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 인류의 조상들은 자연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 용산문화 (캡쳐사진) "국보발견" -
3편의 중국 신화를 소개합니다 -
출처 :< 신화로 읽는 중국어>
유립신(劉立新 편저 柳燃山 옮김 북경대학출판사 (주) 차이나 프레스 간행 2005년)
- 반고의 천지창조-
1) 반고개천 (盤古開天) : 반고(Pán gǔ)가 하늘을 열다
먼 옛날 하늘과 땅은 아직 분리되지 않은 채 마치 하나의 커다란 알처럼 덩어리져 있었다. 우리 인류의 먼 조상인 반고는 바로 이 ‘커다란 알(大鷄蛋)’ 속에서 태어났다. 그는 그 속에서 1만 8천 년 동안이나 쿨쿨 단잠을 잤다.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난 반고는 눈을 번쩍 떴다. 어찌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눈앞은 어둠뿐이었다. 손을 내밀어 더듬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반고는 당황했다. 그는 허우적거리면서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던 중 “펑” 하고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를 발길로 걷어찼다. 그는 얼른 웅크려 앉아 더듬었다. 도끼한 자루가 손에 잡혔다. 그는 도끼를 추켜들고 눈앞의 어둠을 갈랐다. 그러자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가 있던 ’커다란 알‘이 쪼개졌다.
그리고 잇따라 기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가볍고 맑은 기운이 ’커다란 알‘ 속에서 빠져나와 천천히 위로 솟아올라 지금 우리가 말하는 하늘로 변했다. 그리고 원래부터 무겁고 탁한 기운은 천천히 밑으로 내려앉아 지금 우리가 말하는 땅으로 변했다. 반고의 도끼가 하늘과 땅을 철저히 갈라놓았다.
반고는 자기가 일으킨 기적을 보고 처음에는 적잖이 놀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몹시 기뻐했다. 마음도 편안해졌다. 그는 하늘과 땅이 다시 합쳐질까 머리로 얼른 하늘을 떠이고 발로는 한사코 땅을 딛고 하늘과 땅 사이에 섰다. 하늘과 땅은 여전히 변하고 있었고 반고도 그 변화에 따라 움직였다. 하늘은 매일 한 장씩 높아졌고, 땅은 하루에 한 장씩 두터워졌으며 반고의 몸도 하루에 한 장씩 자라났다.
한 해가 지나고 또 한 해가 흘러, 반고는 1만 8천 년 동안 그렇게 서있었다. 이제 하늘은 아주 높아졌고 땅도 아주 두터워졌으며, 반고의 몸도 특별히 자라났다. 그는 도대체 얼마나 컸을까?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9만 리가 되고도 남았다고 한다. 그는 하나의 거대한 기둥처럼 하늘과 땅 사이를 받치고 꼿꼿이 서 있었다. 또 얼마쯤이나 해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반고는 시종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하늘과 땅이 더 이상 변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하늘과 땅이 다시는 하나로 엉겨 붙을 걱정이 없어지자 그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피로를 느꼈다. 그랬다. 정말로 그는 쉬어야 했다. 그는 큰 산이 무너져 내리듯 쓰러졌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반고는 죽었다.
죽음을 앞둔 그의 몸에서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입에서 기가 뿜어져 나왔는데 그것은 지금의 바람과 구름으로 변했다. 그의 숨소리는 ‘꽈르릉’ 울리며 우레 소리가 되었고, 그의 왼쪽 눈은 태양으로 변했으며 그의 오른쪽 눈은 달로 변했다. 그리고 그의 손발과 몸통은 몇 개의 큰 산을 이루었다. 그의 피는 강을 이루었고 그의 힘줄은 길이 되었다. 그의 근육은 밭과 토양으로, 그의 머리칼과 수염은 별로, 그의 땀구멍은 화초와나무로, 그의 이빨과 뼈는 빛나는 금속과 견고한 돌로, 그의 골수는 진주와 아름다운 옥으로, 그의 몸에서 흘러나온 땀은 비와 이슬로 변했다.
바로 이처럼 우리 인류의 조상인 거인 반고는 자기의 옹근 몸과 생명을 모두 바쳐 풍부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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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성경의 창세기편과 비교하면서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를 연상해도 좋을 것이고요...
나라마다 문화마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신화로 내려오는 것은 아닐지.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이집트 신화에 이르기까지
땅의 기운을 중시하는 풍수지리 또한 자연의 기운을 벗어날 수 없다는 데서 비롯한 것이라 는 생각도 해봅니다.)
( 2024.09. 26(목) 카페지기 자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