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로 배우는 영어! 창의력도 쑥쑥! [아큐박스]프레스쿨, 마법같은 영어학습지 [아큐박스]알라딘잉글리쉬 ★
1997년부터 5.31 교육개혁안(1995년)을 토대로 초등 영어교육이 실시된지 13년이 되었습니다. 7차 초등 영어 교육과정에서 기술한 영어교육의 목표는 다음과 같더군요. 영어교육을 통해 영어에 흥미와 자신감을 가지며,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기른다. 7.5차 교육과정도 비슷하네요. 평생 학습자로서 영어에 대한 지속적인 흥미와 자신감을 얻는 바탕을 마련한다. 정말 그럴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어떤 아이들은 영어 참 잘하더군요.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는 시시해서 쳐다도 보지 않을 정도이고요. 동시에 초등학교 고학년 때 영어를 포기한 아이들, 이른바 영포아도 있습니다. 수학을 포기했다는 수포자는 고등학교 때 양산되는 반면 영포아는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때 생긴다는 점이 차이점이죠. 학교 영어수업을 받으면서 영어 단어 몇 개를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격'이 다른 친구들의 영어실력에 주눅이 들 수 밖에 없죠.
초등 3,4학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나중에 6학년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현실의 무거움을 조금 짐작하게 되지만, 이미 차이는 크게 벌어진 뒤입니다. 허겁지겁 학원에 보내면서 중학교 과정을 따라가야죠. 다행히 못따라갈 정도는 아닙니다. 중학교 과정에서 요구하는 영어수준이 그렇게 높지는 않거든요. 다만 자기가 열심히 안해놓고 안나오는 성적에 짜증이 나있는 사춘기 아이는 부모에게 왜 진작 학원을 안보냈냐는 소리를 툭툭 던집니다. 억장 무너지죠. 나름 의식있게 아이들 교육을 시켜왔다는 부모들, 혹은 순수하게 아이들을 바라보았던 부모들만 바보되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행복한거죠. 학원 마음놓고 보낼 형편도 안되는 집 아이들은 아예 영어를 포기해야 합니다.
현재 시행 중인 7차 영어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그냥 답답합니다. 3학년 때는 일주일에 한 시간 노래나 챈트, 놀이 학습 등을 통해 기초적인 회화 표현을 배웁니다.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림을 보고 교과서에서 나왔던 표현을 말하는 정도의 아주 기초적인 수준이다. 4학년 역시 일주일에 한 시간, 노래나 챈트, 놀이 중심의 학습을 하죠. 3학년 때와는 다르게 알파벳 읽기와 아주 간단한 몇 개의 영어 단어 읽기가 들어갑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에서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은 3, 4학년 때 이미 부진아가 됩니다. 꾸준히 복습을 해야 그나마 배운 표현이라도 까먹지 않을 텐데, 일주일에 한 시간 노래 흥얼거리고 놀이 하나 하다 보면 그냥 지나가기 때문이죠. 원어민이 협력 수업을 하는 경우는 더 심하죠. 수업 대부분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로 보냅니다.
원어민과 함께하면 저절로 실용 회화를 배울 수 있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조기외국어교육의 시기도 지났고 제2언어가 아닌 외국어 학습 상황에 놓인 열 살짜리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생각해봅시다.영어 사교육을 전혀 받지도 않은 아이가 1:1 상황도 아니고 30:1의 상황에서 원어민과 무슨 소통을 할 수 있을까요? 잔뜩 긴장하거나 귀를 닫거나 둘 중 하나겠죠. 거기에 사교육을 받아 이미 어느 정도 회화를 할 줄 아는 아이들이 끼어 있으면 수업은 100% 그런 아이들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죠.
그렇게 3학년 4학년을 보내고 5학년이 되면, 영어 단어를 읽으라고 하죠. 당장 Tuesday, Wednesday와 같이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알파벳을 쓰면서 단어도 외워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요합니다. 그나마 영어를 좋아하던 아이들도 5학년이 되면 단어 읽기를 포기합니다. 사교육을 통해 영어 단어나 문자에 익숙해졌고 그런 훈련을 받아 온 아이들만 수업을 따라가죠. 6학년이 되면 영어 문장을 읽어야 하고 배웠던 표현에 한해 작문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초 학습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6학년이 되었다고 문장을 읽고 쓸 수는 없겠죠.
이렇게 공부한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면 중학교 교사들은 당연히 이런 걸 배운 줄 알고 진도를 나갑니다. 영어 단어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초등학교에서 뭘 배웠느냐고 다그치기까지 하죠. 부모세대들은 20년전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배웠던 알파벳과 발음기호에 대한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죠. 그 때는 그래도 학교에서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국가 교육과정만 믿고 학교에서만 영어 공부를 한 아이들은 이렇게 영원한 영어 부진아가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이 왜 벌어지는 것일가요. 다른 과목은 학교수업에 따라 학습의 과정이나 목표가 정해집니다. 하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죠.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등과는 달리, 영어만은 학교 수업을 충실히 따라가라는 말을 할 수 없는 과목입니다.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나 학교 영어교과서를 만든 사람들, 학부모들, 학생들 모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죠. 차라리 80년대 영어교육이 훨씬 더 능률적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정직하게 영어공부가 이루어졌죠. 고등학교 영어는 성문종합으로 마무리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전국 공통이었습니다. 로드맵이 분명했죠. 학생들의 성실성으로 영어공부가 평가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죠.
초등영어교육을 보면 아이를 초등학교 처음 보낼 때 한글 익히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이 듭니다. 교육과정상 한글은 초등 1학년때 익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미취학 아이들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된다고 이야기하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초등학교 처음가서 자기 이름도 못쓰는 아이들은 그대로 저능아 취급 받습니다. 학교에서 한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신기한 한글나라가 유행하는 것이죠. 서너살 아이들에게 열심히 한글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다들 한글을 익히고 학교에 가죠. 그러면 학교에는 다들 한글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90% 가까이 앉아있게 되고, 학교에서는 한글 가르치는 과정을 건너뜁니다. 한글 읽는 아이들에게 기역, 니은을 한학기 가르치자니 집중도 안되고 수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니까요. 악순환이죠.
먼산이 키울 때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죠. 그래도 오기 같은 것이 있어서 한글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먼산이도 전혀 관심 없었고요. 지금 6학년 올라갑니다. 학교 공부 무리 없습니다. 책 정말 잘 읽습니다. 책 좋아하고 서점가면 이책저책 사 읽습니다. 어휘력, 문장구사력 최상입니다. 저는 한글을 일찍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배우고 연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 그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를 언제 배우느냐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적절할 때 정확한 방법으로 배우고 연습하는지가 더 중요하죠. 하지만 영어는 한글처럼 쉽게 다루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한글이야 나중에 부모가 가르쳐줄 수도 있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영어 아주 잘하는 사람들 비중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영어쯤이야... 나중에 필요하면 내가 가르쳐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학부모들이 얼마나 될까요. 여기에 더해서 우리사회에 퍼진 영어에 대한 열등감, 피해의식, 사대주의... 영어 잘하는 것이 권력이 된 세상입니다. 아이들도 이런 부분을 잘 알죠. 영어 조금만 뒤쳐져도 큰일난다 생각합니다. 결국 학원에 의존하거나 이런저런 낭설에 휩쓸리게 되죠.
이 글을 쓰는 이유. 이런저런 이단사설 때문입니다.
이것만 하면 영어 다된다는 그런 말들...
학원에서 강요하는 불필요한 낭비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것들을 피해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영어는 다른 과목처럼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엄마표 영어들, 어학연수, 많은 학원의 수업들...
대부분 낭비입니다. 아이들에게 필요 이상의 부담을 지워주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동시에,
그냥 손 놓고 있으면 아이들 영어 큰일납니다. 학교공부만 충실하게 해서 영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제 방법대로만 하면 영어 걱정 안해도 된다...
이런 말 하고 싶어 죽겠습니다.
적당히 커리 만들고 이런저런 이론 성과 인용하고 영어 잘하는 아이 몇 명 섭외하고... 이렇게 책을 쓰고 사이트를 만들고 학원을 차리면 때돈 벌 수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 많습니다. 저도 아주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차마 그짓은 못하겠네요.
다만,
학교 영어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엄마표건 학원이건 영어교육의 비능률성과 낭비를 알게되면,
적어도 아이들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면서 성과도 미미한 경우는 피할 수 있게 되겠다 싶습니다.
뭘 해야 하는지, 뭘 하지 않아도 되는지만은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꽤나 보탬이 됩니다.
영어.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만큼 어렵고 힘든 과정만은 아닙니다.
이왕 공부하는 것 능률적으로 해야 할 것만 하자는 이야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