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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용진면, 고산면, 소양면 경계를 이루는 서방산(西方山·611.7m)은 전주 시민들의 근교산행 코스로 인기가 있는 산으로, 멀리 금남정맥 상의 운장산(1,126m)에서부터 이어져온 능선 끝머리에 해당되는 산이다.
운장산에서 남서쪽 만덕산(782m)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 상의 황조치(黃鳥峙) 못미처 675.4m봉에서 북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 상에 원등산(713m)이 자리하고 있다. 원등산에서 계속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산릉은 귀뜰봉(595m)~위봉산성 서문(西門)에 이른 다음, 되실봉(605m)~서리봉(705m)으로 이어진다. 서리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도치를 지난 산줄기는 515m봉에서 남과 북으로 나뉘어지는데, 남쪽으로 향하는 능선이 약 1.5km 거리에다 들어올린 산이 서방산이다.
서방산에서 능선은 또 두 갈래로 갈라진다. 북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고산천에다 여맥을 가라앉히고, 계속 남으로 가는 능선은 종남산(608.4m)을 빚은 다음, 여맥들을 소양천으로 담근다.
서방산은 불가에서 아미타불이 계시는 극락세계라는 뜻인 서방정토(西方淨土)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서방산 서쪽 고을 삼례(參禮)는 임진왜란 때 왜장 가등청정이 이 산을 바라보고 세 번이나 예(禮)를 갖추고 절을 했다하여 생긴 지명이라 전해진다.
서방산은 전주시내 북쪽 17번 국도로 약 10km 거리인 용진면 소재지에서 동쪽으로 약 3.3km 더 들어간 곳인 간중리 두억 마을 삼거리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두억(斗億) 마을 삼거리 버스정류소에서 북쪽 도로를 따라 약 80m 가면 ‘봉서사 5.8km’ 안내비석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봉서사 방면 길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하늘금을 이루는 서방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방산을 마주보며 약 20분 들어서면 저수지 둑 오른쪽에 닿는다. 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6~7분 가면 오른쪽 숲속에 자리한 밀양박씨세천비(密陽朴氏 世阡碑)를 지나간다. 세천비에서 4~5분 더 들어서면 저수지 끝머리에 자리한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계곡 안으로 약 10분 더 들어서면 왼쪽으로 있는 봉서재(鳳棲齋) 입구에 닿는다. 봉서재는 밀양박씨 귀종공파의 재실이다. 봉서재를 지나면 곧이어 봉서농원(식당)을 지나 유격훈련장을 통과한다.
유격훈련장을 지나면서 길은 가팔라진다. 10분 올라가면 합수점 왼쪽 아래 5m 와폭 상단부에 닿는다. 와폭 상단부에서 4~5분 더 오르면 진감국사 유적비(眞鑑國師 遺蹟碑)에 닿는다. 유적비에서 5~6분 더 오르면 봉서사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왼쪽(서쪽) 가파른 길로 약 50m 올라가면 진묵대사 부도에 닿는다. 부도 앞에서 동쪽 계곡 건너로 봉서사 경내가 제법 큰 규모로 보인다. 진묵대사 부도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4~5분 가면 봉서사 대웅전 직전의 요사채에 닿는다.
요사채 전 왼쪽 가파른 지능선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지능선길로 10분 올라가면 산죽군락 사이로 들어간다. 산죽군락은 약 10분 가까이 이어진다. 산죽군락을 벗어나면 산죽과 소나무, 참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속으로 올라간다.
오를수록 소나무는 자취를 감추고, 산죽과 참나무들이 숲을 이루는 지능선길로 약 15분 더 오르면 서방산 남릉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왼쪽 오르막길로 14분가량 오르면 서방산 정상이다. 50여 평 공터를 이룬 정상에는 삼각점(전주 22)과 전주 산사랑회가 세운 정상안내판이 있다.
정상에서 사방으로 휘둘러보는 조망은 전혀 막힘이 없다. 서쪽 아래로는 만경강과 고산천, 익산 방면 삼례 들판이 시원하게 터진다. 들판지대 오른쪽으로는 미륵산도 보인다. 북으로는 양화저수지와 고산천이 지나는 고산분지가 내려다보인다. 고산분지 오른쪽으로는 안수산, 동성산, 운암산 너머로 대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으로는 운장산과 연석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동으로는 원등산, 대부산이 멀리 임실 성수산과 함께 조망된다. 성수산 오른쪽으로는 종남산 뒤로 만덕산과 묵방산이 보인다. 남으로는 고덕산과 경각산이 조망된다. 경각산 오른쪽인 남서로는 전주시내가 멀리 모악산과 함께 조망된다.
하산은 서릉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서릉으로 15분 내려서면 사거리에 닿는다. 사거리에서 왼쪽 길은 봉서사, 오른쪽 길은 운곡리 지동 마을 방면이다. 사거리에서 직진해 10분 거리인 밀산박씨(密山朴氏) 묘를 지나 20분 더 내려서면 봉서재에 닿는다. 봉서재에서 삼거리로 나와 도로를 따라 40분쯤 나오면 두억 마을 삼거리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정상에서 북동릉으로 1.6km 거리인 오도치에 이른 다음, 북쪽 고산이나 남쪽 송광사 계곡으로 내려가도 된다. 또는 남동릉으로 2.1km 거리인 종남산을 경유해 송광사로 하산하는 코스도 인기 있다.
두억 삼거리 버스정류소를 출발, 봉서재~봉서사~지능선~남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서릉~밀산박씨묘~봉서재를 경유해 두억 마을 삼거리 버스정류소로 나오는 산행거리는 약 9.5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전주대학교 기점, 이동교~안행교~서부시장~완산동~도청~팔달로~모래내~안골~명주골 네거리~호성주공~자동차등록사업소~용진~상운리~도계~원간중~두억리~신봉리(종점) 간을 1일 30회(06:28~21:38) 운행하는 54번 시내버스 이용, 두억 삼거리에서 하차. 요금 1,070원. 모래내 기준 25분 소요.
교도소 기점, 평화주공~팔달로~모래내~명주골 네거리~용진~상운리~도계~원간중~두억리~오천(종점) 간을 1일 30회(07:03~22:15) 운행하는 54-1번 시내버스 이용, 두억 삼거리에서 하차.
전주시내에서 봉서사 앞 주차장까지 택시 요금 15,000원 안팎. 25분 소요.
전주시내에서 자가용 이용 시에는 고산으로 나가는 17번 국도를 이용해 완주군 용진면 경계인 소양교(일명 초포다리)를 건너간다. 소양교 건너 용진면사무소 앞을 지나면서 오른쪽(동쪽) 들판 위로 보이는 산이 서방산이다. 용진면사무소를 지나 계속 17번 국도로 3분 거리인 아줌마보리밥집(길 왼쪽) 앞 녹동 삼거리에서 오른쪽 도로로 들어가면 정면으로 서방산이 보인다.
서방산을 마주보며 6~7분 들어서면 두억 삼거리다. 여기서 왼쪽 도로로 들어가 약 80m 거리에 이르면 서봉사 안내석이 나온다. 이 안내석 앞에서 오른쪽 좁은 도로로 들어가 저수지 둑길을 지나 약 2km 들어가면 저수지 상단부 첫번째 주차장에 닿는다. 승용차는 이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식사
간중저수지 아래에 있는 봉서계곡산장(063-243-0733), 늘푸른집(063-243-4140)에서 오리주물럭구이(20,000원), 오리생구이(15,000원), 송어회·송어탕(각 20,000원), 삼겹살·목살· 소·돼지불고기·닭갈비(각 10,000원 안팎) 등을 판다. 늘푸른집에서는 지하 200m 암반수로 음식을 만든다.
봉서재 입구에 있는 봉서농원(244-1131)에서는 오리고기 숯불구이(1마리 20,000원)가 전문이다. 식당마다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봉서사
봉서사(鳳棲寺)는 신라 성덕왕 26년 해철선사(海澈禪師)가 창건하고, 고려 말 나옹대사가 중창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조선조 때에는 기행으로 유명했던 진묵대사(震默大師·1562-1633)가 거주하던 호남의 명찰이다.
개천가에서 물고기를 가마솥에 끓이고 있던 사람들이 “스님 이 물고기를 잡수어보시지요”라고 장난기 섞어 권유하자 두 손으로 가마솥을 번쩍 들어 펄펄 끓는 물고기를 마셔버린 뒤, 상류로 올라가 변을 보았더니 물고기들이 다시 살아나 계류로 돌아갔다는 진묵대사의 어혼환생(魚魂還生)이라는 이적에 관한 기록도 전해진다.
본래 봉서사는 주위에 서전암, 상운암 등 암자 두 곳을 거느리는 등 건물이 17동이나 있었던 규모가 큰 절이었다. 그러나 6.25 때 피아간의 전투로 인해 봉서사와 두 암자가 모두 불타 지금의 건물들은 45년 전부터 하나씩 새로 지은 건물들이다. 대웅전 오른쪽으로 칠성각, 관음전, 범종각, 진묵전 등이 자리하고 있다.
봉서사 대웅전 남서쪽 계류 건너편에 자리한 진묵대사부도(전북 유형문화재 제108호)는 35년 전부터 1년에 5mm씩 커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글·사진 박영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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