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가 반도체 인재에 사활, 우리는 교수 이기주의가 미래 발목 잡아
조선일보
입력 2021.05.14 03:26 | 수정 2021.05.14 03:26
김기남(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칠희 네패스 회장,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이사가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 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각각 발표를 마친 후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13일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기업들과 함께 국내에 세계 최대·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내용의 반도체 강국 실현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이 한창이다. 그 핵심은 인재 양성이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앞장서 강력한 지원책을 밀어붙이고 있고 몇 년 전부터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5년 내 반도체 전사 5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대만이 TSMC 같은 기업을 배출한 것은 대만 최고의 인재들이 반도체 학과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그동안 산업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석·박사 인력은 30% 이상 모자란다고 끊임없이 대책을 호소해 왔다. 이러고도 세계와 경쟁을 해온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지 못하는 것은 대학 정원 제한 등 겹겹 규제와 학과 이기주의로 정원을 손대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특정 학과 정원을 늘리려면 다른 과 정원을 줄여야 하는데 교수 등 구성원들이 격렬하게 저항한다.
이날 정부는 10년간 반도체 인력을 3만6000명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핵심인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은 150명 늘린다고 한다. 정말 이것을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인가. 반도체만이 아니다. 서울대는 지난 15년간 인공지능(AI) 등을 다루는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55명으로 동결했다. 다른 학과에서 한 명도 정원을 뺏기지 않겠다고 저항했기 때문이다. 올해 입시에서 겨우 15명 늘렸다. 반도체를 다루는 전기정보공학부도 상황이 비슷해 올해 겨우 정원을 5명 늘리는 데 그쳤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인원은 2008년 141명에서 2020년 745명으로 10여년 동안 5배로 급증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과 경제, 인간 생활 전체가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조직과 학과도 이에 맞게 기민하게 변화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생존이 걸린 문제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기득권을 가진 교수들의 저항 때문에 변화를 선도하기는커녕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학은 교수 월급 주려고 있는 곳이 아니다. 관련 법을 개정해 대학 정원 제한 제도를 바꾸고 대학 내에서 정원 전환의 장애도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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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2021.05.14 16:17:43
예전에 예비고사전국수석하고 서울대 물리학과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고체물리학박사받은 오세정선생도 결국에는 서울대총장과 국회의원이 제일 큰 이력인데 뭐.... 요즘 공대졸업해도 결국에는 의전원에 진학하는 애들이 많아.... 미국도 반도체 업계는 인도계와 중국계. 교수 학생들이 움직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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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2021.05.14 15:48:28
재인이 좋아하는 속도감있는 속도전으로,,, 너그들 특기 있잖아 밀어 붙이는 거 ㅋㅋ 빨랑해야 되것제. 공수처 맹글듯이 한번 맹글어 봐라. 대학교수들 밀어붙이면 다 나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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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상
2021.05.14 15:39:00
한전공대 vs. 반도체 & AI 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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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2021.05.14 15:28:20
교육부는 하향평준화, 수요공급 미스매칭하지 말고, 컴공, 바이오, 반도체, 전장 관련 학과를 늘려라. 철학, 미학, 사회, 가정, 어학 교육 학과 들은 좀 줄이고.나오자 마자 서울대도 실업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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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욱
2021.05.14 13:56:46
공수처법은 잘도 만들어서 통과도 기가 막히게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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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관
2021.05.14 13:43:08
교육부가 없어야 교육이 제대로 되겠네.... 기생충들 밥벌이 시키느라 교육부를 두는 멍청한 짓을 하는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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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혁
2021.05.14 12:42:36
창조적 파괴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야 한다. 그들은 철저히 파괴되어야 한다. 그래야 늦었지만 가치창출을 기반으로하는 새로운 발전이 있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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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철
2021.05.14 12:33:47
아울러 정권에 빌붙어 학자의 양식을 내 팽개치고 국가발전에 발목을 잡는데 일조하는 교수들도 모두 제거하여야 한다. 4대강 평가한 놈들, 탈원전정책에 일조한 놈들 모두 사이비 교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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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2021.05.14 12:28:47
조국 아직도 해먹는 철밥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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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
2021.05.14 12:27:53
퇴임전에 노인 일자리는 더 안늘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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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2021.05.14 11:56:09
어중이 떠중이도 한번 대학교수면 평생 교수짓하나? 4년에 한번식 자격시험을 쳐라! 반도체를 대장간에서 농기계 만드는 인식을 버리고 머리를 좀 굴리는 놈들을 키워라. 아이 OO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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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노식
2021.05.14 11:46:16
참 거지 같은 시스템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