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봉이 김선달과 수행자 >
현대불교 논설 12월 8일
송나라 때, 소동파(蘇東坡 1037∼1101)는 ‘동파거사’라 불린다. 그는 당송 8대 문장가중 한 사람으로 뛰어난 문인이자, 정치가이다. 동파는 22세에 진사 급제를 시작으로 정치인이 되었는데, 정치계에 휘말려 지방관으로 좌천되는 일이 많았다. 그가 10여년간 지방에서 보내면서 곳곳마다 선사들과의 인연으로 참선이 깊었다. 동파는 임제종 황룡파 동림 상총(東林常總, 1025∼1091)의 법맥을 받았는데, 그와 관련해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한다. 운문종 오조 사계[五祖師戒, 운문문언의 손자뻘 제자]의 후신後身이라고 하는데[『春渚紀聞』], 진위 여부를 떠나 소동파가 그만큼 선과 밀접했음을 엿볼 수 있다.
동파는 불인 요원(佛印了元, 1032∼1098)선사와도 절친한 도반이었다. 동파가 황주黄州로 옮겨가 살면서 여산廬山 귀종사歸宗寺에 머물고 있던 불인 선사를 만났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좌선을 하는데, 그가 문득 한 생각이 떠올라 선사에게 물었다.
“스님, 제가 좌선하는 자세가 어떻습니까?”
“거사님은 부처님 같습니다.”
소동파는 스님의 말에 의기양양해졌다. 이번에는 스님이 동파에게 물었다.
“그럼 자네가 보기에 내 자세는 어떠한가?”
“스님께서 앉아 계신 자세는 마치 한 무더기 소의 똥 덩어리 같습니다.”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동파에게 합장했다. 동파는 집으로 돌아와 여동생에게 낮에 선사와 대화했던 내용을 들려주며 어깨까지 으쓱거렸다. 한술 더 떠서 그는 자기 자랑까지 늘어지게 했다. 여동생이 다 듣고 나서 태연하게 말했다.
“오늘 오라버니는 선사에게 비참하게 패하신 겁니다.
선사는 마음속에 늘 부처 마음만 품고 있으니
오빠 같은 중생을 보더라도 부처님처럼 보는 겁니다.
반대로 오빠는 늘 마음속에 탐욕스런 마음만 품고 있으니,
육근이 청정한 선사를 보더라도 똥 덩어리로 본 것이네요.”
앞의 이야기는 선사와 거사의 법거량인데,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근자에 정청래 국회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하면서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였다. ‘봉이 김선달’!! 지능지수가 높은 천하의 악명 높은 사기꾼을 지칭한다. 1700년간 이 나라 문화 창달을 위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불교계에 감히 내던질 수 있는 말인가?!
인간이 짓는 업[karma]은 늘 품고 있는 생각[意業]이 몸[身業]과 입[口業]으로 표출되는 법이다. 두 달이 넘도록 사과조차 없다. 그 의원이 평소 살아오면서 ‘봉이 김선달 심보’를 품고 있으니, 그런 단어를 불쑥 내뱉은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늘 탐욕스런 심보로 살고 있으니, 출가해 수행하는 승려들도 자기와 똑같은 ‘봉이 김선달’로 보고 있는 셈이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그런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있으니, 과연 민중을 위해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자신의 명예를 위해 국회의원 자리에 머물러 있는지 평가해볼 일이다. 솔직히 필자 개인 일이라면, 아예 상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전체 승가를 욕보인 일이니,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해년마다 문화재 관람료 문제로 불교계가 편치 않다. 중국은 물가를 감안할 때 적지 않은 금액의 문화재 관람료를 입구에서 내고, 사찰마다 또 입장료를 낸다. 어느 나라고 문화재 관련해서 공짜는 없다. 하여튼 언제 어느 의원이 ‘봉이 김선달’보다 더 심한 발언이 나올지 모르니, 이번 기회에 불교계의 단호한 주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댓글 거룩하시고 慈悲하신 부처님 慈悲光明이 비춰주시길 至極한 마음으로 祈禱드립니다. 感謝합니다.
成佛하십시요.
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