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변경 고심하고 법적 분쟁 대비…"상표등록 추진 등 보호책 강구"
병·의원 등의 개원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의료기관들이 간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전문병원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유사상호에 따른 부작용으로 병원 명칭을 바꾸려는 시도도 생겨나고 있다.
21세기병원에 따르면 내년 7월 말까지 전 국민 대상으로 “새로운 이름을 지어달라”며 공모를 진행 중이다.
21세기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척추전문병원으로 1999년 21세기신경외과의원으로 시작해 오늘날까지 14년간 이름을 고수해왔지만 현재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유사상호 문제는 이에 대한 논의를 더욱 앞당겼다는 전언이다.
실제 병원에서는 “최근 수도권 및 지방에서 21세기병원 상호를 사용한 척추병원들이 많이 생겨나 수술·시술 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본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강북 묵동, 부천, 원주에만 분원을 두고 있으니 유사상호에 착오가 없길 바란다”는 알림까지 게재한 상태다.
이에 따라 21세기병원은 1년간 새로운 이름 공모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으로 홈페이지, 지하철 등을 통해 공모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유사상호 문제가 많은 상황”이라며 “상호 등록도 안 돼 병원 명칭 변경을 검토하던 중 공모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내·외적으로 적절한 대체 이름이 없다면 병원명 변경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원가에서는 병원 명칭이 브랜드 가치를 대변하고 환자들에게 차별점으로 각인되고 있어 혼란을 줄 수 있는 유사상호 등 병원명을 놓고 분쟁이 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병원 명칭 소유권을 놓고 다투는가 하면 유사상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거는 등 원조 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병원명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아예 개원과 동시에 상표등록부터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2월부터 진료를 시작한 '달려라병원'은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상표 및 디자인에 대한 상표등록 출원을 획득했다.
병원에 따르면 명칭에는 ‘달리는 것은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만이 갖는 최고의 특권이기에 척추관절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이를 되찾아주고 달릴 수 있도록 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3명의 공동원장 간 논의 끝에 탄생한 이 병원 명칭과 디자인은 상표등록부터 추진됐다.
이성우 원장은 “상표등록 출원을 통해 척추관절 질환을 겪는 환자들의 더 건강한 발걸음의 시작점에서 항상 함께하는 달려라병원의 명칭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병원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