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5년 전에 회계사 시험 합격하고 현재 공인회계사로 활동 중인 사람입니다. 제가 그전에 다른 분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좀 편집해서 올려드립니다.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군요.
님께서 이과를 선호하신다고 하시는데 비록 회계사가 숫자를 많이 다루는 직업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과보다는 문과 쪽에 가까운 직업입니다. 아무래도 숫자를 많이 다루는 직업이므로 수학 실력이 좀 필요하긴 하지만 아주 복잡한 수학, 즉 미분이나 적분 등은 필요없고 오히려 통계적인 부분, 즉 평균이니 분산이니 하는 부분이 좀 필요하죠. (대학교에서 통계학과는 문과 계열이죠.) 그리고 수학 실력보다는 오히려 표현, 작문, 발표 등을 많이 하여야 하므로 국어 내지 문학 등 문장력과 관련있는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영학 등 사회과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사실 대학교에서 회계학과도 문과 계열입니다.
님이 회계사가 되시려고 한다면 이과보다는 문과로 가셔야 하는 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은 회계법인에서 회계사 시험 합격자의 채용 시 상경계열 출신을 선호합니다. 즉, 경영학과, 경제학과, 통계학과 등 상대 출신들이 많이 유리하죠. 이들 과는 문과이므로 문과 쪽으로 진학하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사실 이과 출신들, 즉 이과대나 공과대 출신들은 회계사 공부가 좀 어렵기도 하거니와 회계법인에서 안 좋아합니다. 따라서 회계사가 목표이시면 문과로 가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특히 내년부터 바뀌는 시험제도에 따라 상경계열 진학이 거의 필수입니다. 이과를 가셔서 회계사가 되시려고 한다면 문과 출신보다 많은 어려움과 장애에 부딪히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래는 회계사에 관하여 제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님께서 참고하실 만하다고 생각되어 올립니다.
1. 회계사가 되는 길
회계사의 공식 명칭은 "공인회계사"입니다. 그리고 각 국 별로 공인회계사 시험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주로 한국공인회계사 (KICPA) 또는 미국공인회계사 (AICPA)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한국공인회계사와 미국공인회계사는 우리나라에서 회계사로서 활동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한국공인회계사가 회계사의 고유 업무인 회계감사를 수행하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공인회계사는 회계감사에 참여는 할 수 있으나 자신의 이름으로 회계감사를 수행하고 감사보고서를 발행할 수 없습니다. 즉, 미국공인회계사는 우리나라에서 회계사로서 활동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때문에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 만으로는 우리나라에서 회계사의 역할을 완전하게 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으며 또한 자기 이름으로 회계사무실을 낼 수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공인회계사라고 하면 한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며 이하 설명도 한국공인회계사를 기준으로 드리겠습니다.
회계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재경부에서 주최하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합격하여야 합니다. 시험은 객관식 문제로 출제되는 1차 시험 (6 과목)과 주관식 문제로 출제되는 2차 시험 (5 과목)이 있습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 모두 1년에 한번씩 시행되며 1차 시험을 합격하면 2차 시험을 2회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즉 한 해에 1차 시험을 합격하면 그 해의 2차 시험과 그 다음해의 2차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2007년부터는 공인회계사 시험 제도가 약간 바뀌게 되는데 현재까지는 시험을 볼 수 있는 사람에 제한이 없으나, 2007년부터는 대학교 등에서 공인회계사 업무와 상관있는 과목들을 수강하고 일정 학점 이상을 취득하여야만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 자격 자체가 주어지게 됩니다.
시험의 난이도는 매우 높은 편이어서 보통 상당히 오랜 수험기간을 갖습니다. 평균적으로 3년 정도 공부해야 1, 2차 시험 모두 합격하며, 물론 이보다 더 짧게, 아니면 이보다 더 길게 공부하여 합격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거의 고시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를 준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 시험의 경우 한국공인회계사 시험보다는 그 난이도가 낮고 시험 범위가 작아서 수험기간이 훨씬 짧습니다.)
그러나 시험을 합격하였다고 하여 바로 공인회계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식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한국공인회계사회라고 불리우는 공인회계사 단체에 등록을 하여야 하는데, 이 등록의 요건이 좀 까다롭습니다. 즉, 공인회계사 시험을 합격하고 난 후에 일정 기간 (과거에 2 내지 3년이었으나 최근에 단축되었습니다.)의 수습과정을 거쳐야 하며 또한 본 수습과정 중에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제공하는 교육연수과정을 이수하여야 합니다. 수습과정은 요구되는 기간동안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인정하는 법인 또는 단체들에서 근무를 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주로 많은 시험합격자들이 수습과정을 하는 곳은 회계법인들이며 이외에도 일반 대기업, 정부기관, 금융기관 등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서 근무하면 수습과정을 마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보통 2년에서 3년 정도 걸리는 수습과정과 교육연수과정을 마치게 되면 비로소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등록을 하게 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됩니다.
2. 회계사가 하는 일
회계사가 하는 일 중 가장 대표적인 일은 회계감사입니다. 회계감사란 회사들이 최소 1년에 한번씩 만들어 발표하는 재무제표 (회사의 재무상태, 경영성과, 현금흐름 등을 나타내는 표로서 기업이 경영 및 영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해주며 은행 등에서 차입을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국가에 세금을 납부할 때도 기초자료로 쓰이며 또한 투자자들이 회사의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할 때도 의사결정의 근거가 되는 등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근간이 되는 표입니다.)가 솔직하게, 거짓없이, 그리고 오류가 없이 제대로 작성되었는지를 조사하고 검사하는 것으로서 회사의 재무제표가 회계감사를 거침으로써 투자자 등은 회사의 재무제표가 큰 문제 없이 만들어졌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회계감사는 법으로 반드시 하도록 되어 있으며 공인회계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회계사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회계사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고 많으며 현재도 점점 그 업무영역이 넓어져 가고 있습니다. 몇가지 예를 들면, 세금 계산 및 납부, 회사 또는 다른 자산의 가치 평가, 회사에 대한 실사, 부정의 적발, 회사 경영에 도움을 주는 일 등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됩니다.
3. 어느 대학이 좋은지
이론적으로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서 특별히 좋은 대학교는 없습니다. 사실 대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회계사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대학교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위에서 회계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습과정을 거쳐야 하며 주로 수습과정을 회계법인에서 한다고 설명 드렸습니다. 회계법인에 수습과정을 위하여 지원을 하는 경우, 오늘날 회계법인들은 어느 대학교를 나왔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회계법인에서 생각하는 좋은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경우 회계법인에서 수습과정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비단 회계법인 뿐만이 아니라 대기업, 정부기관, 금융기관 등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회계사로서 순탄한 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서울 내 대학교를 나오는 것이 좋다는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현실입니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또 변화될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대학교와 함께 또한 중요한 것이 전공 학과입니다. 최근에는 상경계열 학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회계학과, 세무학과, 무역학과 등)를 전공하는 것이 회계사가 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으며 회계법인 등에서도 학과를 무엇을 전공했는가를 기준으로 많이 선발합니다. 특히 2007년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특정 과목 학점 이수가 필수가 되는 시험제도 하에서는 상경 계열 학과 전공이 필수불가결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4. 회계사의 연봉
수습과정을 회계법인에서 시작한다면 소위 Big 4 회계법인 (삼일, 안진, 삼정, 한영)의 2005년 입사자 기준으로 초봉이 평균 약 3,200만원에서 3,300만원 정도 됩니다. 그 이후 연봉 인상은 타 기업에 비해서 많이 되는 편이며 파트너 (회계법인의 임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파트너 되는 데는 회계법인 입사 후 12년 넘게 걸리며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가 된 이후에는 연봉이 1억원에서 30억원 정도까지 올라갑니다.
회계법인에서 근무하지 않고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금융기관 등에서 근무할 경우에는 각 해당 기업 내지 기관에서 근무하는 다른 분들, 즉 공인회계사가 아닌 분들하고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는 자기 이름으로 회계사사무실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에 따라서 차이가 매우 크겠지만 어느 정도 번창하게 되면 상당히 높은 소득 (연 2 ~ 3억원)을 올리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