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따뜻한 봄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오전에 여유가 있기에
그동안 꼭 해 보고 싶었던 무심천 산책을 나섰습니다.
벌써 꽃망울 터트린 벗꽃들이 있다기에....
사천동 살때에 산책길을 나섰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저녁나절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아
마치 본정길에 들어선 것처럼 인파를 피해야 했던 것 같은데
오늘 오전 산책은 아주 여유로웠습니다.
시간도 그렇고 공간도 그렇고...
성질 급한 나무들은 벌써 만개하여 한껏 자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본 꽃 몽우리들은
마치 바스락 바스락 조바심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환청의 착각이 들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물가쪽으로 거슬러 올라왔는데
물버들가지 하나 꺾어 집에 들어와
어릴적 추억을 회상하며 버들피리, 일명 호디기를 만들었습니다.
긴 것, 짧은 것.
길이에 따라 달리나는 소리가 재미있어서
한참이나 삑삑, 붕붕, 빽빽 하는소리로 사제관이 시끄러워지요.
저녁 반미사에 가서 꼬맹이들과
반원들에게 선보이고 나누어주었답니다.
노랗게 피어 줄지어 서있는 개나리
그 위에 조바심 난 벗꽃 봉우리들....
아름다운 봄을 한껏 느껴본 하루였습니다.
행복한 하루였음에 감사하며......
첫댓글 봄의 소리를 맘껏 듣고 오셨군요. 호디기...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단어입니다. 마치 어린아이 처럼 즐거워 하시는 신부님의 모습에서 덩달아 큰 행복을 얻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저도 오늘은 마침 시간이 있는터라 무심천에 가서 봄의 기운을 담아 올까 합니다. ^^*
어린이는 호기심으로 어른들은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길이에 따라 높낮이도 달라져 짧은 것은 소프라노 긴것은 베이스음이 맑고 청아했습니다. 소중한 선물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교우들이 동심으로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척 오랜만의 소중한 추억이 새록새록 여울지네요. 찢어질까 봐 가슴 졸이며 만들던 호디기. 그것 하나면 하루 해가 다 갔지요. 온 동네에 호디기 소리하나로 ㅎㅎㅎㅎ
지금 전 미니 라일락을 심으려다 잠시 쉬는 중입니다. 호디기란 말 참 오랫만에 들어보네요. 그 땐 참 놀거리도 많았는데 요즘은 애나 어른이나 놀줄을 몰라서 다들 바쁜 세상... 마냥 어린아이같은 우리 신부님 신나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나도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느른하던 몸과 마음이 "호디기"란 단어에 무언가 잃었던 것을 다시 찾는 아련함이 떠오릅니다. 비록 호디기는 못 만들어 보았지만 이맘때쯤 개울가에 풍경이, 잊고살았던 고향의 추억이... 가끔씩 정화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만들어 주시는 신부님 감사합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