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그 후유증 (양곤서신-244호, 240928)
올해 9월 들어 미얀마 중부지역에 광범위하게 홍수가 났습니다. 제가 올해로 19년째 미얀마에서 생활하는데 홍수로서는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큰 놀라움이 있는데, 첫째는 홍수의 규모입니다. 중부지방 ‘따웅우’라는 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이 보낸 사진을 보니 집이 지붕만 남기고 잠겼습니다. 미얀마 중남부 지방은 넓은 평지이기 때문에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그 넓은 땅에 집들이 잠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번에 집 전체가 잠길 정도로 비가 내려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두 번째 놀란 것은 미얀마에 진출해 있는 한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사분란하게 구호금과 구호물자를 모으는데, 그 규모며, 참여의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사실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몹시도 어려운 가운데 있습니다. 환율상승과 정부의 통제 그리고 열악한 전기사정으로 사업이 몹시 힘듭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홍수로 집을 잃고 재산을 잃은 미얀마 사람들을 돕겠다고 팔을 걷고 나서는 모습에 나 역시 한인이라는데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고, 어려움에 동참하는 저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피해가 워낙 크다보니 미얀마 정부가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도 도움을 손길을 벌렸나봅니다. 저희도 교단차원에서 구호금을 모으고 물품을 모아 제자들이 직접 홍수가 난 지역으로 가서 구호활동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려움을 당한 자들을 돕는 것은 우리 기독교인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및 개인 후원자들 그리고 양곤서신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오늘도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리며, 지난 한 달 동안도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무더운 여름도 지나갔네요. 하지만, 추석 때까지 더위와 싸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한국에는 코로나도 재 유행한다고 하는데 늘 건강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인류문명이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는 있는데, 왜 사람들은 더 행복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하나님과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연 어디서 행복을 찾으려 할까요? 사람은 본래 하나님께 의존해야만 살아가는 존재인데, 홀로 독립선언을 하고 살아가는데서 모든 불행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오늘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복된 나날을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1. 가족근황: 9월 말에 들어오니 비도 좀 줄어들면서 푸른 하늘이 보이네요. 지금 서신을 쓰고 있는 동안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니, 마치 한국의 초가을 날씨 같이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보입니다. 저와 아내 미얀마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시작된 학기가 그저께 졸업식을 마치면서 끝났습니다. 그래서 11월 말까지 방학입니다. 수업을 하지 않으니 저도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습니다. 하지만, 10월 28일부터 4박 5일로 예정된 인도차이나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한인선교사들이 미얀마에 모여 큰 행사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저와 아내도 주요한 부서에 소속되어 행사를 준비하게 됩니다. 준비해야 할 일은 많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합니다. 이 행사는 매년 열리지만 5개 국가에서 매년 돌아가며 열리기 때문에 미얀마에서는 5년에 한 번씩 열립니다. 저는 2009년, 2014년, 2019년, 이상 3번에 걸쳐 이 행사를 준비하고 치러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정성껏 준비하여 좋은 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학 중에 학생모집 활동도 해야 하는데, 신학과 버마족 10명, 기타종족 10명, 유아교육과 10명의 학생을 모집하고자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2. 사역현황: 신학교에서는 매년 9월 중에 졸업식이 있습니다. 졸업식은 연중 가장 큰 행사이며, 결실을 맛보는 행사입니다. 이에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립니다. 이번에는 신학과에서 4명, 유아교육과에서 10명이 졸업을 하였습니다. 사실 4명이 졸업했지만, 입학할 때는 10명이 넘는 숫자였습니다. 신학교 4년을 거치면서 절반 이상이 탈락을 합니다. 그래도 4명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저희 신학교에서는 이 나라 최대 미 종족인 버마족을 중심으로 학생모집을 하려고 애를 쓰고, 그 노력 덕분에 버마족 학생들이 꽤 입학을 합니다. 그런데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버마족 학생들입니다. 졸업생 1명이 얼마나 귀한지 모릅니다. 올해 졸업식도 주님의 은혜 중에 잘 치루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우리 학교 이사님들을 포함하여 많은 손님들이 오셔서 졸업식을 빛내주었습니다. 저를 파송한 교회 담임 목사님도 매년 졸업식에 참석해 왔습니다. 저는 그래서 한국에서 오시는 이사 목사님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목회도 바쁘고, 이곳에 오자면 비용도 만만찮게 들어가는데, 졸업식을 위해 온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참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학생 한 명이 4년간 공부하고 목회자로 성장하기까지 선교사들이 일선에서 가르치느라 수고도 하지만, 뒤에서 묵묵히 기도하며 후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14명의 졸업생의 뒤를 봐주시느라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존경을 보내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신학교의 시설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다보니 이 시설을 유지하고 관리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학장인 제가 시설에 신경을 많이 쓴 편이지만, 앞으로는 관리자 한 사람이 필요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사해야 할 게 있는데, 우선 시급한 것이 채플실 방음시설과 남학생 기숙사 신축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은 기도중인데, 이번에 졸업식에 오신 이사님 한 분이 전체 시설을 돌아보시고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그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아차 했습니다. 학생들이 시설을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시설의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전적으로 동감하며,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셔서 좋은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서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미얀마 내전 상태가 요즘 들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중국의 영향력도 있다고는 하는데, 지금은 조용한 편입니다. 그러나 미얀마가 독립 이후부터 쭉 내전을 겪어오던 터라 격전과 소강상태가 반복됩니다. 저희가 이러한 미얀마 정치에 휘둘리지 말고 계속해서 사역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저는 학장으로서 이번 졸업식을 계기로 우리 신학교가 더욱 더 개혁주의신학을 이 땅에 잘 정착시켜야 하겠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졸업생들이 목회현장을 벗어나지 말고 주님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 생애를 바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이 큰 힘이 됩니다. 하나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 헌신하시는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생업위에 주님께서 주시는 복으로 넘쳐나기를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손한락 안미숙선교사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미얀마를 복음화 시킬 마음으로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 산하 50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교수들의 학문의 질 향상과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들도록. 아울러 개설된 M. Div. 과정이 잘 운영되도록 (연중 동일).
4. 수년 내로 남자기숙사 신축과 현지인 교수사택(빌라형 8세대) 건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정을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도록, 여기에 더하여 강당증축을 위해서 (장기 기도제목).
5. 채플실 방음시설을 위해 필요한 재정을 채워주시도록.
6. 학생들이 방학기간에도 건강하게 잘 지내며, 고향에 다녀 올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도 26명이나 되는데, 이 기간 중 자기계발을 위해 악기연습과 어학공부를 보충할 수 있도록.
7. 10월, 11월 중 다음 학기에 입학 할 학생들을 모집하는 일에 주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신학과 버마족 10명 + 신학과 타종족 10명 + 유아교육과 10명, 총 30명의 학생을 보내주시도록.
8. 10월 28일에서 11월 1일까지 미얀마에서 예정된 인도차이나한인선교사대회에 준비와 진행에 주님께서 형통케 해주시도록.
9. 온 가족의 건강과 바울이와 동우, 하경이가 하는 일에 주님께서 항상 함께 해주시기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