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선 지난달 말 후보 등록 때부터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들이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에 도전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과연 이들의 성적표는 어떻게 나왔을까?
이번에 낙선한 ‘의원 출신’ 후보들은 새누리당 소속이 많았다. 대부분 연임(連任)에 도전하는 기초단체장들과 맞붙어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의원 출신들, 연임 도전한 기초단체장들과 맞붙어 고배
18·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한나라당(지금의 새누리당) 사무총장까지 지낸 김정권 전 의원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경남 김해갑)였던 경남 김해시장에 출마했지만, 김해시장 연임에 도전한 새정치민주연합 김맹곤 후보에게 패했다. 김맹곤 후보 역시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에서 활동한 의원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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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김해시장에 출마했던 김정권 전 의원(왼쪽)과 서울 광진구청장에 출마했던 권택기 전 의원(오른쪽)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차관을 지낸 권택기 전 새누리당 의원(18대 국회) 역시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광진구청장에 출마했지만 떨어졌다. 권 전 의원도 김정권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재선 구청장 도전자(새정치민주연합 김기동 후보)에게 패했다. 18대 국회의원이었던 신영수 전 새누리당 의원(경기 성남수정)도 경기 성남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연임에 도전한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 후보에 대해선 선거과정에서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있었지만, 신 후보는 이 후보의 ‘현역 프리미엄’을 넘지 못했다. 이 후보 측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흑색선전”이라며 강력 대응했었다.새누리당 서울 양천구청장 후보였던 오경훈 전 의원(16대)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수영 후보와 개표 초반부터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낙선했다. 김 후보는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이번이 첫 출마였다.과거 열린우리당(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출신 중에선 김선미 전 의원이 이번에 고배를 마셨다. 김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을 받아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안성시장에 출마했지만 연임에 도전한 새누리당 황은성 후보에게 졌다.3선 의원(12~14대) 출신의 최락도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전북 김제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5%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3선 김제시장에 도전한 이건식 무소속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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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안성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선미 전 의원(왼쪽)과 전북 김제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최락도 전 의원(오른쪽).
국회의원 출신의 낙선 사례들을 놓고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이 되는 것보다 주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기초단체장에 당선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 “이번에 기초단체장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보게 됐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한번이라도 기초단체장 거쳤던 의원 출신들은 대부분 善戰반면, 4년 전 지방선거때 이미 기초단체장으로 당선, 이번에 연임 기초단체장에 도전했던 국회의원 출신들은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주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었다.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낸 노현송 전 의원과 홍미영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도 각각 서울 강서구청장과 인천 부평구청장에 당선되면서 재선 구청장에 성공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고양시장 후보로 출마한 최성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연임에 성공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02년과 2006년 고양시장에 당선됐던 새누리당 강현석 후보와의 리턴매치를 이긴 것이었다. 경남 김해시장 선거에서 김정권 전 새누리당 의원을 꺾은 새정치민주연합 김맹곤 후보도 같은 경우다.이 밖에 새누리당에선 기초단체장 선거에 처음 도전장을 던진 ‘거물’ 안상수 전 대표가 경남 창원시장에 당선돼 화제다. 안 전 대표는 국회의원을 내리 4번이나 하고, 원내대표·당대표까지 지낸 중진급 인사다.국회의원 때와 소속 당을 바꿔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경우도 있었다. 충남 공주시장 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오시덕 전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때 열린우리당 소속이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의 김정섭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따돌리고 공주시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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