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이 연세가 참 많은 분인데(아마 팔순 되심)
끊임 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시네요.
영화 ‘기생충’의 시사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등 4개상을 석권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라니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만들어 놓은 ‘불평등’은 이제 세계적인 문화 엘리트마저 외면하기 힘든 보편적인 화두가 되었다.
신자유주의를 세계에 관철시킨 두 강대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영국은 브렉시트로 나라가 분열되어 갈등을 겪고 있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예외주의를 앞세워 대놓고 신보호주의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극히 예외적으로 한국의 기득권 세력은 신자유주의를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고 있다. 이유는 신자유주의 핵심이라 할 시장 활성화 정책인 북지 축소, 최소 정부, 노동유연성, 민영화 등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75년, 정부수립 70여 년 사이에 경제개발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로, 국제사회에서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겉의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어두운 면이 가려져 있다. 통계 몇 개를 들어 보면, 이 나라 경제성장은 대다수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보다 몇몇 부자들을 위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고집하는 자칭 보수가 활약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지표들을 외면하고 이 나라가 사회 안정을 하고 경제발전이 지속가능할까? 몇 개만 살펴보자
경제민주화
1. 빈부격차와 사회 양극화
단위; %
상위1%
상위10%
중간
하위50%
자산
24
66
8
2
부동산
55
97.6
학자들은 말한다. 한국이 미국과 함께 세계 최고다.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가 이러한 불평등한 상태라면 어떻게 행복지수를 논할 수 있나. 이 나라 하위 50%의 자산은 2% 미만이다. 그날 벌어 그날 살던지 아니면 부채로 살고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차별과 혐오가 나타나고 냉소주의가 번지므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바로 헬조선의 시작이다.
2. 합계출산율 0.92부터 짚어보자. 이는 간단히 말해 이 나라 젊은이들 반 이상이 결혼을 안 하던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애기다. 이유는 생계(직장)가 불안하고, 아이를 낳더라도 양육비(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1964년) 한국의 1인당 GDP가 US$124였으니 찢어지게 가난했어도 출산율이 4~5이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산아제한 구호로 등장했다. 젊은이들은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신분상승을 위해 열심히 살아 오늘의 기적을 일구었다.
올해(2020년)부터 인구가 줄어 한 세대 30년마다 절반이 된다니, 인구말도가 감소하는 것은 그렇다 해도 국민연금이 거덜나고, 경제활동 인구 한 사람이 어린이와 노인 2~3명을 부양하는 게 가능할까?
3. 자살율 26.6은 인구 10만 명당 1년에 자살자 수를 나타내는 말이다. 부동의 세계1위를 16년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의 이웃인 일본이 16.8, 미국이 11.1이고, 우리와 정서나 국민소득이 비슷한 이탈리아가 5.2이다. 이에 대한 원인을 학자들은 가난과 공동체 문화 붕괴 즉 경쟁사회로 본다.
한국전쟁(1951년) 1.4 후퇴 때 서울에 살던 우리 가족 6명은 충청도 아산 아버지 고향으로 피난을 갔다. 난리 중이라 젊은이들은 군에 가고, 전염병이 창궐하여 일손이 부족해 농사도 못 지어 절량농가가 많았다. 그래도 우리 식구가 굶어죽지 않고 살아난 것은 이웃의 따뜻한 정 즉 공동체문화였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가난한 이웃들이 자신들도 모자란 식량을 나누어주었다는 얘기다.
서구의 앞선 자본주의 국가나 못 사는 중동이나 남미 여러 나라의 자살률이 낮은 것은 그들의 공동체문화를 나름대로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4. 우리의 산업재해 사망률이 OECD 30개국 가운데 최고라는 통계도 오래된 얘기이다. 2017년도 고용노동부 통계에는 한국의 사망자 수는 1,957명, 영국의 경우 144명으로 나온다. 한국의 수치는 EU 평균의 5배 수준이고 원인별로 보면 추락사가 약 40%다. 한 마디로 돈을 더 벌기 위해 노동자들의 목숨을 희생시킨다는 얘기다. 산업재해율이 높았던 영국은 법의 이름을 ‘기업살인법’으로 고치고 강력한 감독을 한 결과 오늘날 모범국가가 되었다.
여기서 이해가 어려운 대목은 한국의 산재율(노동현장에서 다치거나 병이 든 사례)은 OECD의 1/4 수준인데 반해 사망자 수는 단연 1위이다. 또한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연간 2,000명의 사망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안 보이는 언론과 정부 당국이 2달 사이 50명의 사망자가 나온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온통 야단법식이다. 기대를 모았던 김용균법이 알맹이 없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분노한 노동자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여기 동참한 김용균의 어머니는 기자에게 말했다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입에 올리기가 부끄럽다.
5. 격차사회(계급사회)
한국 100대 부자
2014년 조선일보
미국 100대 부자
2014 Forbes
창업자
16
78
상속부자
84
22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평등이 실현되지 못하는 체제는 시장경제라 부를 수 없다. 구미 선진국과 달리 이 나라는 골목의 구멍가게, 아이스크림접, 책방 등 모두가 재벌에게 넘어갔다. 재벌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경영권까지 세습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손자나 손녀가 할머니의 후광으로 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을 따올 수 있을까?
오늘 대한민국의 모습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에서 작가 조정래 선생은 이 나라의 현실을 고발하고 아울러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한마디로 수구세력들인 재벌-언론-정부조직(입법 사법 행정) 등이 부패로 연합하여 국민을 착취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연대 같은 건전한 시민단체에 가입하여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청와대 코앞에서 연좌농성을 하며 대통령을 향해 온갖 욕설을 해도 물대포와 최루탄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가 되었다. 온갖 가짜 뉴스와 험담으로 정권을 비방해도 블랙리스트에 오를 일이 없게 되었다. 봉준호 감독이 그와 같은 훌륭한 작품을 만든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부대는 청와대 앞에 모여 ‘김정은 대변인’인 빨갱이 문재인의 ‘좌파독재 완성’을 막아야 한다고 언성을 높인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사회주의 좌파를 가장 싫어하는 집단은 극우 파시시트들이다. 예를 들어 1936년 스페인 총선에서 마누엘 아사나가 이끄는 좌파 정부가 세워지자 모로코에 주둔하던 프랑코 장군이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내전이 일어난다. 3년 간 이어지는 내전에서 프랑코 장군의 가장 큰 후원세력은 독일의 나치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정권이었다. 각각 육ㆍ해ㆍ공 첨단 무기는 물론 2만과 5만의 병력을 파견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서구 나라들에서는 극우 정당이 국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서 현재까지도 독일, 프랑스 등 EU에는 극우정당의 국회의석 비중은 10~15% 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세계적대유행)을 선언했다. 그 와중에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EU 여러 나라들에 대해서는 30일 여행 제한 조치를 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여행제한 완화조치를 언급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에서 문재인 정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확고히 보여주었기 때문이겠다. 일본과 같은 꼼수가 아니라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일까. 이에 대해서는 유럽의 유력 언론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BBC방송은 WHO의 보고를 인용해 사망률도 세계 평균 3.4%에 비해 한국은 0.7%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1/5 수준이다. 그런데 국내 일부 보수 언론과 제1야당은 정반대의 논조로 정부를 헐뜯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 질병에 대해 온 국민이 나서서 사투를 벌리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민을 분열 선동하는 악의적인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이다.
마치는 말씀
흔히들 민주주의는 그 사회의 민도에 달려있다고 한다.
우리는 형식상의 민주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빠진 민주화는 부실할 수밖에 없다. 인간존엄과 사회적 정의를 실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구조 속에서 자유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수반한다. 사회는 승자독식과 양육강식의 관념을 끊임없이 주입하면서 이에 대항하는 자는 빨갱이로 몰아 배제한다. 따라서 이 나라에는 공동체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
세계가 칭찬하는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것이 3년이 안 됐다. 프랑스혁명이 완성되는 데 80년이 결렸고 조선왕조가 훌륭한 개혁인 대동법을 완성시키는데 100년이 걸렸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기다림이라는 말도 있다. ‘빨리빨리‘라는 한국인의 성공 습성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겠다.
2010. 03. 13, 맹 행 일
첫댓글 구절구절 틀린 말씀이 1도 없네유,,,오직 기득권의 권력만을 생각하는 적폐들을 국민의 힘으로 치워버려야합니다.
이번 총선이 그 출발점이 되어 앞으로 쭉 민주당 정권이 이 나라를 청소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른신 건강하세유^^
무플방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