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은 학계에서도 이제 막 주목하기 시작한 이론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지면 좋을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의 모든 존재가 함께 어우러져 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신유물론은 사소하고 사소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길을 제시합니다.
유물론자들은 만물의 궁극적인 실재를 '물질'로 생각했습니다. 정신은 물질의 부수적인 것으로 여겼지요. 정신적이고 관념적인 모든 것도 물질로 환원해 설명했던 것입니다. 이를테면 사랑이란 감정도 우리 몸의 일부인 두뇌에서 분비된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작용 결과라고 보는 식이지요.
인식론은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게 되고, 어디까지 알 수 있는지 등을 탐구합니다. 의식을 가진 존재를 '주체'로, 의식을 가지지 않은 존재를 '대상'으로 여기고, 주체가 대상을 '파악'한다고 보는 이론입니다.
신유물론은, 존재는 단 하나의 실체가 아니라 다차적으로 연결된 집합체로 봅니다. 인간은 인간 존재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과의 관계 맺음을 통해 형성되는 집합체라는 것입니다. 비인간 존재들 간의 여러 관계 맺음의 영향도 받으면서 말입니다. 결국 신유물론이 말하려는 것은, 모든 존재에게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힘은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합니다
신유물론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간 중심주의를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인간 중심주의는 인간만이 주체이고 인간 이외의 나머지는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객체라고 주장하는 입장입니다.
신유물론자들이 무엇을 주장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첫째, 세계를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거부합니다. 둘째, 실체 개념을 거부합니다. 실체란 변하지 않으며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개체를 의미합니다. 세째, 물질은 실체가 아닌'얽힘'의 관계로 생성된다고 봅니다.
신유물론은 인간과 비인간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인간이 세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 알려주었지요. 미래는 오늘의 우리가 열어갑니다. 이제 타자에게 귀 기울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산다면 내일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신유물론이 기대하는 삶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