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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지탄(脾肉之嘆)
허벅지 살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허송세월에 대한 자기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脾 : 넙적다리 비(月/8)
肉 : 고기 육(肉/0)
之 : 어조사 지(丿/3)
嘆 : 탄식할 탄(口/11)
출전 :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
이 성어는 넓적다리에 살이 붙음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을 한탄하다 성공할 기회를 잃고 공연히 허송세월만 보냄을 탄식하는 말이다. 또는 영웅이 때를 만나지 못하여 싸움에 나가지 못하고 넓적다리에 헛된 살만 쩌 가는 것을 한탄한다는 말이다.
장수(將帥)가 전쟁에 나가지 못하여 넓적다리에 살이 피둥피둥 찌는 것을 한탄한다는 뜻으로, 뜻을 펴보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낸다는 의미이다.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에서 중국 촉(蜀)나라 유비(劉備)가 오랫동안 말을 타고 전쟁터에 나가지 못하여 넓적다리만 살찜을 한탄한 데서 유래한다.
후한(後漢) 말(末) 유비(劉備)는 황건적(黃巾賊)의 난을 평정하고, 조조(曹操)와 협력하여 여포(呂布)를 하비(河費)에서 격파하고 그 후 헌제(獻帝)에게 부름을 받아 좌장군(左將軍)에 임명되었으나 조조의 휘하에 있는 것이 싫어 고사하고 형주(荊州)에 사는 유표(劉表)에게 의지했다.
유비는 한때 신야(新野)라는 작은 성에서 4년간 할 일 없이 지냈는데, 어느 날 유표의 초대를 받아 연희에 참석하였을 때 우연히 변소에 갔다가 자기 넓적다리에 유난히 살이 찐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 그는 슬픔에 잠겨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 눈물 자국을 본 유표가 연유를 캐묻자 유비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언제나 몸이 말안장을 떠나지 않아 넓적다리에 살이 붙을 겨를이 없었는데 요즈음은 말을 타는 일이 없어 넓적다리에 다시 살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사정없이 달려서 머지않아 늙음이 닥쳐올 텐데 아무런 공업(功業)도 이룬 것이 없어 그것을 슬퍼하였던 것입니다.'
吾常軍不離鞍 髀肉皆消今不復騎 髀裏肉生日月若馳老將至矣而功業不建是以悲耳.
비육지탄(髀肉之嘆)은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말(馬)을 타야할 무사가 넓적다리에 살이 쪘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군살이 붙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가 맡은 임무에 게으르지 말아야 하며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항상 자신을 일깨워야 한다. 사람답게 사는 일을 외면할 때 군살이 붙는 것이다.
유비가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한탄하며 ‘내 넓적다리에 살이 쪘구나!’하고 눈물지은 고사(故事)를 생각하며 우리는 스스로 세월이 더 흘러가기 전에 자신의 넓적다리에 살이 오르기 전에 자신의 갈 길을 찾아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파랑새라는 소설로 유명한 벨기에의 작가 메테르링크는 인생을 책에 비유하여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한권의 책과 같다. 우리는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 인생의 책을 써 나간다. 어떤 사람은 잘 쓰고 어떤 사람은 그러지 못한다. 공허한 페이지를 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충실한 페이지를 쓰는 이도 있다. 이 책에 희망의 노래를 쓰는 이도 있고 절망의 노래를 쓰는 이도 있다. 또한 정성스럽게 이 책을 써 나가는 이도 있고 무책임하게 이 책을 기록하는 이도 있다. 인생의 책이 보통의 책과 다른 점은 고쳐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은 잘 못 쓰면 고쳐 쓸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은 다시 쓸 수 없다. 또 남이 대신 써 줄 수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기록한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쌓이고 쌓여서 인생이라는 한권의 책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생애를 마친 후에도 그 책은 남아서 후손들이 읽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고로 우리 각자는 감동과 교훈을 길이 전할 수 있는 인생의 훌륭한 저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부끄러움이 없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자신을 성찰하며 성실히 살아야 한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하여 삶의 보람을 느낄 만 하게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후회함이 없을 것이다.
비육지탄 (脾肉之嘆)
넓적다리 살이 오른 것을 한탄한다는 뜻으로, 뜻을 못 이루고 허송세월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삼국지
꿈은 뜻대로만 펼쳐지지 않는다. 유비도 큰뜻을 품었지만 처지는 녹록지 않았다. 사실 제갈량 없는 유비는 조조보다 한 수 아래였다. 조조에게 쫓기던 유비가 형주지사 유포에게 수년간 몸을 의지했다. 극진한 예로 환대하던 유포가 하루는 연회에 유비를 초대했다.
한데 연회장 화장실에서 무심코 자신의 넓적다리를 본 유비는 마음이 무거웠다. 오랜 세월 놀고먹기만 한 탓에 허벅지가 너무 굵어져 있었다. 한때 천하를 꿈꾸던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절로 눈물이 났다.
눈물 자국을 본 유포가 연유를 물었다. 유비가 답했다. “저는 언제나 몸이 말 안장을 떠나지 않아 넓적다리에 살이 붙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한데 요즘은 말을 타는 일이 없어 허벅지가 다시 굵어졌습니다. 세월은 달려가니 머잖아 늙음이 닥쳐올 텐데 이룬 공이 없어 그것을 슬퍼한 것입니다.”
‘넓적다리에 살이 붙음을 슬퍼한다’는 비육지탄(脾肉之嘆)은 삼국지에 나오는 이 장면이 그 유래다. 유비에게 넓적다리 살은 ‘헛되이 보낸 세월’이다. 뜻은 여물지 못하고 몸에만 살이 붙은 허송세월이다. 영혼은 허해지고 육체는 무거워진 시간이다.
모든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후회와 각오, 희망과 절망은 모두 내게서 말미암는다. ‘비육(脾肉)’은 유비 자신을 돌아보게 한 자극, 스스로를 다잡게 한 촉매다. 유비는 살이 붙은 자신의 넓적다리를 보며 다시 뜻을 세우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갔다.
깨닫지 못하면 늘 그 자리다. 쓰지 않으면 무거워진다.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쓰지 않으면 머리가 탁해진다. 늘 부지런히 갈고닦아야 하는 이유다. 겨울방학은 스스로를 갈고닦는 소중한 시간이다.
나잇값이 무겁다
손주가 태어난 이듬해 아버지가 환갑을 맞았다. 아버지가 바라던 대로 결혼해 첫 아이를 낳은 때라 회갑 잔치를 잘해드리고 싶었다. 동생들과 협의해 시내 호텔에 식장을 예약했다. 준비가 거의 끝나 아버지를 찾아뵙고 환갑잔치 준비 상황을 처음으로 알려드리며 초대할 지인들을 말씀해달라고 했다.
잠자코 듣던 아버지가 눈시울을 적시며 "그만두라"고 했다.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말씀드리자 "그만두라고 하지 않았냐"고 화냈다. 머뭇대자 "당장 예약 취소하라"고 해 그 자리서 바로 취소했다. 영문 몰라 하는 내게 한참 지나 아버지는 "고맙다"고 한 뒤 "보잘것 없는 삶이어서"라는 이유를 댔다. 아버지는 회갑연에 으레 밝히는 "약력이라고 소개할 게 없어서다"라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나이는 '가지다'가 아니라 '먹는다'고 쓴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써왔으니 선인들의 비유와 경계가 놀랍고 두렵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나이를 '먹는다'고 비유한 이유를 이렇게 유추해 설명했다.
첫째 나이가 사람의 생명 에너지 소비와 관련 있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사람은 성장하고 발달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
둘째 나이가 사람의 경험 축적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경험은 마치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지식과 정보를 흡수하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소모했다는 뜻이다. 시간을 먹었다는 얘기다.
아버지는 '먹는다'가 문제가 아니라 먹으면 그에 상응한 결과가 없어서다며 '음식은 먹은 만큼 소화해 성장하며 잔여물은 배설한다'고 했다. 소화불량이거나 토해내거나 해서 먹은 나이만큼의 결과가 없음을 탓했다. "개나 돼지 등 여타 짐승들도 먹은 값을 한다"며 아버지는 '헛살았다'고 표현하며 심하게 자책했다.
아버지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게 나잇값이다. 나잇값이 무겁다. 먹은 만큼은 성장했어야 나잇값을 하는 거다. 손주까지 태어났으니 하늘과 조상은 물론이려니와 손주에게도 부끄러운 삶이 됐다"고 했다. "2남 4녀 자식을 낳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여러 주목받고 박수받을 만한 일을 해온 지난 삶의 역정(歷程)은 같은 길을 걷는 다른 이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다"는 내 말에 '귀에 거슬린다'며 '나이를 헛먹었다'고 다시 한탄했다.
아버지는 "나이 60세의 비유적인 표현이 공자가 말한 이순(耳順)이다"며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아버지는 "귀가 순해져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60세, 즉 이순이다"며 "네 말이 거슬리는 걸 보니 아직 환갑잔치할 나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여지없이 그날도 고사성어 '비육지탄(髀肉之嘆)을 인용했다. 보람 있는 일을 하지 못하고 헛되이 세월만 보내는 것을 한탄함을 비유한 말이다. 할 일이 없어 가만히 놀고먹기 때문에 넓적다리에 살만 찐 것을 한탄한다는 뜻이다.
중국 삼국시대 유비(劉備)가 한 말이다. 신야(新野)의 작은 성에서 4년간 할 일 없이 지내던 유비가 유표(劉表)의 초대로 연회에 참석했을 때 변소에 갔다가 자기 넓적다리에 유난히 살이 찐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 그는 슬픔에 잠겨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 눈물 자국을 본 유표가 연유를 묻자 대답한 말에서 비롯했다. "나는 언제나 몸이 말안장을 떠나지 않아 넓적다리에 살이 붙을 겨를이 없었는데 요즈음은 말 타는 일이 없어 넓적다리에 다시 살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사정없이 달려서 머지않아 늙음이 닥쳐올 텐데 아무런 공업(功業)도 이룬 것이 없어 그것을 슬퍼하였던 것입니다."
그때 아버지의 고심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가족이 모여 점심을 함께하는 것으로 회갑연은 마쳤다. 아버지는 몇 술 뜨지 않았다. 환갑 지나 아버지는 바로 "나잇값을 해야 한다. 삼국지(三國志)를 새로 써야 한다"며 묵혀뒀던 집필에 들어갔다.
이젠 내 나이가 칠순을 넘었다. 아버지가 육순에 하신 말씀들이 칠순이 되어서야 새롭게 떠오른다. 손주들에게 일찍이 깨우치도록 물려줄 인성은 뭘까? 그게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이다. 아버지가 울음 섞어 깨우쳐주려고 한 '나잇값'이다.
▶️ 脾(지라 비)는 형성문자로 腗(비)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卑(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脾(비)는 비장(脾臟)의 뜻으로 ①지라(척추동물의 림프 계통 기관) ②넓적다리 ③소의 밥통 ④그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지라와 위로 어떤 음식물을 대하여 먹고 싶은 기분이나 어떤 사물을 대하여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 또는 어떤 음식물을 삭여 내는 힘을 비위(脾胃), 척추동물의 복강 속 위의 뒤쪽에 있는 내장의 하나를 비장(脾臟), 오랜 체증으로 인하여 위장에 덩어리가 생기는 병을 비적(脾積), 종아리 뼈를 일컫는 말을 비골(脾骨), 비장에서 열기가 생기는 병을 비열(脾熱), 비장에 생기는 염증을 비염(脾炎), 소화 불량으로 몸이 파리해지고 식욕이 없어지는 병을 비허(脾虛), 지라나 위에 고장이 생기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가 나는 병을 비설(脾泄), 비장을 이루는 붉은 빛깔의 부드럽고 연한 물질을 비수(脾髓),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하여지는 병을 비종(脾腫), 벌집을 달리 이르는 말을 소비(巢脾), 위경의 기운을 도와서 보양함 또는 남의 뜻을 잘 맞추어 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보비위(補脾胃), 비위가 뒤집혀 가라앉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밉살스런 꼴을 보고 마음이 아니꼬움을 이르는 말을 비위난정(脾胃難定), 허벅지 살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허송세월에 대한 자기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을 비육지탄(脾肉之嘆) 등에 쓰인다.
▶️ 肉(고기 육, 둘레 유)은 ❶상형문자로 宍(육)은 고자(古字)이다. 신에게 바치는 동물의 고기의 썬 조각, 俎(조) 따위의 글자에 포함되는 夕(석) 비슷한 모양은 肉(육)의 옛 자형(字形)이지만 나중에 月(월)로 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것을 日月(일월)의 月(월; 달)과 구별하여 月(육달월)部라 부른다. 육이란 음은 부드럽다의 뜻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肉자는 ‘고기’나 ‘살’, ‘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肉자는 고깃덩어리에 칼집을 낸 모양을 그린 것으로 ‘고기’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肉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만 고기를 뜻하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주로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肉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로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본래 肉자의 부수자로는 ⺼(고기 육)자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편의상 月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을 뜻하는 月(달 월)자와 혼동이 생길 수 있지만 月(달 월)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期(기약할 기)자처럼 우측 변에 위치하고 ⺼(육달 월)자일 경우에는 肝(간 간)자처럼 좌측이나 하단, 상단에 위치하게 되니 구분할 수 있기는 하다. 이렇게 肉자가 月자로 쓰일 때는 ‘육달 월’이라고 읽는다. 그래서 肉(육, 유)은 (1)짐승의 고기 (2)살 등의 뜻으로 ①고기 ②살 ③몸 ④혈연(血緣) 그리고 ⓐ둘레(유) ⓑ저울추(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고기의 맛을 육미(肉味), 육체에 대하여 과하는 형벌을 육형(肉刑), 육체에서 풍기는 느낌을 육감(肉感), 고기가 많이 있는 호사한 모양을 육림(肉林), 적진에 돌진 육박하는 일을 육탄(肉彈), 식용할 목적으로 사육하는 소를 육우(肉牛), 구체적인 물체로서의 인간의 몸뚱이를 육체(肉體), 육질로 되어 단단하지 않은 몸을 육신(肉身), 높거나 대단한 기준이나 수치에 거의 가깝게 다가가는 것 또는 공격하기 위해 몸으로 돌진하는 것을 육박(肉薄), 식육의 고기 종류를 육류(肉類), 남녀의 교접을 육교(肉交), 적에게 몸으로 다가감을 육박(肉迫), 쇠고기를 얇게 저미어 만든 포를 육포(肉脯), 고기가 산을 이루고 말린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육산포림(肉山脯林), 웃옷 한쪽을 벗고 가시 나무를 짐 곧 잘못을 크게 뉘우침이라는 육단부형(肉袒負荊), 살이 썩어 벌레가 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근본이 잘못되면 그 폐해가 계속하여 발생함을 육부출충(肉腐出蟲), 살이 많고 뼈가 적음을 육다골소(肉多骨少), 고기와 술이 많음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육산주해(肉山酒海), 몸이 몹시 여위어 뼈만 남도록 마름을 육탈골립(肉脫骨立)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嘆(탄식할 탄, 또 우)은 형성문자로 歎(탄)과 동자(同字), 叹(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부수를 제외한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간, 탄)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嘆(탄, 우)은 ①탄식(嘆息)하다 ②한숨 쉬다 ③찬탄(贊嘆)하다(칭찬하며 감탄하다) ④읊다, 그리고 ⓐ또(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탄식할 차(嗟), 탄식할 억(噫)이다. 용례로는 매우 감탄하여 칭찬함을 탄칭(嘆稱), 한숨쉬며 한탄함이나 감탄함을 탄식(嘆息), 한탄하며 애석히 여김을 탄석(嘆惜), 탄식하는 소리를 탄성(嘆聲), 탄식하여 욺을 탄곡(嘆哭), 한탄하며 하소연함을 탄소(嘆訴), 탄복하여 크게 칭찬함을 탄미(嘆美), 탄식하여 마음이 상함을 탄상(嘆傷), 탄복하여 크게 칭찬함을 탄상(嘆賞),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도와주기를 몹시 바람을 탄원(嘆願), 탄식하여 하는 말을 탄사(嘆辭), 의분이 북받쳐 탄식함을 개탄(慨嘆), 슬퍼하며 탄식함을 비탄(悲嘆), 자기 일을 자기 스스로 탄식함을 자탄(自嘆), 목소리를 길게 뽑아 심원한 정회를 읊음을 영탄(詠嘆), 몹시 탄식함 또는 그런 탄식을 통탄(痛嘆), 마음 아파하고 슬퍼함을 상탄(傷嘆), 원망하거나 또는 뉘우침이 있을 때에 한숨짓는 탄식을 한탄(恨嘆), 혀를 차며 탄식함을 돌탄(咄嘆), 근심하고 한탄함을 수탄(愁嘆), 탄복하여 크게 칭찬함을 상탄(賞嘆), 궁한 나머지 탄식함 또는 그 탄식을 궁탄(窮嘆), 원망하고 한탄함을 오탄(懊嘆), 넓적다리에 살이 붙음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을 한탄하다 성공할 기회를 잃고 공연히 허송세월만 보냄을 탄식하는 말을 비육지탄(髀肉之嘆), 식량 구하기가 계수나무 구하듯이 어렵고 땔감을 구하기가 옥을 구하기 만큼이나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계옥지탄(桂玉之嘆), 편파적이고 불공정함에 대한 한탄을 이르는 말을 반박지탄(斑駁之嘆), 탄복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막불탄복(莫不嘆服)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