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軍氣班長
한 집단의 기강(군기)이나 위계질서 따위를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특히 아랫사람)들에게 유난히 엄격한 사람을 군대 용어에 빗댄 말.
대한민국에서만 있는 용어는 아니고 어느 집단이건 질서유지를 중요시하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의 경우 존재한다. 영어로는 enforcer가 유사한 번역.
1.1. 군대에서
군대에서 다루는 무기와 행해지는 작업들이란게 긴장 안하면 앗차하는 순간에 사람 목숨 앗아가는 것들이 많다보니, 특히 포병이나 지뢰 제거반, 폭발물 처리반 같이 화약과 화기류를 다루는 부대의 경우 조금만 긴장이 풀려도 수십명이 죽을수 있기에 굉장히 엄격한 군기를 요구하며 보병대라도 사격 훈련, 수류탄 훈련은 굉장히 위험하기에 사격장과 수류탄 훈련장에서만큼은 엄격한 군기를 요구하기에 모든 군부대에서 최소 한두 명쯤은 필요한 일종의 '필요악(惡)'이다. 다만 그 역할로 인해 구성원들이 대하기 어려워하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고, 만일 군기반장의 역할을 남용하여 부당한 폭력으로 지나치게 '군기'를 잡을 경우 그것이 구타, 가혹행위 등 소위 '똥군기'로 불리는 부조리가 될 수 있다.
특전사의 특수전학교에서는 이 이름을 가진 정식 보직이 존재한다. 직책분류상 교관에 해당되며 상사 보직. 특전부사관들의 군인기본자세 및 제식을 중점적으로 지도할 뿐 구타나 체벌을 하는 사람들이 절대 아니다. 가끔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이나 대위 지휘참모과정에서 위탁교육을 받으러 온 위관급 장교들에게는 특전부사관과는 달리 정중하게 권고하는 형식으로 군인기본자세를 지도한다. 계급이 낮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할 수는 없고 권유하는 형식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특전부사관후보생들에게 훈육관같은 역할을 하는 보직이다. 그런데 이 군기반장이라는 보직이 참으로 골때리는 보직인데 햇병아리 짬 아래 하사, 중사 특전부사관들이 하도 장교 알기를 우습게 여겨서 그걸 못하게 막기 위해서 일선 여단에도 군기반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각 지역대에서 가장 짬이 높은 부사관이 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 중에서도 인간성을 보고 군기반장으로 임명한다. 군기반장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충성심이 강하고 성격이 선량한 사람 위주로 선발한다.
1.2. 사회에서
특히, 그것이 군대를 넘어서 학교나 직업으로 번질 경우 십중팔구 똥군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똥군기와 관련된 범죄가 터지거나 누군가 양심선언을 할 경우 이는 사회적 물의로 이어져 군기반장은 집단에서 제명 내지는 그에 준하는 최후를 맞기도 한다. 전 성우 박조호(舊 박지훈), 코미디언 김진철 등이 그 좋은 예.
완벽주의 성향이 있거나 다혈질인 사람은 군기반장이 될 확률이 높다.
2. 특성
군기반장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일을 잘 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조직의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을 유지하는 완벽주의 성향의 일 중독자.[1] 밑의 두 번째 부류와는 다르게 조직의 필수요소이다. 이들의 가치관은 일을 잘 하게 하는 것,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따라서 하급자의 업무에 대해 몹시 엄격하고 깐깐한 태도로 검사한다. 하지만 이들은 두 번째 부류처럼 사리사욕, 권위주의, 가학심 등의 사적인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군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업무 수행을 목적으로 군기를 잡는 것이므로, 업무에 방해되는 군기는 오히려 제거하려 한다. 그래서 하급자와 의사소통을 통해 적절한 지시를 내려주고 하급자의 의견이 옳으면 들어주므로 함께 일하기 편하다. 그리고 남에게 엄격한 것 이상으로 자기 자신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어서[2] 유능하고 책임감이 투철하며 가장 힘든 일을 도맡아 한다.
둘째, 권위적이고 난폭한 생각이 깔려 있는 다혈질이라서 안 해도 되는데 자발적으로 군기반장이 되는 사람들 군기반장으로서는 가장 저질이자 최악이지만 가장 흔한 부류다.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해서는 매우 위험한 부류로, 똥군기로 인한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대부분 이쪽이다. 이런 행동은 몇몇 그릇된 믿음에서 나온다.
아랫사람이 편하도록 내버려두면 게을러진다. 매일매일 갈구고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해야 질서가 잡힌다.
상급자가 편하고 하급자가 힘든 건 괜찮지만, 상급자가 힘든데 하급자가 편한 경우 즉시 혼쭐을 내야 한다.
상명하복, 윗사람은 명령하고 아랫사람은 복종한다.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감히 뭔가를 가르치려 하거나, 상급자의 명령에 감히 이의나 불만을 제기하거나, 상급자의 명령에 감히 정당성이나 근거를 찾으려하거나, 상급자의 명령과 상반되는 행동을 할 경우 즉시 혼쭐을 내야 한다.
강자에게는 아첨하고 복종해야 하지만, 약자의 개인적인 사정 따위는 봐줄 필요 없다. 약자의 사정을 하나하나 봐주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으므로 즉시 혼쭐을 내야 한다.
이게 무슨 개소리지? 직무능력보다 서열을 중시하므로 이런 부류의 군기반장들은 성과를 망쳐놓고 팀을 개인 소유물처럼 행사하게 된다.
각 잡힌 한국식 사회 조직을 처음 경험해보는 사람들은 이런 두번째 부류가 조직 내 행복도를 떨어뜨리고 업무능력을 망쳐놓으므로 '왜 안 잘리나' 싶지만, 이런 사람들은 높은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부류의 중간관리직이므로 안 잘리는 것이다. 아마 짬을 채우면 승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사람이 직접 소리지르려면 체면이 서지 않는데, 이런 중간관리직이 군기반장 노릇을 하며 활개치도록 내버려두면 상급자의 원래 의도인 "모두가 나를 두려워하며 절대복종하는 것"이 잘 지켜진다. 그러면 하급자들은 중간관리직만 욕하고, 정작 중간관리직을 그 자리에 앉혀놓는 상급자는 욕하지 않으므로 높은 사람 입장에서 매우 고맙다. 즉, 이런 중간관리직이 활개치고 있는 회사라면 임원들이 이런 조직문화를 장려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떤 중소기업에서는 일부러 예비역 중령을 외부영입해서 이사로 앉혀서 군기반장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그 중령이 "대표님은 선역만 맡으시면 되고,욕은 모두 제가 먹겠다"라고 했다나...[3]
셋째, 성격이 그다지 엄격하지도, 난폭하지도 않지만, 자신의 위치 상 마음에도 없는 군기반장 노릇을 해야 하는 부류.[4] 가령 자기는 하기 싫은데 상사가 군기반장 노릇을 강요한다든지,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욕설과 고함을 지르거나 다수결을 악용해 근무태만을 종용한다던지, ... 억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번째 부류처럼 도를 넘지는 않는다. 아랫사람들을 따뜻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 존경받을 때도 더러 있다.
개요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어떠한 부류이던간에 아랫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렵고 대하기 힘든 존재로 여겨지기 쉽다. 두려움 혹은 원망, 심하게는 경멸과 비난의 대상[5]이 되지만, 이순신처럼 집단 내에서 위아랫사람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꽤 있다.