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님
오늘 제가 네일 아트를 받았어요. 기억하시죠?
결혼식 준비하며 이모가 하는 뷰티숍에서 웨딩촬영과 결혼식을 위해 받는 적이 있었고,
저희 학교 아이들 직업 경진대회 네일아트 시험을 위한 연습 모델로 매니큐어를 바른 적이 있고,
오늘은... 저희 반 부담임 선생님이 저를 위해 손을 만져주시고 매니큐어를 발라 주셨어요.
처음 초대했을 때는 농담이라 생각했고, 선생님 교실에 갔을 때 세팅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고,
향기 좋은 로션을 발라 제 손 마사지를 해주셨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몰랐네요.
애정 어린 고마움의 표현이 제가 이제까지 직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영역의 행위였어요.
제가 순천에 와서 교사 생활을 하며 저에게 오는 배움을 새롭게 받아들이겠다고 당신께 말씀드리고, 그 약속을 늘 상기하며 학교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의 이 경험은 당신이 저에게 무엇을 보여주셨을까요?
선생님이 제 손을 정성스럽게 꾸며주시며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 선생님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학교에서 펼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고, 안타까워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노력은 아이들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사랑하고, 성실히 만나는 것뿐입니다.
제가 만나는 아이들이 가장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학생 시절을 자기 다움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배움과 노력을 함께 할 동료, 친구를 만나는 것이 제 바람이지요.
내일 제 앞에 놓여 있는 배움을 하루, 하루 살다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오늘은 계속 제 손을 보게 됩니다. 그분의 손길과, 마음, 정성, 사랑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늘도 감사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