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과 저녁 사이. 낮에 배를 채워줬던 포만감이 꺼져 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출출함을 느낄 때쯤 생각나는 것은? 만두! ‘그래, 배가 많이 부르지도 않고 충분히 요기가 될 거야!’ 그럼 ‘딤섬 카페’로 가볼까?
지난 해 말 서울 강남 신사동에 문을 연 ‘후가(Hooga)’. 중식당이면서도 딤섬 전문점으로 이름난 이 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는 ‘딤섬 카페’. 늦은 오후쯤 중국식 만두라 할 수 있는 딤섬에 차 한잔을 곁들이는 코스다. 2가지 딤섬을 골라 2개씩 맛 보는데 저녁 식사 전 허기를 추스르는 데는 제격이다.
찾아온 손님 대부분이 꼭 한가지씩은 주문한다는 이 집 딤섬만 30여 가지. 홀 가운데 확 트인 주방에서 요리사들이 만두피를 빚고 속을 채운 뒤 찌거나 튀기고 굽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볼 수 있다.
보통 3개가 한 세트로 나오는 찐 딤섬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야채 찐만두. 우리네 만두처럼 동그스름한데 만두피가 진한 녹색을 띤다. 밀가루 반죽을 할 때 시금치를 갈아 우려낸 즙을 부어 만두피를 만들어서다. 유부 당면과 함께 청경채로 채워진 만두소는 만두피 색깔처럼 ‘녹색’ 내음이 물씬 난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딤섬들은 대부분 하얀 색. 그리고 속이 비쳐 보인다. 채소든 고기든 해물이든…. 쌀가루 반죽을 빚어 만든 만두피이기 때문이다. 속이 비칠 만큼 새하얗고 얇은 만두피로 만든 만두를 흔히 ‘수정 만두’라 부르는데 이들 딤섬도 일종의 수정 만두인 셈.
딤섬의 모양도 가지가지다. 새우처럼 생긴 것도 있고 둥그렇거나 세모, 네모, 원통, 심지어 김밥 모양도 보인다. 만두속은 비치거나 아님 밖으로 드러낸 것도 있다.
속 재료는 대부분 해물. 돼지고기나 소고기, 그리고 갖가지 채소의 조합으로 맛을 낸다. 공통된 점은 해물의 경우 한 점 입에 물을 때 마다 통새우가 터져 나오듯 씹힌다는 것. 물론 바다향이 난다.
새우와 부추를 버무린 새우부추 딤섬, 아스파라거스와 관자 속을 채워 옆구리(?)만 피를 말아 그 위에 샥스핀을 얹은 샥스핀 딤섬, 관자와 새우 오징어가 들어간 해산물 딤섬, 닭고기와 새우로 만든 치킨 쇼마이, 통새우가 톡 터지는 느낌의 하가우 딤섬 등….
딤섬이라고 찐 것이 전부는 아니다. 팬에 구운 딤섬만도 10여가지. 새우와 부추를 넣어 스팀 후 구워낸 수정만두와 야채나 해물을 따로, 혹은 함께 넣어 튀겨낸 야채 & 해물 춘권, 돼지고기와 야채를 넣은 돼지 군만두 등은 찐 것들과 달리 대부분 고소한 맛을 낸다.
오징어와 새우를 갈아 넣은 쫄깃한 오징어새우볼은 만두피가 없어 우리네 전과도 흡사한 형태. 특히 돼지고기에 라유(고추기름)을 섞은 라유찐빵의 매콤한 맛은 한국사람 입맛에 딱 맞다. 그리고 게살에 치즈와 레몬을 넣어 튀겨 낸 완탕이나 앙금 롤등은 디저트 전용 딤섬들.
중식 메뉴들 중에는 유독 매운 맛들이 많다. 매운 삼겹살찜, 매운 해산물 누룽지 볶음, 사천식 돼지고기 탕수육, 볶음밥과 딱 어울리는 매운 가지 볶음, 그리고 매운 자장면까지.
특히 매운 맛은 고춧가루가 아닌 고추 씨에서 내는 것이 색다르다. 매운 자장면 또한 자장에 매운 고추씨를 넣고 볶아 칼칼하면서도 뒷맛이 특히 맵다. 점심 인기 메뉴라고.
인테리어 또한 모던하고 감각적이어서 중식당이라기 보다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가깝다. 확트인 야외 테라스에서도 중식을 맛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메뉴
매운 자장면 5,000원, 딤섬은 3~5개짜리가 6,000원부터. 크기가 큰 소롱포는 개당 3,000원부터. 딤섬 카페는 6,000원부터, 6가지 코스 메뉴는 2만원부터. 일반 일품 요리는 2~3인용이 1만3,000원부터.
■ 찾아가는 길
서울 청담동 시네시티 뒷골목 커피빈 빌딩(스마트 익스체인지) 2층 (02)51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