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는 1주일에 한 번 "주보"를 발행합니다.
오늘 "인천주보"에 실린 "사제들의 시국선언"에 관한 기사를 이곳 아고라에 올립니다.
비신자나 신자들이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제들의 시국선언과 관련하여 "신부(교회)가 왜 정치에 개입하는가?"라고 묻습니다. 아래에 싣는 인천주보의 기사는 이에 대한 한국천주교회(가톨릭교회)의 공식 입장이라 보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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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의 시국선언
요즘 국정원의 불법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와 시국선언이 시민사회 전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문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공동선과 하느님 나라를 파괴하는 악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이에 인천교구 사제 154명은 지난 8월 7일 깊은 루려를 표명하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교회(신부)가 왜 정치에 개입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 가톨릭교회 '사회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된 민주주의는 규범들을 형식적으로 준수한 결과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 인권존중, 공동선에 대한 투신을 통해 얻을 수 있다"(사회교리 407항)
"정치권위는 법질서에 따라 공동선을 위해 이루어질 때 양심에 따라 복종하여야.. ... 국민은 통치 임무를 맡은 이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그들이 충분히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바꿈으로써 주권을 주장할 수 있다"(395, 395항)
"권위가 법의 근본 원리를 심각하게 또는 반복적으로 침해한다면 그러한 권위에 대한 저항은 정당하며, 더 나아가 공권력의 명령이 도덕 질서의 요구나 인간의 기본권 또는 복음의 가르침에 위배될 때 국민들은 양심에 비추어 그 명령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399, 400항)
교회는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시대의 요구에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불법 개입하고, 국정조사를 희석시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하며, 그 내용에 대해 북방한계선(NLL)포기라고 해석해 발표하고, 그 대화록이 대선을 앞두고 여당에 불법 유출되어 선거운동에 활용한 일 등에 대해 경찰과 검찰은 축소와 은폐에 급급하고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왜곡되고 감추어지고 있는 이 세상에 교회는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교회의 모습이 필요할 때입니다. 인천교구 사제들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하느님의 목소리로 알아듣고 민주주의와 공동선을 위해 행동하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 "사회교리서는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따라야 할 성찰의 원리와 판단기준과 행동지침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신자들이 반드시 알고 실천해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서 서문 중에서)
김영욱 요셉 신부 | 인천교구 사제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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