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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팀 아문단 광주]
대인 예술 夜시장과 놀다.
취재일 : 2011. 10. 7 금요일
취재자 : 정명길(글, 사진)
날씨의 변덕으로 밤낮 계절이 다른 2011년 10월 7일 금요일 밤 7시, 광주광역시의 대인시장에서도 낮과 밤이 다른, 하나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정명길 기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금남 57번'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그 곳에 도착했다.
대인 시장은 불과 이십여년 전만 해도 광주의 대표적인 상권이었고, 가장 번화된 도심이었다. 그러나 1995년 광주 시외버스터미널이 대인동(현 롯데백화점 자리)에서 광천동으로 옮긴 후, 대인동의 활기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점점 대인동은 도심공동화현상으로 인해 초대된 미개발로 아직도 1990년대에 그대로 머물러있었다. 게다가 요즘 대기업들의 대형할인마트의 등장으로 재래시장의 난항의 항로에 끼어든 대인시장은 도무지 활력을 찾을 길이 안보였다. 그러던 중 2008년 광주시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의 협력으로 대인시장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프로젝트를 맡은 총괄자는 비엔날레 큐레이터 박성현(45세)씨 예슬과 시장을 접목시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상업과 예술의 만남이라... 왠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대인 시장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이 날 늦은 시간인대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학생들과 어른들, 연인들이 이 곳을 찾아주어 '대인예술야시장'의 활기를 더했다.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예술작품, 그리고 가지각색의 칵테일과 전통차, 아시아 요리와 먹을거리로 정신차릴 틈이 없었다. 그리고 풍물패의 신명나는 한마당으로 뭔가 어수선하면서도 시끄럽고 들뜨는, 마치 젊은이들이 흔히들 가는 클럽(Club)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전을 부치고 요리를 만드는 아시아국가 요리사들도 풍물 장단에 엉덩이를 실룩, 어깨를 들썩거렸다. 도대체 요리를 하는건지 춤을 추는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 놀라운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 날 아시아국가 음식들은 쿠폰을 입구에서 구입하여 그 쿠폰으로 음식을 사먹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취재 중 정명길 기자도 태국과 일본 음식을 먹어봤다. 결론은, 역시 한국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것.
시장을 둘러보다가 한 쪽에서 시끄러운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친구들과 시끄럽게 대토론중이던 대학생들.
눈에 띄게 발랄한 한 대학생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자 한껏 포즈를 취해주시는 센스있는 Interviewee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네. 저는 전남대학교에 재학중이구요. 문흥동에 살고 있습니다. 21살 심예린입니다.
Q. 문흥동이면 이 곳과 거리가 상당히 먼데 어떤 계기로 대인시장에 오게 되셨나요?
A. 신나는 금요일인데 마땅히 할 게 없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여기서 야시장을 한다길래,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야시장이 뭔지 궁금했고, 또 재밌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Q. 이 곳에 온 소감은 어떠세요?
A. 들어보니까 7시 30분부터 야시장을 한다고 하던데, 저희가 좀 일찍 와서 그런지 몰라도 여기저기 비어있는 점포도 보이고, 개장 준비 중인 점포도 많이 보여서 좀 아쉬워요. 그리고 먹을거리가 생각보다 없는 것 같아요. 야시장이라서 아주 많이 기대하고 왔는데, 조금 아쉬워요. 조금 더 다양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이것도 하나의 행사라고 생각하는데, 공용 화장실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만일 있다면, 좀 사람들이 찾기 쉽게 표시가 잘 되어있다던지, 아님 행사 관련된 미니맵이나 작은 정보들이 수록된 안내책자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그럼 야시장의 어떤 부분이 좋다고 느껴지시나요?
A. 음... 사람들이 잘 찾지 않은 이런 시장을 이렇게 재미있게 꾸며서 행사를 벌인다는 게 여기 있는 상인분들에게도 좋고 시민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거 같아요. 솔직히 주말에 할 거라곤 충장로나 백화점에 가서 놀거나 극장 아니면 카페에 가는게 전부인데, 이렇게 시장에 와서 북적북적대고 시끌시끌한 활력을 느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일단 뭐가 뭔지는 솔직히 아직 잘은 모르겠는데, 되게 낯설면서도 신기하고 여기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떠요. 좋은 에너지를 받아가는 것 같아요.
Q. 대인예술야시장이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의 일환인데요. 앞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에게 바라는 점이나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A. 음... 저는 얼마전 충장축제도 가봤구요. 그 전에 월드뮤직페스티벌도 지나가다가 우연히 봤었는데요. 이렇게 생각해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광주가 문화도시로 나아가도록 하는 일임은 틀림없어 보이는데요. 아마 대부분의 학생이나 시민들이 맘먹고 축제를 찾아가서 본다거나 이러한 행사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사람들보다는 아마 저처럼 우연히 지나가다가 접하게 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행동하고 움직이고 참여할 수 있도록 색다른, 그렇다고 해서 너무나 이질적으로 느껴질만큼 색다른게 아니라, 평소의 지루한 일상과는 다른 색다르고 흥미롭고 재밌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서 광주가 문화로 꽃피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앞으로 저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생답게 솔직하고 톡톡튀는 인터뷰를 마치고,
정명길 기자는 홀연히 사라지는 그녀를 뒤로한 채 음식부스들이 즐비어 서있는 거리로 다시 갔다.
그는 그곳에서 열정적으로 프라이팬으로 불꽃쇼를 하고 있는 한 아티스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정명길 기자는 그에게 "안녕하세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 기자단입니다. 인터뷰 좀 가능할까요?" 라고 묻자,
"Sorry?"
그는 웃으며 영어로 화답했다. 그의 이름은 작(태국)이다.
그 사실 말고는 그와 정명길 기자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정보란... 없었다. 언어의 장벽이라...
결국 정명길 기자는 옆에 있는 한국인(행사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시도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부탁드립니다.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인이구요. 하하하(웃음). 현재 전남대학교에 재학중인 24살 박유영입니다.
Q. 대인 예술 야시장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네 저는 현재 미테우그로에서 다른 아티스트들과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친분이 좀 있어서요. 오늘부터 모레까지 밤9시 쯤에 이 곳에서 공연 할 예정인데요. 밴드음악과 빛을 퓨전시킨 색다르고 재밌는 공연이 될 거에요. 공연하기 전까지 여기서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푸드부스 운영을 돕고 있는 중이에요.
Q. 이 행사에 관람자가 아니라 참가자이군요. 이 행사에 참여한 소감이 있다면?
A. 관람과 참여를 따로 생각하지 않구요. 저도 관람하면서 즐기고 있어요. 행사라는게 Visitor와 Host를 따로 구분 짓는 건 따분하지 않나요? 방문객도 충분히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호스트도 경계를 허물고 나와서 같이 함께 어울리는 게 멋지고 재밌는 일인 것 같아요. 흠.. 우선 소감이 있다면, 재밌어요. 행사를 준비한다는 게 물론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건 육체적으로 조금 힘들 뿐이고, 마음은 가볍고 재밌어요. 이 행사가 수익을 위해서 열린 행사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매출에 신경을 쓰지도 않구요. 또 이따가 있을 공연도 재밌을거란 확신도 들구요.
Q. 대인 예술 야시장이 상설 야시장을 위한 실험이라고 하던데,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A. 대인 예술 야시장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예전에도 몇차례씩 있었어요. 우선 제 생각을 말씀드린다면, 대성공입니다.
우선 상인분들도 너무나 반가워하고 즐거워해요. 아무래도 요즘 재래시장 상권이 많이 침체되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또 본인들도 행사에 참여해서 재밌게 즐기시는 것 같아요. 매출도 올리고 행사도 즐기고, 일석이조죠. 오늘도 사람들이 꽤 많이 온 것 같아요. 물론 아직 개선해야 될 점도 많은, 아직은 미흡한 야시장이지만,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성공적이며, 앞으로 상설 야시장을 계획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아요. 시장에 물건을 사러 옴과 동시에, 이러한 시장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한, 옛날 식으로 하면 장날이겠죠. 이런 장날의 들뜨고 북적거림에 대한 어르신들의 향수가 있고, 젊은세대들에게는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문화라는 점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시장하면 인심이잖아요.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도 많구요. 에눌도 가능하고 덤도 가능하잖아요. 재밌는 것 같아요. 상설 야시장이 빨리 구체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Q. 그럼 마지막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에 굉장히 큰 기대와 함께 큰 걱정도 하고 있어요. 우선 이 사업이 주류문화를 위한 방향으로 흘러갈까봐 걱정이 되요. 물론 문화를 주류다 비주류다 이렇게 나눌 순 없지만, 사실상 메이저라고 지칭되는 문화들이 그동안 항상 큰 무대에 올라가고 큰 전시회에 전시되어 왔잖아요. 그 문화들이 비싼 값을 호가하고, 또 매스컴을 타고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그런 순환들이 반복되고... 이제 문화의 편식성이 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다른 일반시민들이 저희가 하는 공연이나 작품활동을 보아주시는데,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도 계시는 반면에 저희의 문화활동을 관람하는 것 자체에 스스로가 어색한지,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외면하시는 분들이 더 많더라구요. 누구 연예인이 와서 노래하나 한다고 하면 다들 앞다투어 나가서 앞자리를 차지하잖아요. 그래서 좀 걱정이에요. 문화편식이 또 다시 다른 방향으로 불거지는 건 아닌지.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이 들어서고 그 안에 있는 콘텐츠들이 처음엔 문화의 다양성을 표방하고 시작하더라도, 결국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인데, 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다시 시민들이 관심있고 좋아하는 흔히 말하는 '메이저문화'만 다시 각광받을 것 같아 걱정이에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사업이 시민들과 아티스트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러한 부분들이 해결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행사는 8일, 9일도 계속 된다고 한다. 그리고 매달 예술의거리에서도 야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앞으로 대인시장에서의 상설 야시장의 개장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관심있는 시민과 아티스트들은, 부스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주제와 전문성이 없어도 된다. 누구나 부스의 Seller가 될 수 있다.
대인예술야시장,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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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장을 클럽으로? ㅎㅎㅎ
지역상권또한 살리고, 활기넘치는 시장분위기를 통해 편하게 문화예술을 교류할 수도 있고..앞으로 야시장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