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독교단 미나미오사카교회는 1926년에 설립되었지만 2년 후인 1928년에 현재 부지에 예배당이 무라노에 의해서 건축되었다. 그 3년 후에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미나미오사카 유치원도 세워졌다. 유치원은 전시체제하의 수년간을 제외하면 현재까지도 지역의 유아교육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교회 공동체도 설립 후 6년 만에 100명 이상의 신앙인을 길러내는 등 역동적으로 지역에서 자리매김해갔다.
이 교회에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이 깊이 배인 십자가 첨탑이 홀로 솟아 있고 그 뒤로 유치원과 예배당이 따로 세워져있다. 홀로 남은 십자가 첨탑은 1928년에 건축가 무라노가 “나의 장남”이라고 불렀을 만큼 애착을 가지고 있던 미나미오사카교회 최초 예배당의 일부분이다. 1891년 규슈 사가현에서 태어난 무라노 도고는 1918년에 와세다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오사카의 와타나베 세츠 건축사무소에 입사한 이래 대부분의 활동 근거를 오사카로 삼았다. 그 때 무라노가 심혈을 기울여 세워 올린 작품이 바로 미나미로사카 교회 구 예배당이었던 것이다.
홀로 남아 역사를 증언하는 옛 교회당의 첨탑에는 동그라미와 십자가가 연속적으로 배치되어 기하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은 이 문양기법은 프랑스 건축가 오귀스티 빼레가 세운 노틀담 듀랑시의 ‘르랑시의 교회’를 일본에 적용한 것이다. 도쿄에도 빼레를 존경하고 흠모했던 건축가 레이몬드가 도쿄여자대학 채플의 외부 벽면을 이러한 문양으로 장식하였다. 이 교회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오사카 시영 지하철 미도스지선을 타고 쇼와마치역에 내리거나 타니쵸선을 탄뒤 후미노사토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찾아갈수 있다. 미나미오사카교회에는 무라노 도고의 처녀작인 십자가 첨탑과 최고 만년의 황혼작인 새 예배당이 함께 공존하는 신비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 백부장이 그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이르되 이 사람은 정녕 의의이었도다. (누가복음23: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