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 회원님들 추석 연휴 잘 지내고 계시나요?
어제는 연휴를 맞아 제 후배와 함께 말티즈 희망이가 저희 집에 놀러왔어요. 희망이는 팅커벨 최초창기에 구조해서 입양보낸 네 마리 강아지들 중에 한 아이입니다.
오늘은 팅커벨 프로젝트의 유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013년 1월 초에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있던 작은 말티즈 강아지가 한 마리 있었는데 그 강아지를 구해오면서 이름을 팅커벨이라고 지었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팅커벨은 구해온 그날 밤부터 심하게 설사를 하여 병원에 갔더니 파보 장염에 걸린 거였어요. 그 때 팅커벨의 파보 장염 치료를 위해 112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는데 그 돈을 치료비로 채 써보기도 전에 팅커벨이 별이 되었어요.
너무도 안타까운 팅커벨의 죽음을 추모하며 모인 사람들이 화장비용 20만원을 공제하고 남은 92만원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팅커벨처럼 보호소에서 안타깝게 안락사로 죽어가는 아이를 다만 몇 아이라도 구해서 좋은 새가족을 찾아 입양보내주자"라는 취지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팅커벨 프로젝트입니다.
그 때 팅커벨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최초에 구한 강아지들이 네 아이있었습니다. 동구협에서 구한 믹스견 하니, 강릉시보호소에서 구한 말티즈 희망이, 안산시보호소에서 구한 푸들 복돌이, 그리고 아파트 경비실에 박스채 버려졌던 꼬물이 강아지 콩새가 바로 그 아이들입니다.

왼쪽부터 믹스견 하니, 푸들 복돌이, 말티즈 희망이.

아파트 경비실에 버려진 꼬물이 강아지 콩새.

말티즈 희망이와 믹스견 하니

뚱아저씨를 유난히 좋아했던 푸들 복돌이
네 아이들은 다행히 모두 좋은 가정에 입양되서 5년이 지난 지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말티즈 희망이와 꼬물이 강아지 콩새는 우리 팅커벨 정회원인 '희망이와다로'님, 그리고 '미쫄콩새맘'님이 바로 입양자이시구요.
어제는 후배와 함께 말티즈 희망이가 집에 놀러와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희망이 사연을 좀 이야기하자면 구조 당시에 강릉시보호소에서 견사 청소를 하는데 아이들을 꺼낸 후 견사 청소를 하고 다시 아이들을 집어넣어야 하는게 보통이죠.
그런데 당시 강릉시보호소 관리자는 그것이 귀찮아서 그냥 아이들이 견사 안에 있는 그 상태에서 호수로 물을 뿌려 청소해서 아이들이 물을 흠뻑 맞았어요. 추운 겨울인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했습니다.

물에 흠뻑 젖은 채 나중에 자원봉사자가 발견한 희망이.
희망이는 구조되고 난 후 당시 연계동물병원인 금호동 현대동물병원으로 갔고 그 때부터 최초의 팅커벨 아이 네 아이중 한 아이가 된 겁니다.
그런 희망이를 어떤 분이 임보를 하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하루만에 임보를 포기했어요. 희망이 성격이 보통이 아니었는데 쉽게 생각하고 임보를 하려다가 깜짝 놀라서 포기한겁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팅커벨 입양센터가 없어서 병원의 좁다란 케이지에서 입양자가 나타날 때까지 지내야 하는데 그런 희망이가 너무 안쓰러워서 제 후배보고 집에서 한 번 임보를 좀 해보라고 했어요. 희망이가 제 후배 품에는 순순히 안기더군요.

제 후배 노현우(닉네임 다로와 희망이)의 품에 안긴 희망이.
그런데 이 녀석이 집에 가서도 고분고분하지 않았어요. 제 후배도 몇 번이나 물렸답니다. 하지만 이제 거의 만 5년이 다 되도록 사랑으로 돌본 결과 지금은 입질도 없어지고 순한 아이가 되었어요.
어제 정말 오랜만에(3년만에) 희망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 녀석이 나를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 때 구조해서 산책도 시켜주고 제가 챙겨준 것을 잊지 않고 있었던 거에요.
이 세상에 나쁜 개는 없습니다. 희망이도 작지만 성깔이 만만찮은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가정의 반려견이자 자기를 구해준 은혜를 잊지않고 기억하는 정말 기특한 강아지가 되었네요.

뚱아저씨에게 안아달라고 오는 희망이

강아지들은 결코 은혜를 잊지 않습니다.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보너스 사진 한 장 : 머리삔을 꽂고 있던 추억속의 순심이. 팅커벨 프로젝트 막 시작할 무렵의 순심이에요. 그 후로 순심이는 팅커벨의 힐링견이 되어 400마리가 넘는 아이들을 구해오는 길에 늘 동반자가 되었죠.

팅커벨 프로젝트와 역사를 함께한 힐링견 순심이
첫댓글 순심이의 리즈시절 꽃순이네요~
며칠전 강릉 보호소에 갔었는데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야외 대형견 견사 청소하러 문을 여니 안아달라고 뜀박질하듯 뛰어 오르는 아이들 보니 청소는 뒷전으로 하고 먼저 안아서 쓰담쓰담 달래준 후 청소를 하였지요
청소 끝내고 다시 견사문을 닫으려니 애들이 견사안으로 안 들어가려고 하고 어떤 아이는 아예 견사 밖에 나와서 드러누우려고 하고 데려가 달라는 듯 흐응흐응 소리를 냅니다
보호소에 가서 견사청소나 아이들 스킨쉽 해주는건 일도 아니예요
아이들의 아우성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은 눈물바람입니다
유기견주 되려거든 반려인 하지 마세요...
개키우고 싶은 분들이 물어보면 어떤병에 잘걸리고 병원비가 얼마들고 키우다 다른사람 주면 그아이는 고아가 되는것과 같다고 눈에 힘을 빡 주고 상담해줍니다
언제쯤 제대로 된 동물법이 생길라나...화이팅입니다!
추운겨울에 견사에 애들이있는상태에서 물을 퍼부었다는 얘기..;; 그사람 꼭!!지옥으로 떨어지길 보름달보며 기도합니다..
콩새는 아기때에도 얼굴에 시크함이 묻어있네요~^^
팅커벨초창기맴버들~~다들지금은 가족품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네요~^^
한미모 하네요 사랑의 힘은 위대합니다
희망이 살이 포동포동 쪘네요 ㅎㅎ
희망이 정말 오랜만이에요~~
참 사연 많은 희망이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났나요? 빠름 ㅎㅎ
희망이 통통하니 이제 성질 안부리고 잘있다니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