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재판장님!!
피의자 김도현씨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고자 합니다.
김도현씨는 지난 5월 28일 장애인이동권연대의 광화문역 선로점거 시위와 관련하여 8월 20일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김도현씨가 광화문역 선로점거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인 박소엽씨의 추락사망사고 때부터 출발합니다. 오이도역 이후에도, 지하철역에서 장애인들의 죽음과 사고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2002년에는 발산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떨어져 죽었으며, 2003년 5월 14일에는 송내역에서 장영섭씨(시각장애 1급, 58세)가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장애인이 떨어져 죽고 다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오직 장애인의 잘못으로만 치부되었습니다. 또한 장애인의 70.5%가 한달에 다섯 번도 외출하지 못하는 현실이 장애인이 철저히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 원인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증장애인인 이광섭씨(지체장애 1급)가 김도현씨에게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였으며, 김도현씨는 이광섭씨를 도와서 광화문역 선로에 내려주었을 뿐입니다. 또한 김도현씨는 인권공부를 하기 위하여 현재 인권운동사랑방 객원연구원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광화문 선로점거에 어떠한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장애인권에 관심이 많았으며 이에 대한 실천으로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교사생활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관계로 인하여 이광섭씨의 도움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도와주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장애인의 이동권문제는 가장 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회복하는 것이며, 어떠한 개인의 이기적인 문제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희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희망을 만들기 위해 장애인을 도와준 김도현씨가 지금 실정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있습니다.
김도현씨는 늦은 나이에도 단국대학교 특수교육학과를 다니면서 장애인의 교육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원하는 조그마한 소망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어느 누구보다더 노력해왔던 사람입니다.
재판장님, 그 동안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그러한 과정에서 장애인을 도와주었다는 명목으로 부당하게 잡혀 매여 있는 김도현씨가 너무도 안쓰럽습니다. 부디 자유스런 몸으로 장애인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재판장님의 선처가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