난리치던 북한 가족이 그쪽 기관원의 쪽지를 보고는 갑자기
정색을 하고 김정일 동지 찬양만 늘어놓는 장면을 보고 한숨지었던 기억이 난다.
곧 돌아가시게 생긴 노인들이 뭐가 무서워 울지도 못하는지 우리들 상식으로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저놈의 집단은 꼭대기에서 밑에까지 명령만 있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구조로 굳어져 버렸다.
작은 것에서 부터 국제관계에 이르기 까지 체제보전 차원의 손익만 있고 국가이익, 신뢰, 국민의 자유와 생명, 자존심 등
인류의 중요한 가치들은 항상 버릴 수 있는 집단이다.
저쪽도 우리 민족임을 부인할 수 없으니 이젠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아무리 잘하는 것이 있다 해도 민족의 자랑은 될 수 없다.
우리는 부끄러운 민족임을 인정하고 그냥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족해야 한다.
하긴 우리도 이미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되었으니 민족을 논할 처지도 아니다.
누가 죽더라도 국민을 살려야 하는 것이 정부인데 체제를 위해 그럴만한 명분도 없이 혈육의 정을 가지고 장난치다니...
골이 텅 빈 망할 작자들이다.
9/20 금 16:30 중랑 7 (월250.연2718)
어제 추석 차례 지낸 후 광주 처갓집에 내려갔다가 오늘 올라왔다.
어제는 운전하고 내려가면서 8시간 걸렀는데 오늘은 4시간 만인 12시에 집에 들어왔다. 운전이 힘들고 무섭다.
어제밤 처남 동서들 하고 얼큰하게 취했더니 마라톤대회-장시간운전-과음이 짬뽕되어 온 몸뚱이가 아프고 축 늘어졌다.
장인님이 많이 안 좋으신데 평소에는 매점 일로 시간 만들기가 어렵고 학원 휴무일에 맞추다 보니 무리를 감수해야 했다.
이런 과사용을 하고도 병나지 않는 내몸이 스스로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집에 와서 낮잠도 자고 스트레칭도 했으나 피곤이 풀리지 않아 중랑천으로 나가 살짝 땀을 빼고 왔다.
몸이 무거울 때 사우나 휴식 수면 등 여러 회복요법이 있겠지만 나한테는 운동요법이 가장 잘 듣는 것 같다.
이제 추석명절이란 무게를 내려놓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시 시작한다.
9/18 수 07:00 신도림역 42 (월243.연2711)
공원사랑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48:26 (번호7086.풀220회.날씨좋음.안걷고뜀)
내일이 추석이어서 오후에는 집안 일을 도우려고 7시 출발을 생각하게 되었다.
4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전철타고 대회장인 신도림역 아래로 내려갔더니 06:40 이다.
벌써 30여 명의 주자들이 와서 출발 준비에 바쁘다.
이젠 8시 공식 출발자보다 7시 비공식 출발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스트레칭 등 식전행사 없이 7시 땡하면서 그냥 출발한다.
지난 대회 후 4일만에 뛰기 때문에 다리가 뻐근하여 억지로 달리다가 7.5키로 급수대에서 스트레칭하는데 수마클 윤상현이
추월해 간다. 그리 빠른 편이 아니어서 약 18키로까지 함께 뛰다가 너무 힘들어 뒤로 쳐졌다.
그래도 하프 골인 1:49 이어서 최근들어 가장 빠르게 들어왔고, 후반전은 2시간 이내로만 들어오면 40분대 기록이 가능할 것
같아 한번 시도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후반전도 비교적 잘 갔는데 28.5 키로 급수대부터 힘들어진다.
별수없이 속도를 줄이고 급수대마다 스트레칭에 공을 들이고 중간에 힘들면 오리걸음으로 풀어주며 달리고 또 달린다.
38키로 급수대를 지나고는 정말로 걷고 싶은데 40분대 골인이 아슬아슬해서 걸을 수가 없으니 죽을 지경이다.
나한테 이런 기회가 자주 있는 것도 아니어서 20분만 더 버티기로 하고 걷기를 체념하니 그런대로 속도가 살아있다.
힘들게 골인하니 3:48분! 금년 4번째 40분대 기록이다.
요새는 늙어 힘이 없으니 이 정도만 나와도 큰일이나 한 것처럼 기분이 좋다.
골인 후 컵라면 하나 먹고 오늘 300회를 뛰는 100회클럽 김정의(8시 출발자)를 기다리다가 못 보고 왔다.
오늘 주로에서 만날 때마다 식사하고 가라고 소리를 질러서 축하 악수라도 하려고 했는데 미안하게 되었다.
(김정의 님! 만날 때마다 깍듯이 예의로 갖추고 잘 챙겨주고 야무져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300회 완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아침 날씨가 시원한 편이고, 햇볕이 강했으나 도림천 교각 그늘을 달렸고, 기온이 올라가는 11시 이전에 골인하게
되어 더위의 영향을 덜 받은 것 같다. 4일만에 뛰는 대회여서 피로와 발상태가 걱정이었는데 무사히 깜짝 한 건 올렸다.
(내일이 추석이네요. 회장님을 비롯 모든 회원님들! 가족들과 함께 풍성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9/16 월 10:00 헬스 7 (월201.연2669)
이번 주는 추석명절이 있어 정상적인 달리기생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례지내고 광주에 다녀오면 너무 피곤해서 주말 대회는 어려울 것 같고 그 대신 9/18 대회를 뛸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오늘 짧게 달렸는데도 발가락 뒤꿈치 등 벗겨진 부분이 아직 덜 아물어서 아프고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는데 이젠 그 뜻이 공식적인 관광여행 기간으로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를 있게 해주신 조상숭배 정신이 퇴색되고 계속 이런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3일간의 명절 휴무는 재고해야 한다.
귀성이 아니라 여행으로 길이 막히고 관광지에서 합동제사 지내는 꼴 사나운 광경이 보도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럴려면 마니산 참성단이나 태백산 천제단에서 대통령이 절하는 의식으로 끝내면 될 일 아닌가!
추석을 없애고 개천절 날에...
9/14 토 08:00 신도림역 42 (월194.연2662)
공원사랑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4:18:38 (번호7057.풀219회.우중주.많이걸음)
대회 참가를 위해 신경을 쓰다보니 4시에 눈을 떴고 1시간만 더 자려고 했는데 6시 10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완전 비상이다. 06:04, 또는 06:15 전철을 타야 하는데 도저히 불가능한 시간이어서 내 정신이 아니다.
세수도 못하고 서둘러 화장실 보고 회룡역에서 김밥 한줄 사들고 막 뛰었으나 결국 06:35 전철을 탔고 07:50 대회장에
도착하는 상황이 되었다.
남들은 출발준비 스트레칭하고 있는데 접수하고 배낭 맡기기에 시간이 촉박하여 복사골클럽 이청규와 둘이서 08:10에 출발
하기로 하고 잠시 여유를 가졌다.
아무도 없이 둘이서 출발하는 일이 지난 주 철원대회에 이어 2번째다. 보통은 있을 수 없는 이상한 일이 연속되다니...
오늘은 집에서 나올 때부터 비를 맞았는데 전혀 그칠 기미가 없고 마음속으로는 금년 처음으로 진짜 우중주를 하게 되어
잘 뛸 것 같은 기대를 가지고 천천히 출발한다.
대회 운영진은 도림천의 갑작스런 수위 상승을 우려해 안양천 코스로 변경시켰고 자전거도 산책인도 없는 고요한 안양천을
따라 물장구를 치며 달린다. 약 3키로 부터 함께 뛰던 왕년의 서브3 주자인 이청규가 속도를 늦추면서 풀코스 전 구간 홀로
뛰기가 시작된다. 어떤 곳에선 세찬 빗방울을 맞아 살이 따끔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잘 뛸 것으로 생각한 우중주가 묘하게 속도가 없고 상당히 힘만 든다.
목요일 동기모임에서 1병 마시고 연속 상가집에서 1잔 한 것이 문제인지, 어제밤 숙면을 못한 것이 문제인지, 아침에 너무
허둥댄 것이 문제인지 감을 못 잡겠고 한참동안 이유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결론은 부실한 몸관리가 문제인 것 같다.
1:57 분에 하프 골인하고는 희망이 사라져 즉각 서브4를 포기한다. 그리고 26키로 급수대부터 걷다뛰다를 시작한다.
오랜만의 우중주인데 서브4를 포기하는 것이 기분도 나쁘다. 또 후반전 10시부터는 비도 안 내리고 습도도 높고 체력은
떨어지니 아무 생각없이 제한시간 내 완주만 하면 된다고 체념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의욕이 없어지니 급수대마다 먹고 마시는 일에 열중하게 되어 배만 출렁거린다.
많은 걷다뛰다 끝에 다시 신도림역에 왔고 오늘의 고난도 끝이 났다.
골인 후 컵라면 1개 먹고 인근 테크노마트 식당가에서 유병원과 둘이 얼큰하게 소맥을 마시고 전철을 탔다.
귀가 후 한참 있다가 딸 사위 손주가 와서 고기 굽고 와인 몇잔 마시고 하루를 마감했다.
오늘 장시간 물먹은 신발로 달렸더니 발바닥 발가락 뒤꿈치 등 여러 곳에 물집이 생기고 벗겨졌다.
오늘은 부작용만 있고 아무 실효성이 없는 우중 마라톤을 했다.
그래도 기록증 1장은 큰 수확이다.
9/12 목 06:40 헬스 7 (월152.연2620)
짧게 뛰고 주간 연습을 마감한다.
1주일이 이렇게 빠르니 1년이 금방이고 10년도 금방일 것 아닌가?
마라톤 때문에 세월이 빠르다면 마라톤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동사무소 교육프로그램을 컴퓨터나 생활영어로 바꾸고 싶은데 고민이 많다.
1년 넘게 한문서예반 반원들과 공부하면서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제는 공부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다 차마 말을 못하고 왔다.
김정덕은 절대 중간에 그만둘 사람이 아니다고 믿고 있는데 어떻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겠는가?
내가 이런 일로 고민하게 될 줄은 미쳐 생각을 못했다. 정말 고민된다.
9/11 수 05:50 헬스 11 (월145.연2613)
어두운 새벽길 우산을 쓰고 헬스장에 들어갔다.
먼저 온 6~7명이 거의 아는 얼굴, 수년간 변함없이 새벽운동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내가 운동 강도는 높은 편이지만 규칙적이고 꾸준함은 그들한테서 배워야 한다.
가을을 느낀지 몇일이나 됐다고 벌써 발바닥 각질이 많아지고 있다.
양말속 신발속에 있는 발이 어떻게 계절을 알아차리고 겨울채비를 하는지 내 발은 참 영리하다.
지금부터 내년 5월까지는 각질 때문에 귀찮은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큰일이다.
나이 먹으면 기운이 없어지니 각질도 없어지면 안되나?
어제 전두환의 항복을 지켜봤다.
잠시 살다가 사그라질 티끌같은 인간이 저지른 탐욕의 끝을 보느라니 짠한 마음이 생긴다.
한편 군사정권의 칼버람에 찍 소리도 못하고 동조자가 된 최규하를 비롯 고위 공직자 판검사 군인 교수 등 쓸개빠진 인간들의
모습이 상상된다. 아랫 사람한테는 그토록 엄하고 자존심이 쎈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안전을 위해 불법임을 뻔히 알면서도
강자다 싶으면 금방 굽실대는 대한민국 인재들의 모습이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해서 대통령이 육군 소장한테 "살려줍쇼, 내놓겠습니다" 하면 되겠는가? "나 죽여라" 하고 죽어야지...
일본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선 자결하던데...
아마 지금 쿠테타가 일어난다면 이런 국민성 때문에 또 성공할 확률이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언제라도 양심과 자존을 버릴 수 있는 이상한 능력의 소유자가 출세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국가 세금으로 조폭을 키우고 조폭의 통치를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전두환은 지금도 나는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고 나처럼 똑똑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 성질이 많이 날 것이고...
그래도 능글능글한 노태우보다 건강하니 하느님의 가호는 아무나 가지면 되는 가호인가?
9/10 화 07:00 헬스 11 (월134.연2602)
다시 한 주를 시작한다.
아직도 실내는 덥고 땀을 많이 흘렀다. 땀! 땀!
9/8 일 08:30 철원 고석정 42 (월123.연2591)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8:08 (번호10570.풀218회.힘들었음)
철원대회 참가를 위해 6시 의정부역 앞 셔틀에 올랐더니 아는 사람이 여러명 있다.
좌석이 만차로 공지되었는데 빈자리가 많은 상태로 06:08에 출발하고 정확히 1시간만에 철원 고석정 대회장에 도착시킨다.
한가롭던 고석정 유원지는 마라톤 때문에 난리가 났다.
수천명의 참가자와 대회 관계자 자봉 각종 음향기기가 북새통을 이루고 여기가 사람 사는 세상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나는 9시 출발 선입관을 가지고 느긋하게 회원들을 찾으러 돌아다니는데 08:30 갑자기 불꽃 쏘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바로 풀코스 출발 신호였는데 미쳐 몰랐고 약 3분 늦게 나 홀로 출발하는 우를 범했다. - 바보!
그렇다고 빨리 뛰면 큰일 나겠고 내 페이스를 지키며 달리고 있는데 약 2키로 쯤에서 후미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5키로에서는 동반주하는 수마클 윤상현 손문희 씨를 만나 인사 나누고 앞서 갔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정진우님도 함께 있었다고 하는데 눈이 나빠 몰라봐서 미안합니다)
철원대회는 여러번 뛰었지만 항상 고생을 많이 했다. 22키로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길이 힘을 다 빼버리고 해마다 너무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날씨가 비교적 시원하고 나도 후반 걷지 않으려고 천천히를 주문하며 달리고 있다.
그러나 11시가 넘으면서 많이 더워지고 머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달리는데 30키로 급수대를 지나고 부터 걷기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35키로까지는 버티려고 했는데 스스로의 약속을 못 지키고 걷게 되어 40분대 골인도 꿈이 돼버렸다.
그래도 서브4는 확실한 것 같아 계속 걷다뛰다 여유를 부렸는데 37키로에서 4시간 페메가 추월하길래 다시 계산해 보니 서브4가
대단히 위험해 보인다. 참으로 아까운 생각이 들어 걷기를 짧게 하고 달리니 내 몸은 너무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출발시간의 혼동이 레이스에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마지막 2~3키로는 약간 내리막이고 길가에 응원부대가 많아 속도를 올릴 수 있었고 어렵게 4시간 안에 들어왔다.
골인 후 바로 임시 가설한 샤워부스에서 땀을 씻어내고 노선배님과 함께 비빔밥 식사를 하고 철원마라톤클럽 텐트로 가서
삼겹살에 막걸리 2컵을 마셨더니 배가 불러 더 못 먹겠고 우리 회원들 찾으러 일어났다.
(철원군 사회체육회장 현태섭과 육상연합회장 황익현 또 김상원이 자꾸 오라고 해서 갔음)
다시 노선배님을 만나 막걸리 몇잔 마시며 정진우님을 찾았으나 끝까지 못 만나고 3시 귀경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포천부터 도로정체로 2시간 걸려 5시 의정부역에 내려주고 우리 일행 7명은 한우천국 식당에 들어가 거하게 소주피티를
즐기고 집에 왔다. 오늘은 하루종일 정신없이 산 날이다. 그래도 즐거웠다.
9/6 금 05:50 헬스 7 (월81.연2549)
짧게 달리고 주간연습을 마감한다.
대회에서 잘하고 못하고는 나도 모르는 일이고 즐거운 일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1년에 한번 철원대회를 갈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다.
의정부에 사는 보람과 자부심이다.
철원마라톤 대회장이 전국에서 가장 가깝고 그래서 남들은 5시~5시반에 버스 타는데 나는 6시에 타고, 남들은 버스 타려고
전날 사우나에서 자던가 아니면 새벽에 택시 타고 나오는데 나는 슬슬 걸어가면 되니 이 얼마나 행복하냐고...
그러나 이건 그냥 해보는 말이고 1년내내 제일 멀리서 힘들게 대회장을 쫓아다녀야 하고
남들보다 고생 덜 하는 곳은 철원밖에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다.
도봉산과 수락산을 아무때나 집에서 부터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지역이 의정부여서 등산을 했으면 좋았는데 어쩌다가 마라톤을
하게 되어 고생을 사서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가 문제지 의정부는 문제가 없다.
이런 것까지도 내가 선택한 나의 문제? 잘못했나?
9/5 목 06:30 헬스 10 (월74.연2542)
어제 밤 고향 친구들과 한잔 했는데 모처럼 내 의지대로 1병으로 선방했다.
항상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옆에서 술잔들고 자극을 주면 쉽게 변해버린 나이기에 실천을 장담 못한다.
하여간 술 먹고도 아침 일찍 일어나 무난히 달리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초가을 찬 공기도 좋다.
9/4 수 09:00 헬스 11 (월64.연2532)
오늘도 헬스장에서 땀 많이 흘리고 왔다.
이번 주 철원대회부터는 sub4가 시작되어야 할 텐데 몸상태도 찜찜하고 날씨도 덥다고 하니 전혀 자신이 없다.
기록에 연연 않는다 하면서도 아직은 4시간을 넘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과욕인지 모르겠다.
한 때는 4시간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4시간이 거룩해 보이니 이것도 세월의 무상함이다.
어쨌거나 철원대회는 DMZ란 상징성이 있고 무료셔틀, 실효성 있는 기념품, 다양한 먹거리, 많은 참가자들이 군인들의
응원을 받으며 누런 평야를 달리는 멋진 분위기 때문에 매년 참가하게 된다.
다른 차원에서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마라톤대회라 할 수 있다.
한강달은 4명이 참가하지만 교통편이 달라 옛날처럼 이동천지를 누비는 좋은 시간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
9/3 화 10:00 헬스 11 (월53.연2521)
이제 바깥 날씨는 많이 차가워졌으나 헬스장은 27도로 변함없이 덥다.
오전 10시면 다들 일하는 시간인데 헬스장은 만원이고 런닝머신도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하긴 일 안하고도 잘 살 수 있다면 가급적 일을 안하고 취미생활이나 하며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는 부자동네도 아닌데 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여유만만일까?
9월부터는 헬스장 기본 주거리를 1키로 줄여 11키로로 운영해야 겠다.
대회 후 회복이 옛날처럼 빠르지 못하여 뻐근한 상태에서 다시 대회를 나가게 되면 마라톤이 힘들고 재미없기 때문이다.
그런다고 뭔가 획기적으로 좋아질 일은 없을 것이고 체력 저하에 따른 과훈련의 부작용을 조금 줄여 보자는 것 뿐이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평생 실험만 하다 가는 것이 인생이다.
9/2 월 09:30 중랑천길 싸이클 13km
높고 푸른 하늘-흰구름-따가운 햇살-맑고 선선한 공기-익어가는 곡식.과일 등 가을을 대표하는 징후들이 사방에 보인다.
하긴 내일 모레가 추석이니 당연한 계절의 순환일 것이다.
오늘은 달리기를 쉬는 날이어서 근육을 풀어줄 겸 가을 냄새를 맡으러 싸이클을 타고 중랑천으로 나갔다.
햇살이 강하지만 부드럽고 도봉 수락산은 더 가까이 보이고 중랑천 물도 아주 깨끗해졌다.
매일같이 산과 물을 대하고 살지만 가을 초입 9월의 산천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하긴 나도 인생의 가을로 들어섰으니 이 시간은 가을끼리 노닥거리고 중얼거리고 티격대며 살고 있는 것이다.
내일을 모르면서...
도봉구청에서 반환하는데 도봉산역 부근에서 자전거꾼 5~6명이 험한 욕설을 하며 밀어대는 장면을 보게 된다.
접촉사고를 일으킨 모양인데 50대로 보이는 노숙한 사람들이 상대방이 몇살인지도 모르면서 대뜸 악쓰고 욕부터
파붓는 모습이 징그럽다. 안하무인이 체질화 된 미개한 대한민국 국민이 너무 많다.
자식들을 엄히 가르치지는 못할 망정 지들이 그렇게 살면서 요새 젊은 놈들 이러쿵 저러쿵 말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로 말세로다!
9/1 일 08:00 여의나루역 42 (월42.연2510)
국제관광서울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4:19:37 (번호7311.풀217회.많이덥고 많이걸음)
9월 달리기는 공식대회 참가로 첫날을 개시한다.
08:00에 출발하므로 5시에 기상하여 서둘러 준비하고 여의나루역 대회장에 오니 07:30이 된다.
한마협 단체(무료) 참가신청이어서 급히 한마협 텐트에 가서 배번호를 수령하고 배낭 맡기고 나니 간신히 출발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이렇게 바빠서야... 골치아픈 마라톤이다.
통계가 없어 참가자가 몇 명인지 알 수 없으나 여의도 이벤트광장이 가득하고 최근 대회 중에서는 가장 그럴 듯해 보인다.
코스도 전에 많이 달려봤던 마포대교-염창교-신정교 건너-염창교-방화대교 왕복이다.
08:00 정각 출발이다. 여름내내 기록이 안 좋았는데 오늘은 모처럼 시원하다고 해서 나름 좋은 기록을 기대하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대열을 따라간다. 그러나 현실은 별로 시원하지도 않고 3키로 쯤 가니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키로당 5분으로 갔으나 결론은 과속이 되었고 속도가 떨어져 10키로는 55분, 하프는 1시간 55분에 반환하고는 힘이 빠졌다.
결국 22키로부터 주특기인 걷다뛰다 방식으로 가야 하는 신세가 된다.
기록 애착을 접고 오늘은 완주만 하면 된다고 마음을 다독여 본다.
그렇게 가다가 25키로에서 4시간 페메한테 잡히고는 영 재미도 희망도 없어진다.
수시로 길가 수도꼭지에서 머리를 식혀보지만 전처럼 시원하지 않고 미지근하여 시간만 낭비하는 형국이다.
올 여름 더위는 땅속 수도관도 뜨뜻하게 만들어버린 것 같다.
오늘은 나처럼 맥없이 걷는 사람이 많아 내가 추월당한 숫자와 내가 추월한 숫자가 비슷해 보인다.
하여간 먼 거리를 걷다뛰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저 멀리 반가운 마포대교가 보인다.
사그라진 힘을 다시 모아 아직 힘이 남아도는 것처럼 힘차게 골인아치를 통과한다.
골인 후 바로 옆 시원한 인공수로에 몸을 담그고 15분 남짓 있었더니 더위도 싹 가시고 땀국도 없어지고 피로가 확 풀린다.
즉석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정말로 멋진 야외 냉탕의 존재가 고맙다.
오늘도 의정부팀이 몇명 기다리고 있으나 너무 자주 만남이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아 집에 손님 핑계대고 전철을 탔다.
집에 오니 오후 2시 30분, 아주 모범적으로 귀가하여 2시간 낮잠을 즐겼더니 온몸이 개운하고 참 좋다.
9월 첫날인데 한건 하고 잘 보냈다.
첫댓글 9월 첫날부터 마라톤완주,축하합니다.
더위를 극복하고 좋은 기록으로 9월의 스타트를 장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