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의 이야기는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였어.
약간의 교정이 필요하겠지만, 각종 개념들은 이야기에 잘 나타나 있었어.
신비로운 전설, 감정 묘사, 그리고 모호한 엔딩까지.
난 그가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 낸 줄 알았어.
케이트의 작품을 읽기 전까진 말야.
케이트의 작품
공포.
두려움.
아무도 날 믿지 않는다.
단 한번도.
나는 그에게 다 장난이라고 말했다.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이다.
그래야 난 잠을 잘수 있다.
하지만 난 내가 보았던게 뭔지 알고 있다.
어린 소년
종교 의식
그리고 죽음
죽음 그 자체
꽉 움켜진 어두운 죽음과 제물을 감싸는 정체 모를 존재들
비밀에 감춰진 영원한 굴 속으로 그를 끌고 들어가다.
하지만 난 장난이였어, 다 거짓말이였다고.
괜찮아 질거야 이제.
난 더 알아내야 했다.
그녀의 방 안에 들어갔다.
안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세면대 마개가 뽑힌듯이.
헤드폰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잡음. 잡음 뿐이였다.
소리는 옷장속에서 나왔다.
괴로운 숨소리.
안에서 손톱으로 긁고 있었다.
난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무언가, 어두운 무언가가 있다.
열수 없다.
열리지 않을 것이다.
밖으로 나가길 거부하고 있다.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작은 목소리로, 울부짖고 있었다.
살려줘..
잡음이 방 안 전체에 울리고 있었다.
잡음 만이.
나는 밖으로 나올때 문을 닫았다, 나오지 못하도록.
난 절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내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잡음 만이 있을 뿐이다.
밀접하게 관련된 두 개의 이야기였어.
제이크의 이야기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초점을 맞춘 소설였고,
케이트는 감정과 비밀, 그리고 후회를 주로 한 1인칭 소설이였어.
혹시나 내가 도시전설 속에서 너무 오래 헤엄치고 있거나, 수 많은 아이들의 에세이에서 희생양이 되어버렸을지 몰라도,
나는 이 생각을 도저히 지울수 없었어.
이건 진짜야.
할로윈이 지나고 며칠 후, 나는 케이트를 방과 후 에 남겼어.
나는 더 정확하게 알고 싶었어.
특히 케이트가 제이크의 소설 속 “에비” 였는지, 그리고 그녀가 할머니를 방문 했던 일을 고백하는 것인지.
나는 케이트의 소설을 꺼냈고 그녀에게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 물었어.
대체 뭘 보고 이런 글을 쓴 거니?
그녀는 고개를 으쓱하며 말했어.
“제 생각엔 아방가드르요. 전 그냥 생각들을 가지고 실험하는 중이였어요. 제 소설..마음에 드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케이트에게 말했어.
흥미로운 작품이더구나.
“89.1에 대해 들어보신적이 있으세요?” 케이트가 물었어.
내가 막 말하려 할때, 케이트의 웃음은 몇 단어 만을 남긴 채 내 말을 틀어막았다.
“세상에.. 페트릭 선생님, 그거 다 거짓말이에요!”
케이트는 자기와 제이크가 어떻게 같은 이야기를 여러개의 시점에서 쓰게 되었는지 설명했어.
둘은 그저 날 놀리고 싶었던 거야.
모든 것은 지어낸 거였고, 할로윈 몰래카메라 였어.
“완전히 속아넘어가셨네요, 페트릭 선생님.”
케이트가 웃었어.
나는 어색하게 미소 지었어.
그래, 걔들은 날 속인거야.
나는 케이트에게 작품을 잘 보았으며, 같이 아방가드르 식 글짓기를 계속 연습하자고 했어, 그리고 할로윈을 잘 보내라고도 말해줬고.
하지만 무언가가 계속 마음에 걸렸어.
나는 학교에 오래 근무하던 9학년 영어 선생과 같이 술을 마셨어. (나는 새로운 마을에 온 초짜 선생이였고 그는 노련한 조언자였지.)
나는 그에게 제이크와 케이트가 제출한 작품에 대해 말했고, 그는 웃었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어.
“이상한데..” 그는 말했어.
“제이크와 케이트가 같이 몰래카메라를 짰다고?
걔네 둘은 새 학기때는 같이 쭉 붙어 다니다가 가을 쯤부터 한 마디도 안하고 다녀.
이제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뭔가 다툼이 있었나 본데.. 내 생각엔 둘이 짜고 친것 같아.”
몇 주 동안, 나는 제이크와 케이트를 자세히 관찰했어.
걔네들은 한번도 말을 하지 않았어. 쳐다보지도 않았고.
나는 제이크와 소설에 관해 상담을 잡았어.
난 내가 얼마나 그의 작가로서의 성장과 특히 저번 할로윈 소설을 좋아했는지 말해주었고, 케이트와 짠 몰래카메라가
날 정말 발끈하게 만들었다고 웃으며 말했어.
제이크는 어색하게 미소지었어.
“우리가 선생님을 속인거요.” 그가 말했어.
“케이트의 아이디어 였어요.”
모든 것은 가짜였다고 그가 말했어.
89.1은 없었고, 제이크의 집에는 돌아가신 할머니 따위도 없었어.
모든 캐릭터와 상황은 100% 허구였어.
나는 그에게 잘했다고, 계속 글을 쓰라고 했어.
그래도, 이 상황은 뭔가 잘못된것 같았어, 마치 내가 무언가를 빠뜨린것 같이 말야.
학교에서 말도 하지 않는 두명의 학생이 나를 완전히 속이는게 가능한가? 아니면, 비밀 연애를 하기 때문에 복도와 교실에서는 모른 척 했던 것일까?
둘은 15살의 아이들이기에, 아마 그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난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어.
난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쳤고, 밤에는 그 소설에 완전히 집착해 있었어.
스포츠, 뉴스 따위들은 모두 뒤로 미뤄진 채, 실제 세상과 나는 멀어지고 있었지.
난 가능성이 있는 성씨 들을 몇개 뽑아 (고맙게도 학생 기록들이 있었지 뭐야)
이 주변에 있는 노인 시설에 전화를 걸었어.
난 우리 엄마의 오래된 친구 로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고 접수처에서는 파일을 살펴 보았지만 아무 것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어.
내가 가지고 있던 성씨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난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고, 지역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
89.1에 관련된 어떠한 전설이나 괴담도 찾을수 없었고, 계속 포기하고 싶을때마다 나는 케이티의 소설 복사본을 꺼냈어.
그녀는 제이크의 할머니를 방문했어.
이건 정말 진짜 같잖아.
나는 이게 가짜가 아니란걸 알고 있단 말이야.
마지막 수단으로, 나는 침실에서 문을 약간 연 채 눈을 감고 89.1 을 들으며 많은 시간을 보냈어.
잡음 속에서, 나는 장기소리와, 멀리서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그리고 쇠사슬 소리를 들으려 귀를 기울였어.
가끔씩 저 멀리서 들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난 더 집중해야 했어.
그리고 그때, 난 옷장속에 있는 존재가 막 튀어 나올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나를 끌고 들어가는 검은 안개.
나는 이 이야기가 진실이길 바랬기에, 나를 데려가 주길 바랬어.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어느 날, 나는 제이크와 케이티가 제이크의 사물함 앞에서 웃고 있는 걸 보았고,
내가 둘을 지나갈때 케이트는 나에게 윙크했어.
결정타였어.
나는 결국 내가 가지고 있던 허왕된 생각에 굴복해 버렸지.
다 끝났어.
나는 89.1에 관한 모든 조사를 포기했고 내 동료와 술을 한탕 또 마셨지.
그리고 난 그에게 내가 하고 있던 모든 일을 다 털어놓았고 그는 내가 하던 일이 매우 어처구니 없고 위험하다고 말했어.
“넌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
그가 말했다.
“내가 몰랐다면, 마치 너가 새로 소설 하나를 쓰는 줄 알았을거야. 그냥 잊어버려.”
나는 뒷 주머니에서 복사본을 꺼냈고 바에 내리쳤어.
동료는 맥주로 얼룩진 제이크의 소설을 들어올렸고, 그는 처음으로 그 이야기를 읽어내려갔어.
그의 눈은 종이를 훑어내려가다 갑자기 멈춰섰어.
“잠깐,”
그가 말했다.
“너 나한테 에비에 대해 한번도 말해주지 않았잖아.”
나는 어깨를 으쓱했어.
에비는 케이트야. 난 그에게 말했어.
결국 다 게임의 일부분이였지.
“혹시...”
그는 혼자 큰 소리로 생각했어.
“흠....”
그는 나에게 한 이야기를 해줬어.
1년전, 내가 이 마을로 이사오기 약 10달전에, 8학년에 재학중이던 에비라는 아이가 실종되었다고 해.
마치 공기중으로 사라진 것 처럼, 그녀는 한 순간에 방에서 사라져 버렸어.
사람들은 그녀가 가출했다고 추측했지만,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어.
가족이나 이웃중에도 의심스러운 사람도 없었고.
에비는 그렇게, 가버리고 말았어.
난 케이트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읽었고, 내 심장은 쿵 하고 내려앉았어.
그 동안 나는 그녀가 할머니를 방문했다고 추측하고 있었지만, 아마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
아마 옷장속에서 흘러 나오던 비명소리와 도와 달라던 소리는 에비의 것 일지도 몰라.
케이트는 한번도 누굴 방문했고, 어디에 있었는지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어.
나는 그 아방가르드 소설을 또 다시 읽었어. 혹시나 모르니 단어 하나하나를 새기면서.
그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지.
나는 학교 관리자와 면담을 했고 그들은 관계 당국과 연락했어.
그리고 경찰은 제이크, 케이트와 대화를 나누었고.
에비가 제이크 건너편에 살았어도 아무 상관 없어요.
우리가 종이에 이야기를 썼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것들은 모두 소설이에요, 아이들이 말했어.
그저 이야기들.
완전한 허구.
제이크는 노인 병원에 입원한 조부모도 없었어.
둘은 누군가를 무섭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했어.
결국 그들의 소설은 모호한 엔딩을 가진 할로윈 이야기 였어.
제이크는 결국 눈물까지 흘리며 실종된 아이의 이름을 쓴것에 대해 사과했어.
그리고 나는 두명의 순수한 아이들을 혼란속으로 끌고 들어온 괴물이 되어있었지.
교직원들은 나를 배척했고, 마을은 나를 괴롭혔어.
끝이였어.
나는 곧 교직을 떠났어.
내가 짐을 들고 학교를 나올때, 케이트는 1층 창문에서 날 보며 비웃고 있었고,
난 그후로 그녀를 보지 못했어.
몇개 들고 나오진 않았지만, 이야기들의 복사본은 빼놓지 않고 가지고 나왔어.
난 때때로 그것들을 꺼내서 과거를 생각하곤 해.
그리고 가끔, 늦은 밤에 나는 미치도록 그 작은 위스콘신 마을로 되돌아가고 싶은 욕구에 시달려.
아마 할머니 로지는 제이크가 자신의 숙모를 나타낸 인물일수도 있고, 가족의 친한 노인일수도 있을거야.
아마 내가 그 실종된 아이와 89.1에 대해 빠뜨린게 있을지도 모르고.
아마 나는 그 주술을 몇번 더 해볼지도 몰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거든.
혹은, 다 거짓말 투성이일지도 모르고.
10년전의 일이였어.
아마 나는 그 이야기들이 아주 조금의 진실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유일한 사람일거고.
나는 또 시간을 버리겠지.
하지만 난 아직도 진실을 밝혀낼 작은 기회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룰수가 없어.
그리고 종종 에비와 할머니에게 일어났던 일 보다 그 주술에 대해 더 생각해보곤해.
그 주술이 진짜라면, 왜 그 아이들은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써내려 갔을까?
난 마땅한 대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
영영 없을거고.
그저 그들이,
나처럼,
단지 좋은 글들을 즐긴다고 생각 할 뿐이야.
첫댓글 잘읽었어 ㅠㅠ 아존나 도라이새끼 집착 쩔어;;ㅠㅠ
오...... 뭐야 무서워.... 뭐야....
저 사람 왜이렇게집착해 뭐에홀렸나 애비는 왜 소설과똑같이사라진거지 뭐여 근데 글은되겨좋다
의심을 해도 밝혀낼 방법이 없잖아ㅠㅠ 글 엄청 잘썼다
머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