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9] 외국인 선발을 많이 만나는 이유

[1번선발]

Q 한화이글스는 왜 외국인 선발투수를 많이 만나나요? 다른 팀들이 약팀이라고 얕보고 표적선발을 돌리나봐요.

A "이글스 경기를 주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겁니다. 다른 팀도 외국인 선발 많이 만나고 있어요.

해설

아래 한 회원님께서 조사하신 자료에 의하면, 한화이글스는 120경기 중 49경기가 외국인 선발 (40.8%) 입니다.

자, 이 숫자가 유난히 많은지 확인해보기 위해 이글스가 상대한 나머지 7개구단 투수진의 이름을 한번 떠올려 봅시다.

우선 올해 외국인 선발투수가 1선발인 구단은 4팀 입니다.

SK(글로버) / 두산(니퍼트) / 엘지(주키치) / 넥센(나이트)

윤석민을 보유한 KIA는 로페즈와 트레비스가 팀내 이닝 수 2-3위고

주키치가 팀내 1위인 LG는 이닝 3위도 외국인 리즈입니다.

선발진의 핵심이 대부분 외국인이라는 얘기죠.

토종 선발 장원삼-차우찬-배영수가 활약 중인 삼성도

시즌 초반 카도쿠라가 1선발이었고 지금 저마노, 매티스라 선발로 뛰죠

한화와 넥센을 빼면 현재 리그에서 뛰는 모든 외국인은 투수고, 대부분 선발입니다.

쉽게 말하면 5선발 중 2명 (그러니까 40%)은 외국인이고, 그들의 이닝수(그리고 게임수)는 대개 토종 선발보다 많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유독 외국인을 많이 만난 게 아니라, 지금 리그에 외국인 선발이 많다는 걸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만 많이 상대하는 것 처럼 보이냐. 그건 우리가 이글스 경기만 집중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로페즈가 한화랑 나올때 우리는 중계를 봅니다. 다음에 또 나왔으면 또 봅니다.

하지만 롯데전에 2번 나오거나 LG전에 2번 나오면 우리는 눈으로 직접 본 게 아니니까 잘 모릅니다.

자, 그러면 숫자로 한번 확인해봅시다.

기아의 외국인투수 로페즈는 한화전 5경기 31이닝 던졌습니다. 많지요?

그런데 SK전에도 5번 나왔습니다 (29이닝),

그리고 롯데전에는 6번 나와서 37이닝을 던졌습니다.

현재 팀타율 1위가 롯데고, SK는 여전히 강팀입니다.

로페즈가 승수 쌓으려고 표적선발로 돌아간 건 아니겠지요?

삼성 저마노가 5경기 중 2경기가 한화전입니다.

한국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왜 한화전에만 나올까요?

그런데, 저마노는 롯데전에도 2경기 나왔습니다.

올해 예년에 비해 팀간 일정이 많이 몰려있고,

한번 만난 팀을 다음주나 그 다음주에 또 만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경우가 생깁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한화전보다 다른 팀과의 경기에 더 많이 나온 케이스 말입니다.

우리 느낌과 달리, 이런 경우도 많습니다.

우선, 올해 최고의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한화전에 딱 3경기 나왔습니다.

반면 LG-SK는 무려 6게임, 기아전에 4게임 나왔죠.

SK글로버는 삼성-두산-롯데전에 각각 4~5게임씩 나왔고 한화전에는 3번만 선발 등판했습니다.

기아 트레비스는 한화전에 3경기 선발등판, 반면 삼성-두산-SK는 각 4게임 나왔습니다. 

그리고 LG-넥센전에 골고루 3게임입니다.

시즌 초반 우리는 LG 리즈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죠

지금까지 리즈를 4번 만났습니다. 우리를 상대한 평균자책도 2.00으로 굉장히 강했습니다.

하지만 리즈는 KIA전에 5.02의 평균자책을 찍으며서도 5번이나 선발 등판 했습니다.

삼성-SK-두산 전에도 골고루 4번 나왔고요.

롯데 사도스키는 어떨까요

우리는 2게임 만났고 그 경기에서 평균자책 1.32로 잘 던졌습니다.

그래서 한화에게 표적선발을 냈을까요? 아니요. 삼성-SK-두산-KIA전에 각각 4경기씩 나왔습니다.

왜 우리랑 할 때 안 나왔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롯데와의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거든요.

선발의 일정을 우리와의 경기에 맞춰 조절한 게 아니고,

아직 경기를 많이 안한 것 뿐입니다.

시즌 초반에 몇번 만났던 것으로 기억하는 카도쿠라도 딱 2게임 마주쳤죠.

반면 넥센전 4게임, 두산과 기아전 3게임, 그리고 롯데와 SK전에 한화랑 똑같이 2경기 나왔네요.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들이, 우리보다 다른 팀 경기에 더 많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체감상 정말 많이 만난 투수가 있죠. 넥센 나이트

맞아요. 이 친구는 한화전에 6경기 나왔습니다. 등판경기 중 한화가 제일 많습니다.

그런데, 기아전과 두산전에도 각각 5번 등판했습니다. 유난히 한화만 많은건가요?

제가 보기엔 그냥 로테이션 돌다보니 오차범위 내에서의 차이가 생긴 것 같은데요

한화전에 정말로 많이 나온 투수도 있습니다. 삼성 매티스입니다.

한국에 와서 딱 7게임 던졌는데 그중 3번이 한화전입니다.

2번은 롯데, 1번은 SK와 넥센이죠.

하지만 매티스는 이제 겨우 한달 반 뛰었습니다.

한화전에 골라나왔다기 보다는, 그 스케줄에 한화가 몰려있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겠죠.

SK고든도 한화전 3경기, 하지만 LG와 넥센전에 2경기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한화전에 제일 많기는 한데, 그 격차가 유의미할 만큼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어떻습니까. 올해 잘 던진다는 외국인 투수들이 정말로 한화전에만 많이 나왔습니까?

혹시, 올해 워낙 외국인 선발이 많은데 우리가 한화 경기만 골라서 보니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PS.

올해 이닝수 상위 20명 중 외국인 투수가 8명입니다. 절반 가까운 숫자입니다.

이닝수 상위권에 랭크된 투수들은 전부 선발투수인데요, 안승민-양훈-김혁민을 빼면 상대팀은 17명입니다.

올해 가장 많이 던진 상대팀 선발 17명 중 8명, 그러니까 거의 절반이 외국인인데요

그러면, 당연히 절반 가까운 비율로 외국인을 상대하는 게, 현 시점에서는 <정상적인 일> 아닐까 싶습니다.

[동우짱]

중심 잡힌 1번선발님 글 항상 좋습니당~!

[32신경현]

그한회원이 저군요
1번선발님의 글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1위삼성은 선발용병을 117경기 약27번밖에 만나지않았습니다
한화가 용병선발이 있다고해도 약 31번~33번이었을겁니다
어느정도 1,2,3선발을 한화전에 내세우려고도 했을겁니다

[1번선발]

작년 류현진이 LG전에 많이 나오고 두산전에는 2번인가 등판했죠. 한대화 감독이 1경기인가 등판일정을 늦춘 적이 있는데 '표적선발'이라며 LG팬은 물론이고 한화팬들 사이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류현진은 등판 일정 그대로 나왔는데 LG전에 '우연히' 많았을 뿐이죠.

[부비트랩]

죄송하지만 옳은 분석은 아닙니다. 넥센은 나이트 하나고 삼성은 상당기간 카도쿠라 하나로 운용됐습니다. 선발축의 용병 비율이 40%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뛰는 용병들만 등판횟수를 따졌을때

[부비트랩]

삼성 25회 롯데 32회 sk 31회 기아 25회 엘지 23회 두산 31회 넥센 22회 한화는 43회 입니다. 우리가 용병선발이 없는 탓도 있다지만 우리가 2명의 선발 있다 치고 무리해서 팀당 4경기씩 뛰었다고 가정하고 8회씩 더해줘도 한화가 마주한 횟수가 가장 많습니다.

[1번선발]

요즘 야구에서 선발 일정이 상대팀 따라 왔다갔다 하는 팀은 없습니다. 엄연히 '로테이션'이란 게 있는걸요. 다만, 여름에 우천취소 경기가 워낙 많아서 1-3선발들은 (취소된 게임에서 선발을 건너뛴 4-5선발 대신) 더 많이 등판했습니다. 그 와중에 1-3선발들은 대개 외국인이고요. 리그 전체적으로 선발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 투수인데, 한화가 절반 가까이 외국 투수를 만났다면 그건 '평균'아닐까요? 위에서 보신 바 대로, 주력 투수들은 한화전에 비슷하게 등판했거나, 누구는 더 적고, 누구는 많은데요. 이 정도면 '복불복'이라고 봅니다.

[1번선발]

리즈와 트레비스가 중간으로 등판했던 경우가 기억에 나기는 합니다만, 다른팀이 한화전에 승리 올리려고 외국인 선발 등판 일부러 당기거나 미뤄가며 등판한 경우는 없는 것 같은데요. LG의 1~3선발이나 SK의 투수진이 등판일정이 좀 왔다갔다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거야 한화전 뿐 아니라 그 팀들이 시즌 내내 좀 그런 부분이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